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햄릿 증후군'을 아시는가? "죽느냐, 사느냐 이것이 문제로다"라는 말에서 출발한 이 증후군은 현대인들이 무수히 많은 정보 속에 치여 결정을 잘하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문화계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문화뉴스가 이달의 문화 추천 시리즈를 준비했다. 뮤지컬, 연극, 영화, 전시, 음악회 등 다양한 분야의 문화예술 콘텐츠 중 문화뉴스가 직접 작품들을 뽑아 추천한다. 2월의 추천 영화는 무엇인지, 지금부터 확인한다. 현지시각으로 28일 열리는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들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검사외전' / 감독 - 이일형 / 장르 - 범죄, 코미디

출연 - 황정민, 강동원, 이성민 등 / 개봉일 - 2월 3일

여기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힌 한 검사가 있습니다. 취조 중이던 피의자가 변사체로 발견되면서 살인 혐의로 체포된 '변재욱'(황정민)이죠. 억울한 일인 줄 알면서도 그가 재판에서 자신의 죄를 인정한 이유는 바로 자신의 선배 검사인 '우종길'(이성민)의 조언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우종길의 이기심과 야욕에 의한 거짓말이었음을 알게 되고 변재욱은 분개하며 교도소에 수용됩니다. '변재욱'은 감옥에서 만난 전과 9범 꽃미남 사기꾼 '한치원'(강동원)의 혐의를 벗겨 밖으로 내보낸 후, 그를 움직여 누명을 벗으려고 합니다. 이일형 감독은 "어떻게 하면 서로 케미를 가지고 버디 영화적인 면을 보여줄 수 있을까?"라고 기자간담회 당시 언급을 하며, 충무로에서 최근 가장 핫 한 두 배우 황정민과 강동원의 케미를 발산하려 했습니다.

'캐롤' / 감독 - 토드 헤인즈 / 장르 - 드라마, 멜로/로맨스

출연 - 케이트 블란쳇, 루니 마라, 카일 챈들러 등 / 개봉일 - 2월 4일

지난해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비롯해 미국영화연구소 선정 올해의 영화, 주요 영화비평가협회상 메인상 수상을 차지한 레즈비언 영화가 있습니다.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자전적인 소설 '소금의 값'을 원작으로 하며, '파 프롬 헤븐' 등을 연출한 토드 헤인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습니다. 케이트 블란쳇과 루니 마라의 따뜻한 시선, 'Super 16 카메라'를 사용한 필름의 질감, 그리고 시대를 대변한 의상과 음악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영화라는 찬사를 받고 있죠.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선 여우주연상(케이트 블란쳇), 여우조연상(루니 마라), 각색상, 음악상, 촬영상, 의상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오히려 작품상 후보에 오르지 못해 아쉬움을 토로하는 이들도 있을 정도입니다.

'대니쉬 걸' / 감독 - 톰 후퍼 / 장르 - 드라마

출연 - 에디 레드메인, 알리시아 비칸데르, 엠버 허드 등 / 개봉일 - 2월 18일

자신의 성 정체성에 눈을 뜨고, 세계 최초로 성전환 수술을 받은 '릴리 엘베'의 삶을 영화화했습니다. 일러스트레이터인 '게르다 베게너'(알리시아 비칸데르)는 남편 '에이나르 베게너'(에디 레드메인)에게 여장을 하고 자신의 초상화에 여성 모델로 서달라고 요청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에이나르'는 이제까지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감정의 소용돌이 속 자신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릴리 엘베'라는 이름을 삶을 살게 됩니다. 주연을 맡은 에디 레드메인은 지난해 '사랑에 대한 모든것'에서 '스티븐 호킹'으로 완벽히 변신해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모두 거머쥐었죠. 이번 작품을 통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2년 연속 수상에 도전합니다. 또한, 여우조연상(알리시아 비칸데르), 미술상, 의상상 후보에 올라와 있습니다.

'데드풀' / 감독 - 팀 밀러 / 장르 - 액션

출연 - 라이언 레이놀즈, 모레나 바카린, 에드 스크레인 등 / 개봉일 - 2월 18일

"원작 만화의 장점만 뽑아내 한데 엮은 영화를 탄생시켰다. 움직이는 만화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원작을 제대로 살렸다"고 말한 '데드풀' 캐릭터를 만든 작가 롭 리펠드는 영화를 보고 난 후 이런 찬사를 남겼습니다. 실제로 원작의 팬인 '데드풀' 역의 라이언 레이놀즈는 작품의 제작에도 참여했고, "'데드풀' 의상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고 애정을 쏟아 부었죠. 타이트한 빨간 슈트를 입은 '데드풀'은 '슈퍼 히어로'가 주장하는 정의감과 책임감은 없지만, 엉뚱한 행동과 거침없는 유머 감각뿐 아니라 '울버린'으로부터 배운 힐링팩터 능력, 무술 실력까지 갖춘 마블의 매력 넘치는 캐릭터입니다. '그린 랜턴: 반지의 선택'에서 '그린 랜턴'을 맡았던 라이언 레이놀즈가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영화에서 디스하고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기대가 됩니다.

 

   
 

'동주' / 감독 - 이준익 / 장르 - 드라마

출연 - 강하늘, 박정민, 김인우 등 / 개봉일 - 2월 18일

어둠의 시대에 평생을 함께한 친구이자 영원한 라이벌이었던 '윤동주'와 '송몽규'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영화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역사를 인간적인 시선으로 바라본 '왕의 남자'와 '사도'의 이준익 감독이 다시 한 번 잊힌 시인과 독립운동가를 기억하기 위해 메가폰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청춘을 대표하는 배우 강하늘과 박정민이 '동주', '몽규' 역을 맡았죠. 두 배우는 작품을 위해 일본어와 북간도 사투리를 연습하고, '윤동주'와 '송몽규'에 관한 책들을 다수 읽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동주'를 연기한 후, 한동안 슬픔에 빠져나오지 못한 박정민 배우는 실제로 중국에 있는 윤동주, 송몽규의 생가와 묘소에 찾은 적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우리가 단순히 국어 시간에만 알고 있는 '윤동주'의 이야기를 흑백으로 극화한 첫 작품입니다.

'사울의 아들' / 감독 - 라즐로 네메스 / 장르 - 드라마, 전쟁

출연 - 게자 뢰리히, 레벤테 몰나르, 우르스 레힌 등 / 개봉일 - 2월

1944년 아우슈비츠의 제1 시체 소각장에서 시체 처리반인 '존더코만도'로 일하는 남자 '사울'(게자 뢰리히)은 수많은 주검 속에서 아들을 발견하고 그의 장례를 치르기 위해 일탈을 합니다. 생생하게 묘사된 아우슈비츠의 지옥 속에서 뜨거운 사랑을 품은 한 아버지의 모습은 인간애를 느끼기에 충분하죠. 주인공 '사울'을 연기한 게자 뢰리히는 사실 비전문 배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연기를 펼쳐 '스티브 잡스'의 마이클 페스벤더의 뒤를 이어 LA 비평가협회 남우주연상 2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포함한 26개가 넘는 트로피를 품에 안았습니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외국어영화상 후보 중 가장 강력한 수상후보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스포트라이트' / 감독 - 토마스 맥카시 / 장르 - 드라마, 스릴러

출연 : 마크 러팔로, 마이클 키튼, 레이첼 맥아담스 등 / 개봉일 - 2월

2002년, 가톨릭 교회에서 수십 년에 걸쳐 벌어진 가톨릭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스캔들을 폭로한 미국 3대 일간지 보스턴 글로브 '스포트라이트'팀 기자들의 실화를 다뤘습니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선 작품상, 감독상(토마스 맥카시), 남우조연상(마크 러팔로), 여우조연상(레이첼 맥아담스), 편집상까지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습니다. 방송영화비평가협회에서 선정하는 시상식인 제21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에서 작품상, 각본상, 앙상블상을 받았습니다. 비록 지난 골든글로브에서 '스포트라이트'는 무관에 그쳤지만, 배우, 작가, 연출가 등 영화계에서 폭넓은 활동을 하는 토마스 맥카시 감독은 이미 이 작품으로 5개가 넘는 트로피를 거머쥐었습니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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