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 세계랭킹 1위 기록 보유한 테니스의 황제

▲ 롤 모델 조코비치(사진 좌)와의 대결 이후의 정현(사진 우). 이제 정현은 또 다른 전설, 페더러를 만난다. 사진제공=라코스테

[문화뉴스 MHN 김현희 기자] 요즘 국내 스포츠계에서 가장 핫(Hot)한 이는 다름 아닌 정현(22)이다. 호주 오픈 4강 진출로 대한민국 테니스 역사를 다시 쓰고 있는 정현이지만, 그 여정까지 손쉬웠던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아니, 58위에 불과한 그의 세계 랭킹 숫자만 따져 보았을 때 그 앞에 놓여진 상대 선수들의 무게감은 상당할 수밖에 없었다. 1회전에서 만난 미샤 즈베레프(세계랭킹 35위), 2회전에서 만난 다닐 메드베데프(세계랭킹 53위), 32강전에서 만난 알렉산더 즈베레프(세계랭킹 4위), 16강전에서 만난 노박 조코비치(세계랭킹 16위)까지, 어느 누구도 정현보다 낮은 랭킹 포인트를 기록하지 않았다. 되려 8강에서 만난 테니스 샌드그렌의 랭킹이 97위였을 정도. 그 샌드그렌도 8강까지 오르며 세계의 강호들을 격파했던 터라, 가볍게 볼 수 없었다.

즉, 정현이 치른 호주 오픈 다섯 경기 어느 하나 쉽게 넘어가는 법이 없었다. 세 번의 3-0 승리와 한 차례 기권승(1회전)이 있었지만, 세계 4위 즈베레프와는 수세 끝에 3-2로 역전하는 등 매 경기를 어렵게 치러야 했다. 특히, '전설' 조코비치와는 1세트와 3세트에서 타이 브레이크 경기를 펼치는 등 무실세트 승리 속에서 꽤 애를 먹는 경기를 펼쳐야 했다.

이제 팬들의 눈은 오는 26일 오후 5시 30분(한국시각 기준), 호주 멜버른파크에서 열리게 될 호주 오픈 4강전을 향해 있다. 정현의 상대는 예상대로 또 다른 전설이자 세계랭킹 2위인 로저 페더러(37, 스위스)로 결정됐다.

호주 오픈 디펜딩 챔프,
로저 페더러 그는 누구인가?

페더러는 말이 필요 없는 세계 테니스계의 전설이다. 숫자가 모든 것을 말해 준다. 지금은 세계 1위 자리를 라파엘 나달(32, 스페인)에게 내주었지만, 2004년부터 2008년까지 237주 연속 세계 랭킹 1위를 마크, 역대 최장 연속 랭킹 1위 기록을 세운 바 있다. 누적 기록으로는 총 302주간 세계 랭킹 1위 자리에 있었으며, 이로 인하여 많은 스포츠 전문가들 및 전/현직 선수들이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주저 없이 페더러를 뽑기도 했다.

또한, 그는 역대 남자 선수들 중 19개의 그랜드 슬램(호주 오픈, 프랑스 오픈, 윔블던, US 오픈) 단식 타이틀을 획득한 유일한 선수이기도 하다. 또한 그는 2009년 프랑스 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커리어 그랜드 슬램(상기 4개 그랜드 슬램에서 모두 우승 경험)을 달성한 역대 7번째 남자 선수가 되었다. 그 외에도 그랜드 슬램 29회 결승 진출, 그랜드 슬램 대회 10회 연속 결승 진출 등 역대 그 어떤 선수들도 달성하지 못했던 기록을 다수 보유한 '기록의 사나이' 이기도 하다. 말 그대로 살아있는 전설로 추앙 받을 만한 선수이자 그랜드 슬램에 참가한 누구라도 한 번쯤 만나보고 싶어할 만한 선수가 바로 페더러다. 정현 역시 페더러의 은퇴 전에 그와 꼭 한 번 맞붙고 싶다는 욕심을 내비친 바 있다. 그리고 그 바람은 생각보다 일찍 실현될 수 있게 됐다.

페더러는 한국 팬들에게도 상당히 친숙한 존재다. 11년 전 한국 땅을 밟았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페더러는 현대카드 슈퍼매치 초청으로 '노장' 피트 샘프라스와 함께 잠실 실내 체육관에서 빅매치를 가진 바 있다. 페더러는 당시 곤룡포를 입고 테니스 코트를 밟아 눈길을 끌기도 했다. 경기는 당시 26살의 페더러가 10살 위인 샘프라스에 세트 스코어 2-0(6-4 6-3)로 승리한 바 있다.

이러한 페더러도 잠시 그랜드 슬램 대회에서 잠시 주춤반 바 있다. 2010년 호주 오픈 우승, 2012년 윔블던 우승 이후 2013~16년까지 우승 기록이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2016년에는 호주 오픈과 윔블던에서 4강에 올랐을 뿐, 프랑스 오픈과 US 오픈에는 불참했다. 그러다 지난해 호주 오픈 및 윔블던에서 패권을 차지하면서 세계 랭킹 2위 자리에 복귀했다. 현 세계 랭킹 1위 나달이 8강에서 전치 3주 진단을 받으며 기권하는 바람에 페더러가 호주 오픈 2연패에 성공한다면 순위가 바뀔 수도 있다. 다만, 2연패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이번 호주 오픈에서 가장 핫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정현이라는 벽을 넘어야 한다.

eugenephil@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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