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잭 블랙이 '포'의 한 동작을 선보이고 있다.

[문화뉴스] "'포'의 독창적인 요소는 액션 영웅이지만, 일반적인 액션 영웅과는 다르다. 보통 액션 영웅물을 보면 주인공이 마초적이고 눈물 안 흘리는데, 섬세하고 따뜻한 인물이다. 어린아이들이 보기에 매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영웅이지만, 인간적이고 연약한 것이 있다고 본다."

지난해 '인사이드 아웃', '미니언즈' 등 전 세계인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의 강세가 이어졌다. 28일 개봉을 앞둔 드림웍스의 '쿵푸팬더3'은 본격적인 2016년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의 첫 테이프를 끊는 작품이다. '쿵푸팬더'는 2008년 1편 465만, 2011년 2편 506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에선 드림웍스의 '슈렉' 시리즈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애니메이션 시리즈다.

'쿵푸팬더' 시리즈는 잭 블랙이 연기한 팬더 '포'의 여정을 다뤄왔다. 1편에선 쿵푸와는 거리가 먼 '포'가 용의 전사가 되기 위해 나서는 과정을, 2편에선 '무적의 5인방'과 함께 쿵푸를 지키기 위한 여정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번 작품은 아버지 '리'를 만난 후, 놀고먹기 좋아하는 팬더들에게 궁극의 쿵푸를 전하며 악당 '카이'와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잭 블랙을 비롯해 브라이언 크랜스톤, J.K. 시몬스, 케이트 허드슨, 안젤리나 졸리, 성룡, 세스 로건, 루시 리우, 더스틴 호프만, 데이빗 크로스 등 할리우드 배우들이 목소리 녹음을 맡았다.

개봉을 앞두고 21일 오전 서울시 영등포구에 있는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잭 블랙과 여인영 감독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잭 블랙은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하며 "어제(20일) 열린 레드카펫 행사에서 충격을 받을 정도로 기뻤다. 비행기 내린 순간부터 절 환영해주셔서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여인영 감독도 "한국에 이렇게 초대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다양한 질문이 오간 기자간담회 현장을 소개한다.

   
▲ 잭 블랙(오른쪽)과 여인영 감독(왼쪽)이 '쿵푸팬더3'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실사 '쿵푸팬더'가 나온다면 만들거나 출연할 생각이 있나?

ㄴ 여인영 : 실사 작품을 정말 만들고 싶은 생각이 있다. 나도 그러한 작품에 참여했으면 좋겠다.

잭 블랙 : '쿵푸팬더'를 실사를 어떻게 할까? 그럼 내가 팬더 의상을 입어야 하는데, 실사 '쿵푸팬더' 촬영은 웃길 것 같은데, 힘들 것 같다. (웃음)

안젤리나 졸리의 자녀들이 더빙을 했다.

ㄴ 여인영 : 훌륭한 캐스트와 함께 일하는 것이 대단했다. 잭 블랙도 훌륭한 배우고, 안젤리나 졸리도 슈퍼스타다. 안젤리나 졸리의 아이들이 너무 귀여웠다. 안젤리나 졸리가 간지럽혀서, 실제 웃음소리를 작품에 넣기로 했다. 잭 블랙의 자녀들도 여기 나오는 데 정말 재밌다. 온 가족이 작품에 함께 참여하는 것이 좋은 아이디어라 생각한다.

40대 후반의 나이임에도 젊어 보인다. 그런 쾌활한 성격을 유지할 방법은 무엇인가?

ㄴ 잭 블랙 : 감사하다. 제가 그렇게 젊어 보이는 줄 몰랐다. 60대인 성룡을 엊그제 만났는데 저보다 동안인 것 같다. 젊음의 비결은 뭔지 궁금하다. 긍정과 열정인지, 아니면 치즈버거인지 알고 싶다. 좀 더 살이 찌면 주름이 안 생기는데, 한국에도 치즈버거가 있는지 궁금하다.

팬더마을의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왔는지 알고 싶다.

ㄴ 여인영 : 팬더마을은 중국의 청성산을 방문했는데,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다. 거기서 많은 영감을 받았는데, 산의 안개가 제일 컸다. 안개 안으로 들어갔을 때, 등장하는 마을로부터 큰 영감을 받았다.

잭 : 아이맥스로 보면 특별히 좀 더 아름다운 장면이지 않을까 싶다.

   
▲ 여인영 감독(왼쪽)과 잭 블랙(오른쪽)이 포토타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목소리 연기에서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ㄴ 잭 블랙 : '포'는 항상 나에겐 영원한 젊음, 소망, 순수함, 따뜻함의 상징이라고 생각한다. '포'를 연기할 때, 나의 젊었을 시절을 생각한다. 록 음악가는 데이빗 보위, 배우는 더스틴 호프만 같은 유명한 사람을 우러러본 시절을 생각한다. '포'는 그런 부분이 있다. '쿵푸 마스터'를 바라보는 모습이 내 10대를 보는 것 같다.

악당 '카이'를 동양에선 일을 열심히 하는 소로 설정한 배경은?

ㄴ 여인영 : '카이'는 황소였다. 1편을 만들었을 때보다, 이번엔 기술력이 있었다. 고양이 종류, 조류를 떠나 새로운 캐릭터를 등장해야 했는데, 이번엔 황소를 생각했다. '카이'는 초능력이 있는 캐릭터다. 이러한 캐릭터는 '포'가 이기기 힘든 그러한 악역이었기 때문에 캐스팅하게 됐다. 보다 큰 액션 시퀀스를 연출하고 싶었는데, J.K. 시몬스도 잘 연기했다.

오늘(21일), '무한도전'에 녹화가 있다.

ㄴ 잭 블랙 : '무한도전'의 도전을 받아들이려 한다. 좀 두렵다. '무한'보다 큰 숫자가 없으므로 겁이 난다. 정말 생존만 했으면 좋겠다. 용감한 전사로 도전에 동참하겠다.

영화를 보면 '기'가 등장하며, 마을 공동체가 등장한다. 또한, '나는 누구인가?'라는 동양철학이 나온다. 이에 대해 연구한 것이 있는가?

ㄴ 잭 블랙 : 잠시 묵상 좀 해야겠다. "나는 누구인가?"는 우리 인생에 어딘가 이런 질문을 할 때가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질문이 아닌가 싶다. 내 인생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고 본다. 복잡미묘한 질문이다. 정체성에 대해 명확하다고 보지 않는다. 삶의 미묘한 비밀이 자아 발견에 있다고 본다.

   
 

감독과 배우, 서로의 장점은 무엇이었나?

ㄴ 여인영 : 같이 일한 지 어느덧 12년 되는 것 같다. '포'를 너무 잘 알고 있으므로, 그 캐릭터가 어떤 상황에 반응할지 이미 다 알고 있다. 잭한테 '포'가 이런 부분은 어떠냐고 말하면, 훌륭한 아이디어를 다 제시한다. 이미 잭도 다 알고 있다. 연기 자체도 즉흥적 요소를 다 발휘한다고 본다.

잭 블랙 : 이 작품에서 가장 어렵게 느꼈던 도전이 무엇이었느냐면, 두 명의 아버지가 등장한다. 이 작품의 큰 테마다. 학생이 스승으로 어떻게 성장하는지도 보여준다. 매일 출근해서 이 작품을 연기하는 것이 매우 즐거웠다. 일이리라 느껴지지 않고 꿈이 현실로 보여준 것 같다.

여인영 : '포'에게 손가락 기술인 '스카드쉬'(Skadoosh)란 동작이 있는데, '잭'이 추천해서 들어가게 됐다.

잭 블랙 : 여인영 감독은 훌륭하다. 스토리 작가일 뿐 아니라, 그림 작가이기도 하다. 이 작품이 어떻게 연출되는지 그림을 그려줘서 그 부분을 실제로 연기하려고 노력하려 한다.

'포' 말고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많다. '포' 빼고 다른 캐릭터로 목소리 연기를 한다면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나? 자녀들은 등장하는 캐릭터 중 어떤 캐릭터를 제일 좋아하나?

ㄴ 잭 블랙 : 아이들이 '무적의 5인방'을 가장 좋아하는데, 성룡의 '몽키'를 좋아한다. 나는 악역을 하고 싶다. 악역을 하는 것이 매우 좋다. 특히 '카이'가 그렇다.

   
▲ 잭 블랙이 '셀피'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한국계 감독이라 한국에 방문한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앞으로 어떤 작품을 하고 싶은가?

ㄴ 여인영 : 내가 서울을 방문하는 것은 고향을 방문하는 느낌인데 말로 할 수 없다. 나와 같은 분들을 만나는 것이 흥분된다. 스케쥴이 허락할 때마다 한국에 오는데, 한국분들이 얼마나 겸허하고, 따뜻하며, 한국 음식도 맛있다. 한국에 잭 블랙과 같이 와서 정말 좋았다. 어제(20일) 한식당에서 저녁을 먹을 때 정말 좋았다. 언젠가 실사 작품 연출을 해보고 싶다. 그리고 액션이 가득한 액션 영화를 감독하고 싶다. 한국에 훌륭한 액션작품이 있으므로, 그런 작품도 연출하고 싶다.

'포'의 캐릭터가 사랑받는 이유는?

ㄴ 잭 블랙 : '포'의 독창적인 요소는 액션 영웅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액션 영웅이 아니라고 본다. 보통 액션 영웅물을 보면 주인공이 마초적이고 눈물 안 흘리는데, 섬세하고 따뜻한 인물이다. 어린아이들이 보기에 매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영웅이지만, 인간적이고 연약한 것이 있다고 본다. 그리고 다른 차원에서 온 매우 자기중심적인 악역 '카이'가 있다는 것은 큰 두려움이지만, 제자와 스승, 아이와 어른으로 성장하는 두려움도 있다. 이는 우리와도 공감할 부분이 있다고 본다.

[글] 문화뉴스 양미르·김진영 기자 mir@mhns.co.kr

[사진] 문화뉴스 서정준 기자 some@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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