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문화뉴스 DB

[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한국 영화기자협회가 주최해 올해 9번째를 맞이한 올해의 영화상이 선택한 최고의 한국영화는 지금도 극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영화 '1987'이었다.

30일 오후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제9회 올해의 영화상이 개최되었다. 2010년 처음으로 출범한 올해의 영화상을 주관하는 한국영화기자협회는 59개사 90여 명의 기자들이 투표권을 갖고 각 부문의 수상작을 선정하는 시상식으로 2017년 1월 1일부터 2017년 12월 31일까지 개봉한 영화를 대상으로 투표를 진행했다. 

그 가운데, 이번 올해의 영화상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작품은 '1987'이었다. '1987'은 2017년 작품상과 감독상을 거머쥐며 2관왕을 달성해 기자들의 '원픽'의 위엄을 누렸다. 올해의 영화상을 중계로 지켜봤던 시청자들 또한 대부분 수긍했다. 그렇다, '1987'이 선택받는 건 당연했던 것이다.

지난 2017년 수많은 국내영화가 관객들 앞에 선보였고 대부분의 영화가 제법 많은 관객 수도 기록했다. 그리고 '역사'라는 키워드 아래, 근현대사 및 과거 역사를 소재로 한 국내영화들이 특히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중에서 흥행과 작품성, 메시지 모두 다 사로잡았던 영화는 손에 꼽을 정도로 없었다. 그나마 지난 8월에 개봉했던 '택시운전사'만이 충족했을 뿐이었다.

그 점에서 '1987'은 앞서 언급했던 삼박자 모두 갖춘 웰메이드 영화였다. '1987'이 나오기 전까지 1987년 이야기는 영화계에서 불문율처럼 여겨 제대로 다뤄진 적이 없었다. '1987'는 그 뜨거웠던 1987년 그 날 시청 앞에서 "독재타도 호헌철폐"를 외쳤던 이들과 2016년 말 광화문에서 촛불을 들고 운집한 이들을 하나로 묶는 연결고리를 담당하며 전 세대를 아우르는 데 성공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영화의 출발점이자 1987년 1월에 벌어진 故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을 시작으로 마지막인 6월 민주항쟁까지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하나의 다큐멘터리처럼 연출해 극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가식 없는 눈물폭탄을 선사했다. 또한, 동시에 수많은 배우들이 한 명 한 명 돋보이기보단, 마치 금메달을 따기 위해 서로를 밀어주는 쇼트트랙 계주처럼 물흐르듯 이어가는 팀플레이를 보여주며 그동안 '지구를 지켜라', '화이' 등 별난 영화만 맡아왔던 장준환 감독까지 재평가 받게 되었다. 

2018년 1월 29일 한국영화진흥회 통계자료 기준으로 '1987'의 누적관객 수는 7,052,936명이다. 김신성 한국영화기자협회장이 시상에 앞서 "2018년이 끝날 때까지 '1987'를 상영해야 한다"고 발언했듯, '1987'을 극장에서도 계속 봐야한다는 온라인상 반응도 제법 뜨겁다. 이번 시상식을 기점으로 '1987'이 올해 열릴 국내 주요영화제까지 영향을 끼칠 지 기대해볼 만 하다.

■ 제9회 올해의 영화상 수상자(작) 명단

▶ 작품상= '1987'

▶ 감동상= 장준환('1987')

▶ 남우주연상= 설경구('살인자의 기억법')

▶ 여우주연상= 나문희('아이 캔 스피크')

▶ 남우조연상= 진선규('범죄도시')

▶ 여우주연상= 김소진('더 킹')

▶ 남우신인상= 박서준('청년경찰')

▶ 여우신인상= 최희서('박열')

▶ 올해의 독립영화= '꿈의 제인'

▶ 올해의 외화= '덩케르크'

▶ 올해의 영화인= 김용화('신과함께-죄와 벌')

▶ 올해의 발견상= 윤계상('범죄도시')

▶ 올해의 홍보인상= 최준식(롯데엔터테인먼트)

▶ 올해의 기자상= 김지혜 기자(SBS 미디어 넷)

syrano@mhnew.com

주요기사
관련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