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2일 오후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1관 에스비타운에서 캐주얼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2일 오후 8시 공연을 시작으로 개막해 3월 25일까지 공연되는 캐주얼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는 무겁고 어렵다는 선입견을 가진 오페라 장르를 관객의 눈높이에서 접근, 감각적인 영상과 연극적인 이야기를 접목시킨 코믹한 전개 등을 통해서 쉽게 풀어낸 오페라 작품이다. 서울에서 꾸준한 작품 활동에 들어간 '하랑씨어터'와 부산에서 성공적인 초연을 마친 '예술은 공유다'가 함께 만들었다.

'라 트라비아타' 혹은 '춘희'라는 제목은 잘 모를 수 있지만, 오페라를 모르는 관객들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음악의 작품이기에 대학로 관객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안겨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약 40분 가량의 하이라이트 시연을 통해 선보인 '라 트라비아타'는 캐주얼 오페라답게 코믹하고 쉬운 이야기를 강조했다. 경매집행관과 연출가로 불리는 두 배우가 출연해 비올레타의 유품을 경매에 부친다는 설정을 통해 일종의 극중극 형식처럼 비올레타와 알프레도의 간절한 사랑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를 통해 원래는 대극장에서 2시간 이상의 시간을 할애해서 봐야할 이야기를 짧고 간결하게 설명해준다.

오페라에서는 당연한 장면이지만 라이브로 연주하는 피아노 한 대와 함께 마이크 없이 배우들의 목소리만으로 전해지는 노래 역시 신선함을 더했다.

 

오치운 연출가는 "오페라를 좀 더 쉽고 대중적으로 대중들에게 전하기 위해 제작했다."라고 밝힌 뒤 "이태리 원어를 쓰는 오페라를 사람들이 어렵게 생각하고 멀리 있는 예술장르라고 생각하는데 뮤지컬처럼 가깝게 만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연극과 오페라를 콜라보레이션 했다. 또 영상, 무대미술을 통해 관객들이 감각적으로 자막이나 이미지를 느끼게끔 작업했다."고 연출 과정을 밝혔다.

또 "무대 연출 이전에 드라마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고 밝히며 이태리어로 만들어진 오페라를 쉽게 전하기 위해 감각적인 영상과 자막을 넣었다고 전했다. 자막 역시 "영화관에 나오는 자막처럼 표현하고 싶지 않았다. 음악의 느낌을 표현할 수 있는 무대미술 속에 있으면 어떨까를 고민했다."고 밝히며 직역이 아닌 의역을 여러 번 거쳐 관객 입장에서 이야기의 전개와 음악을 잘 설명할 수 있는 자막을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오페라 연출가이자 예술감독으로 참여한 김성경 감독 역시 '키워드는 캐주얼'이라고 전하며 "오페라는 유럽 귀족들의 전통적인 문화다. 오페라가 생긴지 420년이 지난 오늘 대학로에서 어떻게 관객들이 똑같은 스토리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넘어서기 위해 소극장, 장기공연 등 일반적인 오페라와 달리 영상, 자막의 적극적인 활용 등 캐주얼 오페라만의 다양한 시도를 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오치운 연출과 김성경 음악감독 외에도 기자간담회에 참여한 비올레타 역 강가연, 김민주, 알프레도 역 구원모, 연출가 역 주형준, 민구경, 경매집행관 역 김가은, 김진아, 제르몽 역 안규남, 김정현 배우들 역시 이런 신선한 시도가 의미있다는 소감을 전했다.

 

비올레타 역의 강가연 배우는 "성악에서는 노래를 얼마나 완성도 있게 하느냐에 중점을 두기에 연기를 단순히 하고 많이 움직이지 않는 게 특징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연기가 많이 필요해서 내가 이 노래를 왜 하는지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등 이유가 생겼다. 그러면서 노래 가사에 대해 더집중하게 되고, 처음으로 단어 하나하나를 찾아보면서 공부하게 된 것 같다. 덕분에 노래 완성도도 높아지고 연기도 풍부해진 것 같아 많은 공부가 된 것 같다."며 연극과 오페라가 이룬 콜라보에 대해 긍정적인 소감을 남겼다.

 

연출가 역을 맡아 시연을 선보인 주형준 배우는 '라 트라비아타'의 액팅코치를 겸하고 있다며 "노래할 때 연기지도를 해야하는데 종종 음악을 그냥 들어버리고 말 때가 있다. 역시 음악의 힘을 느끼며 음악을 이길 수 없다 싶더라. 음악에 숨어있는 감각과 이미지를 가까이서 볼 때 받는 게 있는 것 같다. 그걸 어떻게 연기적으로 승화시킬까 싶어서 참 재밌다."는 소감을 전했다.

 

또 다른 연출가 역의 민구경 배우는 "오페라 가수와 배우가 만났다기보단 다 같은 작업자끼리 만났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젠 우리나라에서도 뮤지컬이 꽤나 자리 잡았는데 80년대에 뮤지컬이 거의 처음 소개될 때 이런 심정이 아닐까 싶다. 오페라는 사실 제게도 어렵고 다가가기 힘든 장르지만, 마치 종교를 대하듯 어떻게 하면 좋은 방향으로 전도할까 고민했다. 그 답이 드라마인 것 같다."라며 캐주얼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가 매력적인 드라마를 통해 관객에게 오페라의 재미를 전할 것임을 강조했다.

 

"오페라 공연의 메카 예술의전당에도 캐주얼 오페라가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밝힌 김정현 배우의 이야기처럼, 캐주얼 오페라를 표방하는 '라 트라비아타'가 공연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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