극단 퍼스트일육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신정옥 역 김국희 연출의 끝이 좋으면 다 좋아

 

 

[글] 문화뉴스 박정기 (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
pjg5134@mhns.co.kr 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연출가.

[문화뉴스] 신정옥(申定玉) 교수는 1932년 함남 정평 출생으로 명지대 영문학과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명지대 명예교수로 있다. 그는 경북대를 거쳐 이화여대 대학원을 졸업한 뒤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신 교수는 수많은 번역 작품을 남기고 있는데 영미문학 작품, 그 가운데서도 영미희곡 작품을 끊임없이 우리말로 번역한 공로로 1976년 실험극장 에쿠우스 장기공연 공로상, 1980년 한국일보 제16회 한국 연극 영화 텔레비전 예술 특별상, 1985년 한국연극협회 한국 연극 100호 기념 최다 집필 상, 1985년 한국연극협회 한국 연극 공로상, 1994년 명지대학교 제1회 학술상, 1996년 한국예술연구원 동랑 유치진 연극상, 1998년 한국연극예술 본상을 잇달아 수상했다. 또한, 그는 한국 셰익스피어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신정옥 교수는 과거 영미희곡이나 구주대륙의 희곡을 일본어판을 참고해 번역한 1세대 번역가들과는 달리, 원작을 직접 번역한 영문학자이다. 최근까지 영미희곡과 셰익스피어 전 작품을 번역 완간하는 등 한국연극계의 이바지한 공로가 지대하다. 현재 국공립극단이나 경향의 각 극단에서 신정옥 교수 번역의 영미희곡작품공연이 계속되고 있다.

김국희는 숙명여대 산업공예학과와 동국대 대학원 연극학과 석사출신의 연출가로 <물의 노래> <엄마가 절대 하지 말랬어> <상대방의 자리> <적빈> <파리떼> <흐르지 않는 시간> <고도를 기다리며> <로빈훗의 모험> <걸리버 여행기<<옛시절>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등을 연출한 미모의 연출가이자 극단 "퍼스트 일육"의 대표다.

<끝이 좋으면 다 좋아(All's Well That Ends Well)>는 윌리엄 셰익스피어와 동시대 극작가인 토마스 미들톤(Thomas Middleton)이 1602년에서 1605년 사이에 공동집필한 희곡이다.

BBC방송 보도로 옥스퍼드 대 연구진은 "이 희곡작품의 어휘, 스타일, 문법, 운율 등에 대해 분석한 결과 공동 작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이같이 밝혔다. 연구를 지도한 로리 매과이어(Rory, Maguire) 교수는 BBC 방송에 출연해 "공동 저자는 토마스 미들톤(Thomas Middleton)"이라며 "당시 희극, 비극, 서사시 분야에서 셰익스피어 작품수준을 따르는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작품은 보카치오(Giovanni Boccaccio)의 데카메론(Decameron)에 나오는 3일째 날 9번째 이야기 <질레타와 나르보 이야기(Gilleta and nareubo story)>나, 윌리엄 페인터(William Painter)의 <쾌락의 궁전(The Palace of Pleasure)>이 원전이라는 설도 있다.

영화로는 1981년에 제작된 엘리야 모신스키(Elijah Moshinsky, 1946~)가 감독하고, 이안 찰슨(Ian chalseun), 안젤라 다운(Angela Down), 셀리아 존슨(Celia Johnson), 마이클 호던(Michael hodeon)이 출연한 <끝이 좋으면 다 좋아(All's Well That Ends Well)>가 기억에 남는다.

연극으로는 2007년에 북촌창우극장에서 공연한 유라시아 셰익스피어 극단의 신정옥 역, 남육현 연출의 <끝이 좋으면 다 좋아(All's Well That Ends Well)>가 기억에 남는다. 조정민, 정주빈, 노윤정, 김장호, 오동규, 손수용, 이재선, 김상태, 이강철, 김미나, 김한준, 조윤정이 출연하고, 기획 오원심, 의상에는 서현숙, 음악 정상훈 등 출연자와 연출자, 그리고 제작진과 기술진의 열정이 드러난 공연이었다.

   
 

<끝이 좋으면 다 좋아(All's Well That Ends Well)>는 국가공신인 부친이 죽자 아들은 국왕의 부름을 받아 궁성으로 향한다. 대도시로 떠나는 아들에게 모친은 "침묵으로 비난을 받을지언정 말로써 책망을 받지 말거라."라는 당부를 한다. 그와 갓 결혼한 아내는 남편과의 첫날밤에 몸을 밀착시키지 못 했다는 설정이고, 아내의 부친은 동의보감의 명의 허 준과 다름없는 명의였다는 인물설정인데, 부친의 의술을 전수한 딸을 청송(靑松) 심(沈) 씨 가문에 맡기고 숨졌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그랬는지 자기 집 하녀나 다름없는 여인과 혼례를 치른 주인공이 첫날밤부터 거들떠 보지를 않는 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연극에서는 집안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가보(家寶)인 반지를 아내에게 주면서, "언젠가 내가 마음이 동해 합방을 하게 되면, 그 때 정식 아내로 인정을 하겠다."라는 언약을 하고 궁성으로 떠난다. 그를 따라 같은 또래이자 심보가 나쁜 하인도 동행을 한다.

궁성에서 주인공은 임금과 신하들의 환대를 받는다. 조선왕조 말엽 일제치하의 개화기라는 시대적 배경과 어울리게, 독립군 이야기가 내용에 첨부된다. 주인공은 훤칠한 모습에 멋진 노래와 춤으로 당대 여성들의 인기를 독차지한다. 그리고 그 무렵 최고미녀의 사랑도 얻게 되고 그녀와 동침약속까지 하게 된다.

한편 주인공의 아내는 임금이 불치의 병을 앓고 있음을 소문으로 접하고, 시어머니에게 허락을 받은 후 상경해 궁성으로 들어가 임금의 지병을 치료해 완쾌시킨다. 임금은 만날 이마에 띠를 두르고 늘어져 있다가, 치료 후 황제제복을 입고 청년처럼 활보하며, 주인공의 아내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주인공의 아내는 남편의 상대인 경성최고미녀를 찾아간다. 그리고 그녀의 환심을 사고 가까워 진 후 자신의 내력과 사연을 소개하고, 그 미녀와 남편과의 동침을 약속한 날 밤 침상에 불을 끄고 대신 들어가 남편과 한 몸이 된다. 거기에 가보(家寶)인 반지가 동침이후 주요 항목으로 부각되어 한몫을 한다.

대단원에서 결국 남편과의 별리를 아내의 인내와 지혜로 끝내고, 남편과의 합방은 물론 애정을 영원으로 이끌어 간다는 감동적인 이야기다.

무대는 은박지로 배경전체와 무대 좌우의 등퇴장 로의 벽면을 장식했다. 용상을 상징하는 나무로 만든 의자형태의 조형물이 배경 가까운 중앙에 자리를 잡고, 연주는 녹음으로 처리되고 노래는 출연자들이 직접 부른다. 음악극이 아닌 준 음악극으로 연출되고, 고대의상과 현대복장이 병행된다.

   
 

하경화, 윤미영, 장은철, 편준의, 노현주, 김강희, 김정현, 양종윤, 백효성, 이수진, 유혜준 등 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열연, 그리고 노래와 춤은 관객을 몰입시키는 역할을 하고, 갈채를 이끌어 낸다. 

음악 우지현, 무대 표종현, 무대제작 TAF, 조명 송훈상, 영상 엠큐데이, 사진 민환기, 의상 김정향, 안무 리키아, 드라마트루크 임재열, 캘리그라피디자인 채영미, 분장 이소은 원예림 임아라 심슬기 이예림, 음향 조명작업 방선영, 조연출 이현, 기획진 한나라 이다솜, 홍보진 유현영 홍지현, 제작PD 김경미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열정과 노력과 기량이 조화를 이루어, 극단 퍼스트일육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신종옥 번역, 김국희 연출의 <끝이 좋으면 다 좋아(All's Well That Ends Well)>를 성공적인 공연으로 창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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