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보령 머드 축제'의 현장 속으로

[문화뉴스=아띠에터 칼럼그룹] 어느새 본격적인 휴가철이 다가온 7월, 장마와 뜨거운 햇볕 사이에서 복불복으로 날짜를 고를 수밖에 없는 직장인들. 이럴 땐 비가 와도 신나고, 해가 내리쬐어도 재미있는 그런 곳을 골라보는 것은 어떨까. 

웬만한 축제에서는 놀아봤다는 필자였지만 지역 축제에는 다소 참여가 미흡했었다는 평가를 듣고 있었기에 이번 기회에 지난 18일부터 27일까지 보령의 대천 해수욕장에서 열리는 보령 머드 축제에 참가하기로 했다.

보통 친한 친구들끼리 대중교통, 혹은 자가용을 이용해 숙소를 잡고 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에 조금 색다른 경험을 해보기로 했다. 요즘 페이스북을 검색하다 보면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소위 '이벤트 페이지'를 이용해 그룹 여행 패키지를 선택한 것. (이는 주로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숙소 예약과 교통의 편의를 위해 외국인들이 한국 친구들과 기획하는 경우가 많다.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그룹 여행의 구성원은 외국인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본인의 성향에 맞춰 잘 선택할 것.) 지난 토요일 아침 일찍 버스 두 대에 친구 몇몇과, 모르는 사람들 대다수와 함께 몸을 씻고 대천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이벤트 오거나이저의 자세한 안내와 함께 버스 안에서 처음 보는 사람들과 함께 흥겹게 어머님들의 광란의 관광버스가 재연되었으나, 금세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숙소 앞.

짐을 풀고 바로 편한 옷차림으로 머드존으로 향하기 시작하였다. 이미 머드로 범벅이 되어 행사를(?) 치른 좀비떼들이 우리의 반대편에서 하이파이브를 날리며 아직 보송보송한 우리의 몸에 머드자국을 남기며 지나갔다.

길고 긴 해변을 지나 마침내 머드존으로 들어가자 모두가 한꺼번에 동심으로 돌아가기로 약속이나 한 듯 뒹구르고 옷에 문지르고 넘어뜨리는 만행을 저지르기 시작했다. 

   
▲ 머드 체험 후 친구들과 함께

피아의 구분도 없이, 그저 서로가 넘어지고 넘어뜨리는 전투축제 같다고나 할까. 패밀리 존과 컬러 머드 존을 돌아다니며 상대적으로 느긋함을 즐기는 사람도 있었고, 머드 존을 탈출하여 스테이지에서 하는 공연을 관람하는 사람들까지. 정말 다양한 군상들이 자기만의 방식으로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해가 질 때까지 각종 공연과 물놀이를 즐기고 저녁에는 친구들과 함께 해변에서 머드축제의 일환으로 펼쳐지는 불꽃놀이를 감상하며 풍등을 날리고 다른 누군가들은 미니바이크나 ATB를 탔으며, 힙해보이는 어느 라운지 카페에서 칵테일을 즐기며 하룻 밤이 훌쩍 지나갔다. 

   
▲ 머드 축제에서 밤마다 펼쳐지는 불꽃축제. 안개와 함께하여 밤하늘을 붉게 물들었다.
   
▲ 소원을 빌며 풍등을 날리는 필자와 친구들

 

   
▲ 같은 버스를 탔던 외국인 친구들은 미니바이크를 타며 밤거리를 즐기고 있었다.

다음날 해가 쨍쨍한 가운데 다시 한 번 머드를 즐기러 간 친구들, 해변가의 나른함을 만끽하는 친구들로 나뉘어 각자의 시간을 보내고 버스를 타고 서울로 돌아오며 1박 2일의 머드축제 체험은 끝이 났다. 정신없이 피곤한 가운데서도 드는 생각은 '또 가고 싶다…'

머드 뿐만 아니라 바닷가에서 물장구만 치는 흔한 해변놀이가 아니라 다양한 레저가 함께해서 더욱 흥이 났었나 보다. 덤으로 그룹여행에서 사귄 친한 친구들과의 소중한 추억도 함께였다.

해가 쨍쨍한 날에는 머드존과 해변의 물놀이를 함께 즐기고, 비가 오는 날에는 머드존에서 슬라이딩을 하며 천연 머드의 질퍽함을 두배로 즐길 수 있는, 낮과 밤의 다른 문화가 공존하는 보령 머드 축제 체험기였다.

[글] 아띠에터 박효비 artieto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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