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연극이 익숙치 않은 이들이 대거 투입된 결과는 과연 어떻게 될까.

'명품 추리 사극'을 표방하는 연극 '여도'가 지난 16일 오후 한전아트센터에서 미디어콜을 진행했다.

김도현 연출이 직접 글을 쓴 연극 '여도'는 조선 6대 임금 단종과 그의 숙부이자 조선 7대 임금 세조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과거 단종의 시점과 현재 세종의 시점을 오가며 단종의 비극과 불명확한 죽음에 대한 진실을 파헤쳐 나가는 미스터리 사극이다. 기존에 많이 다뤄진 두 왕의 이야기에 혜빈정씨와 재인이라는 허구의 인물을 담아 새롭게 그려냈다.

미친 척을 해가며 단종의 죽음에 관한 진실을 파헤치는 주인공 이성 역에 FT아일랜드 송승현과 B.A.P 힘찬, 신민수가 출연하며 세조 역에 박정학과 김정균, 정희왕후 역에 강효성과 전국향, 단종 역에 병헌과 이민혁(블락비 비범), 이선, 혜빈정씨 역에 공현주, 김사희, 이혜수, 신숙주 역에 김준, 안홍진, 성삼문 역에 김원식, 백승헌, 임석주, 노호신 역에 양창완, 교하노씨에 윤예주, 차윤지, 이기리, 재인 역에 이달형, 박용이 출연한다.

▲ FT아일랜드 송승현

두 장면의 하이라이트 시연과 함께 출연 배우들의 간담회, 포토타임 등으로 진행된 이날 미디어콜은 일부 미숙한 진행과 함께 아쉬운 장면이 눈에 띄었다.

1막 1경과 4막 3경 두 장면만을 보여준 하이라이트 시연은 무엇이 '명품 추리 사극'인지 명확하게 보여주지 못했다. 연극 데뷔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아이돌 출신 배우들 역시 FT아일랜드 송승현과 병헌을 제외하면 하이라이트 시연에는 대부분 참여하지 못한 채 인터뷰만 진행하기도 했다.

▲ 공현주

위안을 삼을 수 있었던 것은 연극이 처음이거나 사극이 처음인 배우들이 상당수 포진했으나 드라마나 뮤지컬 등을 통해 연기 경험을 쌓은 인물들이 대부분이고, 세조 역의 박정학과 김정균, 정희왕후 역의 강효성과 전국향 등 베테랑 연기자들이 중심을 잡고 있다는 점이었다.

특히 배우 강효성은 '여도'를 선택한 이유를 묻자 "개인적으론 '정희왕후' 역이 참 좋았다 여배우가 무대 위에서 마음대로 다양한 걸 표현할 수 있을 거 같아서 좋았고 '여도' 대본에도 나오지만 역사는 누가 쓰느냐에 따라 다르게 보이기에 그걸 재해석한다는 점 자체가 재밌고 작품하는 보람이 있겠다 싶어서 선택했다."라고 거침없이 답변했다.

▲ 강효성

한편으론 연극에 도전하는 배우들 역시 패기가 넘쳤다.

승현은 "뮤지컬 세 작품. 단편영화 등을 했었지만, 연극은 단어 자체로 부담됐다. 내가 감히 선배님들, 동료님들과 함께 같이 대화하고 느낄 수 있을까 부담이 컸다. 그러나 4-5년만의 무대라서 솔직한 감정으로 너무 감사드렸다. 무대에서 연기하는 게 무척 그리웠었다. 맛을 본 배우라면 절대 잊지 못할 것 같은데 너무 좋은 기회를 얻었고 이성 역할 맡은 만큼 책임감 갖고 극이 끝날때까지 멋진 무대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이민혁은 "연기를 처음 접하게 됐는데 저도 연극을 한다는 게 부담됐지만 막상 연습 시작하고 준비하다 보니 선배님들, 연출님 등 많이 도와주셔서 무대에서 처음으로 연기에 발을 내딛게 된 것 같다. 너무 좋은 분들과 함께할 수 있게 돼 감사하다."고 말했다.

 

힘찬은 "이번 여도를 통해서 첫 연극을 하게 됐는데 사실 제가 가장 나중에 합류하는 바람에 아직 호흡을 맞춰보진 못 했지만, 많은 선배님들이 잘 가르쳐주고 계셔서 저도 잘 배우고 첫 공연 때 최선을 다해서 최고의 결과를 보여드리겠다."고 자신했다.

'S다이어리', '은밀하게 위대하게' 등 대학로 작품까지 두루 섭렵하며 내공을 쌓고 있는 병헌 역시 첫 사극에 임하는 소감을 묻는 질문에 "처음 대본 읽기 전에 자료부터 보는 게 맞겠다 싶어서 검색을 많이 했다."고 답변한 뒤 "네이버에 '비극의 왕'이라고 치면 단종이 나오는데 우선 영화도 찾아보고 TV 예능 등에 나온 것도 많았다. 연기하면서도 계속 기분이 쓸쓸하고 슬퍼서 무대 위에서 단종 역을 하면서도 무겁고 쓸쓸한 마음이다."라고 작품에 임하는 준비 과정을 전했다.

▲ 병헌

하지만 여전히 '여도'는 확신감을 주긴 전체적으로 어려워보였다. 이 작품이 과연 매체와 무대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지 혹은 어떤 영역에서도 연기 내공이 사라지지 않는 것을 증명할지 관객들의 기대가 모일 것으로 보인다. 연극 '여도'는 2월 25일까지 한전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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