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티켓 예매 사이트 '플레이 티켓' 김효상 대표 인터뷰

   
 

[문화뉴스] "그 산업에서 종사하면, 그 산업을 발전시켜야 하는 미션이 있다. 연대하고 손잡는 것이 바르다고 본다."

지금 이 글을 보고 있는 독자들은 인터넷에서 공연 예매를 어디서 하고 있는가? 10명 중 8명은 흔히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대형 예매 사이트에서 티켓 예매가 오픈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이렇게 대형 공연이 아니라 소규모 공연 단체들에 소비자와 좀 더 다가갈 수 있는 장을 마련한 사이트가 문을 열었다.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문을 연 '플레이 티켓'이 그 주인공이다. '플레이 티켓'의 김효상 대표는 본인 스스로 '맨땅에 헤딩'이라는 말을 할 정도로 힘든 상황이라고 현재 상황을 전했다. 그러나 그의 비전만큼은 확고해 보였다. 소비자인 관객, 제작자인 공연예술인들이 소통할 수 있는지에 대해 '플레이 티켓'은 어떤 특색을 갖고 있을까? 그리고 현재 공연시장에서 일어나는 불평등은 무엇이 있는지에 대해 김효상 대표를 세종아트센터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문화예술계와는 어떻게 연을 맺었는가?
ㄴ 어렸을 때부터 공연 보는 걸 좋아했다. 그래서 대학로에 살다 보니 진로를 그렇게 잡게 됐다. 조그만 회사에 다니다가 국립극장의 공모가 떠서 10년 전에 입사하게 됐다. 만 7년을 근무하고 명동예술극장 공연기획팀에 이직했다가, 프리랜서로 옮겨 회사를 차린 지 3년이 됐다. 그래서 공연기획에 관한 일은 한 10년 정도 하고 있다.

공연 기획사인 '티위스 컴퍼니'와 티켓 예매 사이트인 '플레이 티켓'을 만들게 된 배경을 알려달라.
ㄴ 그저 막연했다. 30대 중·후반이 넘어가면서 '관'에서도 배울 것이 많고, 경험도 쌓였지만 내 경험을 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스스로 타성에 젖어간다고 생각했다. 계획 있게 하기보단 그만두고 나름대로 방황을 거쳐 회사를 차리게 되어 사이트를 구축하게 됐다.

'플레이 티켓'과 기존의 대형 예매 사이트와의 차이는 무엇인가?

ㄴ 보통 '유통 회사'들이 예매 사이트들을 만든다. 공연 유통 전문 업체가 따로 있진 않지만, 일반적 산업을 예로 들면 제조와 유통은 보통 분리된다. 제작사와 기획은 제조사에 속한다. 공급은 유통 파트가 따로 있다. 많은 예매 업체가 있지만, 그런데도 공연단체인 판매자 중심에서 생각해 볼 예매처를 만들고 싶어서 기획하게 됐다. 공연, 기획 제작일과 함께 할 것이다.

국립극장, 예술의전당,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센터 등 단체나 기관에서 하는 것도 있지만, 이들은 자체 기획에만 국한되어 있다. 그리고 인터파크, 예스24, 옥션은 종합쇼핑채널이다. 저희는 공연만 전문으로 팔고 있다. 공연을 위한 예매사이트가 없다는 것에서 출발했다. 공연계가 심각한 '유통 불균형'이 있다. 인터파크가 예매 시장의 70%를 잡고 있다. 공연계로 보면 올바른 현상은 아니라고 봤다.

중소단체들이 대형사이트에서 기를 못 편다. 소위 말하는 메인 노출, 상단 노출에서 묶여서 허덕이지 말자는 취지를 하게 됐다. 그래서 판매자 중심에서 구축을 해보면 어떨까 싶었다. 유통업이 제조업을 도와줘야 한다고 봤다. 최근 뉴스를 보면 대형상점 유통의 갑질이 많이 나온다. 그런 것들이 공연계에도 존재하고 있다. 누군가 이슈화시키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사회적으로 이슈화할 문제가 될 정도로 공연계가 크지 않다는 점도 안타깝다.
 

   
 

"공연 시장에 보이지 않는 불평등이 존재했다"는 공연계에서 나오고 있는 말이다. 말할 수 있는 부분에서 알려줄 수 있는가?
ㄴ 섣부르게 이야기하면 오보가 될 수 있어서 조심스럽다. 지난해 메르스로 인한 피해 차원에서 문화체육관광부가 '공연티켓 1+1'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300억의 예산이 투입됐는데, 독점예매처인 인터파크에 위탁해 수수료를 가져갔다는 이야기는 이미 여러 언론 보도를 통해 나왔다. 채널을 여러 곳에서 나눴다면 공통분모가 있었을 것이고, 유통뿐 아니라 전체 기획사, 배우 등 제작진에게 돌아갔을 것이다. 거대 권력이 독점하면 쏠림현상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배가 뒤집힐 수 있다. 이를 막아보자는 것이다. 불균형을 막는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한 후폭풍이 문제다. '1+1 지원사업'을 해서 공연계를 살리고 지원하는 것은 시장을 살리는 형태로 가는 것이 아니어서 모르핀을 놓는 것과 마찬가지다. 지원이 끊기면 어떻게 될 것인가?

대학로는 공연산업이 부상하며 자생력이 일기 전에 자본이 먼저 덮어진 구조가 됐다. 시장 자체가 형성되고, 원활하게 돌아갈 때 지원이나 자본이 들어와 활성화가 돼야 했다. 그러나 먼저 대형 자본이 잠식했다. 물론 일장일단과 명암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과정들은 그렇게 좋은 그림이 나오지 않고 있다. 공연산업의 매출 규모가 1년 연간 인터파크 기준으로는 3천억 정도 된다고 한다. 인터파크가 60~70%는 쥐고 있는데, 정부는 4,200억 정도가 연 매출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는 '산업'이라고 하기엔 적은 규모다. 조 단위로 올라가야 하는데, 문화콘텐츠에서도 공연예술은 밑바닥이다.
 

   
▲ KOPIS 홈페이지 메인 화면

아울러 KOPIS(공연예술통합전산망)가 재오픈을 하는데, 이는 예매 시스템과 연동을 하는 작업이다. 어쨌든 간에 관객 수 카운팅이 투명하게 나온다. KOBIS(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는 들어가면 명확하게 그 단위가 나온다. 그것을 통해 신뢰가 가기 때문에 민간 투자가 일어난다. 모든 단체가 예매율 1위, 전석 매진이라고 한다. 누굴 믿어야 하는가? 어디까지 똑같은 이야기를 하고 싸우겠는가? 공연의 다양성, 발언과 표현의 자유로움이 문화예술에선 필요한데 편협하고 좁은 시장구조 안에서 서로 아웅다웅하고 있다. 누굴 잘못했다는 것이 아니라 공연예술 시장이라는 리그에 들어오지 못하는 중·소단체 작품들뿐 아니라 무용, 클래식, 국악과 같은 지인들 중심의 변방 공연도 있다. 이들 모두가 시장 안에서 공존하자는 것이다.

KOPIS 재오픈은 매우 중요한 쟁점이 되고 있다.

ㄴ 만약 인터파크와 같은 대형 유통 사이트가 KOPIS를 연동한다면, 대형 공연들이 포함되는 만큼 공연판매 매출의 오차범위 이내로 들어갈 것이다. 그러나 이들과 밀월관계가 있는 대형뮤지컬들은 기업 협찬을 받아야 하는데, 관객 수치가 나오기 때문에 그 민낯이 드러나게 된다. 그 때문에 어려운 것 같다. 이 역시 국가에서 강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공연은 제작사가 직접 파는 경우가 많고, 영화는 일명 3대 멀티플렉스에서 주로 티켓을 판다. 공연은 소·중극장 등 다양한 공연장에서 팔다 보니 전산화가 힘들다. 그래도 이제는 생으로 관객 수를 드러낼 필요가 있다. 공연의 새로운 가이드를 잡고 싶다. 작년에 경제가 안 좋았는데도 불구하고 천만 영화가 세 편('국제시장', '암살', '베테랑')이나 나왔다. 공연도 갈 수 있다. 그 산업에서 종사하면, 그 산업을 발전시켜야 하는 미션이 있다. 연대하고 손잡는 것이 바르다고 본다.
 

   
▲ '플레이티켓' 메인 페이지 화면

그래서 '플레이 티켓'은 어떤 부분을 강조하고 있는가?
ㄴ 단순히 예매율로 판매순위를 보여주는 부분이 단조로워 구매를 할 때 특별 랭킹을 달았다. 구매하면서 연인, 가족과 같이 보기 좋은 공연 혹은 혼자 보기 좋은 공연 등을 체크할 수 있는 기능이다. 그리고 리뷰도 단문리뷰의 워딩을 많이 만들었다. 공연에서 떠오른 색을 고른 후 문장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구성이 허술해요"부터 "반전이 충격적이었어요" 등 다양한 단문 리뷰를 담을 수 있다. 그리고 장문 리뷰도 기획사에 보여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앞서 판매자 중심이라고 말씀드렸는데, '즐거운 공연타운'이라는 사이트 슬로건처럼 판매자 채널을 '미니홈피'처럼 준다. 공연 단체에 소비자들이 직접 질문하고 답변받을 수 있다. 영화로 따지면 우리가 믿고 보는 제작사나 감독처럼 극단 역시 믿고 보는 작품이 나오게 할 수 있다. 단체 브랜드도 활성화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공연 중인 '끝이 좋으면 다 좋아'의 극단 '퍼스트일육'을 예로 들면, '퍼스트일육'의 지지자가 생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SNS의 '좋아요'처럼 극단과 공연에 'HOPE'를 누를 수 있도록 했다. 공연예술에 희망을 불어넣는다는 의미다. 그리고 극단들은 'HOPE'를 누른 회원들에게 할인쿠폰 등을 제공할 수 있다. 유통을 하는 것을 기획사들이 직접 하는 것이다. 활성화가 된다면 공연을 고르고, 사고, 관람하는 후기를 남기는 과정 모든 것이 소비자 중심이 된다. 삐끼와 같은 낚시도 줄어들 것이고, 충분한 검색을 통해 구매했다면 공연문화의 소비가 바뀔 것이라 기대한다. 이러한 방법 때문에 메인 페이지에 공연 포스터 이미지를 노출하지 않고, 지역으로 구분했다. 또한, '오픈런' 공연뿐 아니라 예술성 짙은 '홀릭스테이지'로 따로 검색할 수 있도록 했다. 무료공연까지도 따로 구분해서 단순히 '지인잔치'가 아닌 소비자들을 이끌도록 유도했다.

지방을 다니면서 느꼈다. 지방 공연장들이 문을 닫고 있는 경우가 많다. 제작 능력이 되지 않고, 배우를 구하기 힘든 상황이다. 그래서 서울에서 여는 오픈런 코미디를 사는 경우가 많다. 2주를 교대로 하면서 공연하는데, 지방의 대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서울 공연의 예매 티켓을 사서 오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지방 공연 티켓을 예매한 것이 아니라. 그런 의견을 수렴해 지역 구분으로 표를 구매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넌버벌' 장르도 따로 만들었다. 보통 '뮤지컬' 카테고리에서 팔린다. 그게 더 잘필리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넌버벌' 장르는 '뮤지컬'이 아니다. '넌버벌'을 안착시킬 필요가 있었다. 어떤 기획사에선 뮤지컬로 해달라고 했지만 하지 않았다. 비보이 댄스, 드로잉 쇼 등 '넌버벌' 공연이 많다. 이들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어린이 공연들을 가족극으로 통칭해서 진행했다.

또한, 판매자와 소비자의 편집권한을 강화했다. 미니홈피처럼 관리권한을 준 제작사가 직접 공연의 판매 일정부터 마감까지 관리기능 권한을 주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우리는 유통을 도와줄 뿐이다. 또한, 최소로 이윤을 남길 수 있는 6% 수수료 정도만 받았다. 다른 곳들도 보면 10~20% 정도다. 그래서 서로 자생력을 갖추게 하려는 의의를 뒀다.

작은 소극장의 의미 있는 공연도 많다는 것을 소비자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으로 극단 76이 충북 단양에 내려가서 지역민들과 있다고 하지만, 서울에 있을 수 있었다. 오래된 극단의 이주가 일어나고 있는데 이는 국가지원, 대기업에 맡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기획사들과 만나면서 "사이트 활성화 시켜주세요"라고 어필을 하는데, 기획사들은 "너희 얼마나 팔려, 회원 수 얼마야"라는 답을 한다. 지금은 안 팔리지만 언젠가 잘 팔리게 되고, 공연 매출에서 상위랭크가 된다면 저희 사이트가 그들에게 더 잘되는 곳이 될 것이다. 지금 당장보다 캠페인으로 연대하는 것을 가지자는 생각에 다른 단체들도 최대한 도와주려고 하고 있다.

사실 보도자료도 못 보내는 단체들이 많다. 홍보들이 안 되는 곳이 많은데, 그것을 대행하려 한다. 기획자 생활을 했으니 서로 간에 도움이 되고, 진정한 윈윈이 되지 않을까 싶다. 공연하는 사람들이 예술만을 외치니 홍보가 되지 않아 힘들어지는 부분이 있다. 서비스산업 측면에서 예술가들의 그것을 끌어내려는 것이 임무다. 공연예술을 서비스산업으로 가져가면서, 그 가치를 높이는 것이 목표다.
 

   
 

경기가 어려울 때 영화가 더 잘된다고 이야기한다. 공연도 똑같이 적용받아야 하는데, 경기가 어려우면 공연도 어렵게 된다. 세월호와 메르스 때문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우리나라 사업구조가 그런 상항 때문에 안 될 구조가 아니다. 경제 정책 때문이다. 위기를 그런 데서 찾는 건 아니다. 공연도 권력구조 문화 때문이다. 문화권력 때문일 수도 있다. 업적도 있지만, 과실도 분명 있다고 본다. 함부로 비난하고 싶지 않다. 단순히 자기 것을 팔기 바쁜 상황이지만, 그것을 벗어난다면, 구조 자체의 문제로 의식하면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손을 내밀고 있다.

신생사이트라 만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앞으로 어떤 계획이 있는가?

ㄴ '맨땅에 헤딩'할 때까지 해보고 싶다. 기획사를 찾아가고, 만나고, 연락해서, 저희의 좋은 점보다 마음을 알리고 싶었다. 그걸 받아주는 언론이 있으면 이야기하고 싶었다. 기댄다기보다는 도와드린다는 입장으로, 다른 데서 못한 걸 우리가 해주겠다는 점이 저희 생각이 아닐까 싶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남이 못하는 걸 도와주면 보상을 받는데 이것이 기본이다. 자본이 자본을 지배하니 그것으로 시스템을 만든다. 체제 안에만 갇혀서 구체화하려고 한다.

앞으로 사이트가 활성화되어 2~3차 개발까지 가면, 공연에 관련된 모든 비즈니스를 하고 싶다. 공연제작도 마찬가지인데 서비스 특성 때문에 힘들 수 있다. 필름은 카피하면 동시에 2천 곳 이상 틀 수 있다. 그러나 공연은 상연의 한계가 있다. 동시성, 즉시성, 소멸성, 불확실성이 있으므로 어렵다. 상연될 때만 가치가 일어나는데, 그렇지 않더라도 그 가치가 이어나갈 수 있는 비즈니스를 하고 싶다.

[글]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사진·영상] 문화뉴스 서정준 기자 some@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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