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한 '영화인' 대백과사전…하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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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현재 극장가를 휩쓸고 있는 두 편의 국내영화 '신과함께-죄와 벌', 그리고 '1987'. 관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라는 공통점 이외에 또 하나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재밌게도, 하정우가 이 두 편의 영화에 주연으로 출연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과함께-죄와 벌'과 '1987' 모두 흥행하게 되면서 관객들은 "사실상 최종승자는 하정우"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사실 하정우는 충무로에서도 "출연했다 하면 흥행한다"는 말이 나올 만큼, 그의 출연작은 대부분 흥행에 성공했다. 그렇기에 수많은 감독이 너도나도 앞다투어 그와 함께 작업하고 싶어 러브콜을 보낼 정도다. 그래서 준비해보았다. 하정우가 남긴 흥행 기록을 말이다.

 

'용서받지 못한 자' 유태정 역(관객수 : 16,647명)
대학교 동문인 하정우와 윤종빈 감독의 첫 작품이자, 공개 당시 전국을 뒤집어놓았던 논란작 '용서받지 못한 자'. 병영 부조리와 구타 및 가혹행위 등으로 얼룩져있는 대한민국 국군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작품으로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으며 독립영화임에도 오늘날까지도 수많은 사람의 입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하정우는 말년 병장이자 주인공 '승영'의 중학교 친구 겸 선임인 '유태정' 역을 맡아 실감 나는 연기를 펼쳤다. 영화는 제작비에 2천만 원이 사용되었고, 순수익은 무려 7천만 원가량이다.

 

'추격자' 지영민 역(관객수 : 5,071,619명)
하정우를 대중에게 제대로 알린 작품이라고 하면 그를 '4885'로 부르게 한 '추격자'를 빼놓을 수 없다. 유영철 연쇄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이 작품에서 하정우는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 지영민을 연기해 평론가와 관객들 모두 놀라게 했다. 이 영화에서 하정우는 영원한 소울메이트 김윤석을 만났고, 나홍진 감독의 데뷔작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데 큰 기여를 거두었다. 청소년 관람불가임에도 최종 관객 수 507만 명을 넘어섰고, 이 조합은 2년 뒤 '황해'에서 다시 한번 뭉치게 되었으나, 안타깝게도 '황해'에선 작품성만큼 흥행하진 못했다.

 

'국가대표' 밥 / 차헌태 역(관객수 : 8,487,894명)
'비스티 보이즈'와 '멋진 하루'에서 연이어 흥행을 만들었던 하정우가 첫 상업영화에 진출하는 데 그게 바로 '국가대표'였다. 여기서도 하정우의 흥행성은 통했다. 하정우는 '신과함께'를 같이 했던 김용화 감독과도 이 작품을 통해 만났고 "'국가대표'는 연기자로 성장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고백할 만큼 애착 또한 강한 작품이었다. 스키점프 국가대표팀 선수 '차헌태'로 분한 하정우는 '국가대표'를 통해 '국내 스포츠 영화 최대 흥행'이라는 기록에 크게 일조하며, 흥행신드롬을 이어나갔다.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최형배 역(관객수 : 4,720,050명)
'용서받지 못한 자'에서 처음 만난 이후로, '비스티 보이즈', 그리고 '범죄와의 전쟁'을 통해 하정우는 윤종빈 감독과 어느덧 3번째 작품을 함께 하게 되었다(당시 윤 감독은 하정우에게 "형은 내 페르소나야"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특유의 해학과 풍자로 한국형 갱스터 영화를 이룩한 '범죄와의 전쟁'에서 "살아 있네"라는 희대의 명대사까지 남겼던 하정우는 이번에도 영화 흥행의 주역이 되었고, '범죄와의 전쟁'은 청소년 관람불가임에도 472만 명을 넘겼다.

 

'베를린' 표종성 역(관객수 : 7,166,453명)
'한국판 제이슨 본'이라고 불렸던 류승완 감독의 '베를린'에서 하정우는 북한 첩보 요원 '표종성' 역을 연기하면서 첫 액션 영화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자신의 아내 '련정희'를 구하기 위해 혈혈단신으로 자신을 배신한 북한 요원들의 아지트를 침투해 쑥대밭으로 만들기도 했다. 특히, 총격 액션과 맨손 격투, 추격 장면 등은 그동안 하정우의 트레이드마크 '먹방' 장면 못지않게 인상 깊었다. 새로운 면모를 앞세운 덕에, '베를린' 또한 후속편 제작의 기대 속에 무려 716만 명의 관객동원에 성공하며, 하정우가 또 해냈다.

 

'암살' 하와이 피스톨 역(관객수 : 12,705,783명)
'더 테러 라이브' 이후 하정우는 의외의 흥행 실패 연타('군도', '허삼관')를 겪으며 잠시나마 흥행보증수표의 위기를 맞는가 했다. 하지만, 그 불신을 '암살'로 말끔하게 씻어냈다. 작중 2인조 청부살인업자 '하와이 피스톨'을 연기해 코믹한 모습으로 웃음을 줌과 동시에 독립군들과 함께 일본 군인에 맞서 싸우는 등 '베를린'에 버금가는 멋진 역할로 각인되었다. 항일운동을 담은 영화이기에 관객들의 반응 또한 뜨거웠다. '암살'을 통해 하정우는 생애 첫 천만 영화의 주역이 되는 기쁨을 누리는 등 자신의 흥행 신화에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아가씨' 후지와라 백작 역(관객수 : 4,299,951명)
천만 배우 타이틀을 획득한 이후, 하정우의 다음 목적지는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였다. '아가씨'에서 하정우는 '이즈미 히데코'와 도피 결혼해 그의 재산을 모두 가로채려고 했던 '후지와라' 백작으로 분했고, 극 중 사기꾼에 걸맞게 능글능글한 면모로 위기상황을 교묘하게 빠져나가는가 하면 이른 시간에 서양화와 미술을 익힘으로써 전문가 못지않은 식견을 뽐냈다. 그렇기에 하정우의 후지와라 백작이 마냥 악역으로 미워할 수가 없었다. 최종 관객 수 약 429만 명을 기록하면서 하정우의 흥행 신화는 또 이어갔다.

 

'터널' 이정수 역(관객수 : 7,120,461명)
반년도 채 되지 않아 하정우는 새로운 작품을 들고 나왔다. 이번에는 재난 장르인 '터널'이었다. 소재원 작가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터널'에서 하정우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생존하고자 처절하게 고군분투하며 보는 이들에게 안타까움을 자아내게까지 했다. 또한, 영화가 억지 감동이 아닌 현시대 풍자와 냉소까지 반영되어 있기에, 하정우의 현실감 넘치는 연기는 더욱 빛났다. '터널'은 2016년에 700만 명이 넘는 관객동원을 하여 2016년 역대 흥행영화 리스트에 꼽혔고, 하정우의 기록경신은 이어졌다.

 

'신과함께-죄와 벌' 강림 역 & '1987' 최환 역(현재진행중)
2017년 연말에 하정우가 출연한 작품이 1주일 간격으로 연달아 개봉했고, 신기하게도 두 작품 모두 관객들의 사랑을 받으면 박스오피스 1, 2위를 나란히 차지하고 있다. '신과함께'에선 저승차사 '강림' 역을 맡으며 망자가 환생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반면, '1987'에서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의혹을 캐내던 '최환' 검사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미 천만 관객을 넘긴 '신과함께'와 300만 명을 넘어선 '1987', 현재 최종승자는 하정우가 아닐까?

syrano@mhne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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