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이중적인 내면의식을 테마로 타인과 진정한 관계회복을 모색하는 작품

   
 
[문화뉴스] 프랑스 장 뤽 고다르 감독에 의해 영화화된 알베르토 모라비아의 소설 '경멸(Il disprezzo)'이 이탈리아 외무부의 번역 지원금을 받아 국문 번역본(도서출판 본북스)으로 출간됐다. 
 
이 소설은 인간의 이중적인 내면의식을 테마로, 사랑 그 자체에 초점을 두고 서술하기보다는 타인과 진정한 관계회복을 모색하는 사랑윤리를 잘 드러낸 작품이다. 
 
기계문명의 발달로 무수한 커뮤니케이션 통로가 있지만 현대인들은 내면 소통 부재로 인해 직면하는 문제점들이 많은 현실이다. 이 소설은 이러한 현대인들에게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지침이 될 수 있다. 자서전적 형식인 일인칭으로 쓰여진 주관적 이야기로, 극작가로서 야망을 가진 남편이 경제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아내가 원하는 집을 사기 위해 원하지 않는 시나리오를 쓰게 되면서 벌어지는 부부간의 갈등을 그리고 있다. 
 
원작자인 알베르토 모라비아(Alberto Moravia, 1907~1990)는 네오리얼리즘의 거장으로서, 실존주의 사상을 바탕으로 인간의 내면을 잘 묘사한 이탈리아 작가 중 한 사람이다. 
 
그의 소설 중 영화화된 작품들이 많은데, 대표적으로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의 '순응주의자(Conformista)'와 고다르의 '경멸(Le Mepris)'을 들 수 있다. 그 외에도 마리오 솔다티의 '시골여인(La Provinciale)', 마우로 볼로니니의 '아고스티노(Agostino)', 비토리오 데 시카의 '두 여자(La Ciociara)' 그리고 세드릭 칸의 '권태(La noia)' 등이 있다. 
 
특히 '경멸'은 많은 영화감독들이 관심을 가졌던 작품이다. 장뤽 고다르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어 국내뿐 아니라 프랑스에서도 모라비아의 예술세계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그의 작품들은 주로 인간의 이중적인 내면 의식을 테마로 하고 있다. 
 
한형곤 한국외국어대학교 명예교수는 "모라비아를 모랄리스트로 분류하는 이유는 부도덕하고 비윤리적인 것, 비정상적인 관계 속의 인간들에게 내리는 비판적 결론을 통해 작가로서 독자에게 암시하는 일종의 사회적 규범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번역자 정란기는 이탈리아 영화를 한국에 소개하는 뉴이탈리아영화예술제(www.ifaf.co.kr)를 주최하는 등 이탈리아와 한국과의 문화교류를 위한 일을 하고 있으며, 이탈리아 영화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또한, 모라비아의 '순응주의자'를 대산문화재단 외국문학번역지원을 받아 번역 중이다.
문화뉴스 편집국 press@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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