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이민혜 기자] 설 연휴 가족과 함께 보기 좋은 사극 영화 '흥부'가 14일 개봉한다. 영화 '흥부'는 기존에 알고 있던 '흥부전'의 흥부, 놀부 형제와는 다르게 재해석되어 영화화되었다. 양반들의 권력 다툼으로 백성들의 삶이 날로 피폐해져 가던 조선 헌종 14년, 붓 하나로 조선 팔도를 들썩이게 만든 천재 작가 '흥부'(정우)는 어릴 적 홍경래의 난으로 헤어진 형 '놀부'(진구)를 찾기 위해 글로서 자신의 이름을 알리려 한다. 수소문 끝에 형의 소식을 알고 있다는 '조혁'(김주혁)을 만나게 된 '흥부'는 모 잃은 아이들을 돌보며 백성들의 정신적 지도자로 존경받는 '조혁'을 통해 새로움을 깨닫게 된다. 반면, '조혁'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형이 있었는데, 권세에 눈이 먼 형 '조항리'(정진영)의 야욕을 목격한 '흥부'는 전혀 다른 두 형제의 이야기를 쓰기로 한다. 그렇게 탄생한 '흥부전'은 순식간에 조선 전역에 퍼져나가고 이를 지켜보던 '조항리'(정진영)와 반대 세력 '김응집'(김원해)은 그를 이용하려고 한다.

 

故 김주혁이 세상을 떠나기 전 참여했던 작품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던 영화 '흥부' 속에는 그리운 그의 모습이 생생하게 살아있다. '조혁' 그 자체로 나오는 그의 모습 속에서 울컥하기도 하고 애잔한 신에서 더 애잔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어르신, 그곳은 행복하시오?"라는 '흥부'의 대사는 '조혁'에게 던지는 대사지만, 마치 故 김주혁에게 하는 질문 같아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하지만 꼭 故 김주혁의 유작이라고만 볼 수 없는 것은 연기파 배우들의 연기와 매끄러운 연출이 있기 때문이다. 영화 속에서 여러 캐릭터를 마주하게 되는 '흥부'(정우)의 세상을 바라보는 모습과 변화해가는 과정, 당파 간의 세력 싸움으로 한 번도 기를 펴지 못하는 '헌종'(정해인), 서로 권력을 잡기 위해 기 싸움을 펼치는 '조항리'(정진영)와 '김응집'(김원해)의 탄탄한 연기력에 반가운 얼굴까지 더해졌다. 카메오로 특별 출연한 가수 김완선은 '대비' 역할로 나오기도 하고, 배우 진구와 천우희가 우정 출연하기도 했다.

 

기존에 알고 있는 '흥부전'의 내용을 재해석한 부분에서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했지만, 형수의 주걱으로 뺨을 맞는 '조혁'의 모습과 다리를 다친 아이, 봄이 왔음을 알리는 제비와 그가 물고 올 박씨, 그리고 염원을 담은 커다란 박 등 해학과 풍자를 담은 고전 소설 '흥부전'의 이야기와 과도한 세도정치로 힘을 잃은 '헌종', 농민들의 민란 '홍경래의 난'과 조선 후기 최대 금서이자 대표적인 예선서 '정감록' 등의 실제 역사를 자연스럽게 녹아내어 익숙하면서도 신선하게 스토리를 즐길 수 있다. 고전소설 '흥부전'을 재해석한 것으로 사회적 메시지를 의도하지는 않았다고 하지만 정치적인 이야기나 권력자와 소시민들의 모습이 현재를 해학하고 풍자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 영화 '흥부'는 뻔한 권선징악을 그리지만, 그래서 더 재밌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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