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20년간 서울에서 살아온 북한 간첩이 귀환 명령을 받고 자신의 삶을 정리하는 하루를 다루는 연극이 열린다.

국립극단이 한국의 대표적인 소설가 김영하 원작 소설인 '빛의 제국'을 각색한 '빛의 제국'을 명동예술극장 무대에서 4일부터 27일까지 올린다. 지난해 연극과 영화, 꿈과 현실의 경계를 허무는 미장센을 선보인 '스플렌디즈'의 아르튀르 노지시엘이 연출을 맡았고, 프랑스 극작가 발레리 므레장과 함께 각색했다. 그리고 6년 만에 다시 명동예술극장 연극 무대에 오르는 배우 문소리, 지난해 국립극단의 마지막을 장식한 작품 '시련'에서 '존 프락터'를 소화한 배우 지현준의 연기도 빛을 더할 예정이다. 3일 오후 프레스콜이 열린 가운데, 사진으로 작품에 대해 좀 더 살펴본다.

   
▲ 별 볼 일 없는 영화수입업자 '김기영'(지현준)은 대학에서 만난 '장마리'와 결혼해 서울에 살고 있는 평범한 가장이다.
   
▲ 하이네켄 맥주, 축구, 그리고 스시 마니아인 '기영'은 이미 10년 넘께 끈이 떨어진 '잊혀진 스파이'로 살아왔다.
   
▲ 그러던 어느 날 아침, 평양에서 보낸 것으로 보이는 의문의 이메일 한 통을 받는다. '모든 걸 버리고 24시간 내에 귀환하라'는 내용이었다.
   
▲ 서울에서의 인생을 청산하며, 단 하루 동안 인생을 통째로 다시 사는 남자 '기영'과 이전과 같은 듯 다른 하루를 보내는 여자 '마리'(문소리),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인물들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 원작자 김영하는 소설 발간 당시 "기본적 지향점은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한국사회가 어떻게 변화해왔는가, 그리고 인간들의 삶이 어떻게 달라졌는가를 살펴보는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 이번 작품은 두 개의 스크린이 걸려있는 녹음실에서 시작된다. 각색을 맡은 발레리 므라장은 다양한 공간을 아우르면서 등장인물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독특한 공간을 찾아내기 위해 고민했다.
   
▲ 녹음실에 자리한 배우는 때로는 작품 속 등장인물로, 때로는 배우 그 자신으로 존재하며 각자의 기억을 이야기한다.
   
▲ 간결한 무대 세트 위에 설치된 두 개의 스크린은 각각 등장인물의 일상을 보여주며, 기억의 여정을 떠나는 인물들의 감정을 강화하고 깊이를 만들어 낸다.
   
▲ 또한, 이방인으로 바라보는 서울을 아름다운 시선으로 담아내면서, 너무 익숙해서 미처 깨닫지 못한 서울의 '자유'와 '풍요'를 감각적으로 묘사한다.
   
▲ 이번 공연은 지난해 가을, 연출가가 직접 한국을 방문해 진행한 개인 인터뷰와 워크숍 형식의 오디션을 통해 8명의 배우가 연기한다.
   
▲ '시련'의 '존 프락터'를 연기한 지현준(뒤)이 '김기영'을, '홍도'에서 기생 '홍도' 역으로 동아연극상 여자연기상을 받은 양영미(앞)가 '기영'의 후배인 '소지'로 등장해 '기영'의 회상에 함께한다.
   
▲ 2010년 '광부화가들' 이후 6년 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온 문소리가 인생의 한 가운데에서 자신의 삶과 정체성을 고민하는 '기영'의 부인 '마리'를 연기한다.
   
▲ 이 외에도 정승길, 양동탁, 김한, 김정훈, 이홍재 등 신구조화가 이뤄진 배우들이 작품 속 인물을 연기하는 동시에 자신들의 기억을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 기존의 연극과 달리 극중 인물과 배우 스스로의 경계를 허무는 이번 공연은 관객과 배우 모두에게 새로운 도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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