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아띠에터 박정기] 스타시티 후암스테이지 1관에서 극단 대경사랑 연극사랑 제2회 정기공연 차범석 작, 이자순 연출의 <청기와 집>을 관람했다.

극단 대경사랑 연극사랑(회장 손성호)은 경상도출신 연극배우들의 경상도 사투리 낭독공연으로 경상도식 감성표현과 감정전달로 관객에게 다가가는 독특한 공연이다.

차범석(1924~2006) 선생은 극작가이자 연출가이며 대쪽 같은 성품의 원칙주의자다. 전남 목포 태생으로 연세대 영어영문학과 출신이다. 작품으로는 '껍질이 째지는 아픔 없이는', '대리인', '환상여행', '식민지의 아침' 등의 작품 외에도 수필집 '거부하는 몸짓으로 사랑했노라', 국내 소극장 연극사를 정리한 '한국소극장연극' 등 집필활동을 했다.

195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희곡)에 '밀주'가 가작 입선하고, 이듬해 같은 신문에 '귀향'이 당선된 이후 극작가이자 연출가로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1962년 발표한 '산불'은 한국 사실주의 희곡을 대표하는 수작으로 꼽힌다.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고립된 마을에서 펼쳐지는 사람의 본능적 욕망을 다룬 '산불'은 김수용 감독에 의해 영화로도 제작됐으며, 신시뮤지컬컴퍼니가 뮤지컬 '댄싱 섀도우즈'로 선보였다.

이 외에도 '불모지'(1957), '성난 기계'(1957), '청기와집'(1964), '열대어'(1965), '장미의 성'(1968), '꿈하늘'(1987) 등과 같은 작품을 집필했다.

1956년에는 '제작극회'를 창단해 소극장운동을 벌였으며, MBC 창립에도 관여해 방송극 집필도 했으나, 희곡을 통해 한국의 현대연극을 본궤도로 올려놓은 장본인이다.

한국극작가협회 회장, 예술원 회장, 한국문화예술원장 등 단체장도 두루 지냈고 대한민국 문화예술상, 예술원상, 서울시문화상 등을 수상했다.

차범석 희곡상(주관 차혜영)이 조선일보사 주최로 제정되어 해마다 시상자를 배출하고 있다.

 

연출가 이자순은 단국대 대중문화예술대학원 공연예술학과 석사출신으로 극단 쎄실, 극단 화, 극단 소금창고 연출, 젊은 연출가 그룹 <자유항해> 동인, 감성교육연구원 EDI 예술 감독이다.

귀여운 장난, 곰, 메디아, 유진오닐 단막제, 오헨리 연극제, 올리아나, 동백꽃, 반전 퍼포먼스 <행복한 날들>, 독도수호 퍼포먼스 <홀로 아리랑>, 선지, 위험한 시선, 영유아 교육극 <요로케 조로케>, 나비효과 24, 샤우팅 맥베스, 연극잔치 Ver.1 그 꿈, 현실이 분다 - 적 외 다수 작품을 연출하고, 2010 서울연극제 ‘미래야 솟아라’ 참가작 <나비효과24> 연출 상을 수상한 미모의 연출가다.

<청기와 집>은 지금은 없어진 극단 산하의 제2회 공연으로 이기하 연출로 명동국립극장에서 1964년 3월 27일부터 31일까지 공연된 작품이다.

서울서 기차로 다섯 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황토 골이란 마을에는 하 참봉의 청기와집이 있다. 청기와로 상징되던 왕년의 영화는 이제 가버리고 몰락한 이 지주에겐 사기한이 찾아든다. 소작인 딸 사이에서 난 일룡이는 이 집을 이용하려다 형사에게 덜미를 잡히고 만다. 청기와집의 꿈을 다시 일으키려던 하 참봉의 노력은 무너지고 남은 것은 좌절뿐이다. 대지주의 몰락을 그림으로써 현 농촌사회의 한 비극을 묘파하려 한 원작자 차범석 선생은 희곡이 재미있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내세우며 그 재미는 대중과 호흡을 같이 할 수 있는 희곡, 그리고 우리 한국 사람의 생활 감정이나 정서와 그리고 몸부림이 극 속에 그려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첫 번째 공연은 성공작이 되지 못한 것으로 기억된다.

대경사랑 연극사랑 제2회 정기공연 작품 <청기와 집>은 낭독공연이다. 맛깔스런 경상도 방언구사로 연출된 독특한 공연이다. 무대에 출연자들의 의자를 배치해 착석하고 낭독과 연기를 병행, 음악효과와 음향효과는 물론 작중인물에 어우러진 의상착용과 감성전달은 물론 정확한 감정표현으로 관객을 극에 몰입시킨 공연이다. 분장과 의상은 물론 착석한 자리 배치까지 적절하게 연출되어 연출가의 기량과 출연자의 연기력 그리고 스텝진의 기술이 조화를 이루어 실제공연과 방불한 성공작이 되었다.

김수현, 루현, 이지수, 권준영, 이현주, 서현성, 배소희, 김미향, 김 현, 김성수, 이성근, 박경수, 서영삼, 공유석, 송성호 등이 출연해 호연과 열연 그리고 방언구사는 물론 감정전달로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손성호와 배소희가 극의 중추 역할을 제대로 표현해 낸다. 서현성의 호연 또한 기억에 남는다.

총진행 윤진봉, 기획 이준석, 그리고 권 혁, 김동찬, 김하나, 박일료, 박정민, 배기범, 서영삼, 성현미, 안민영, 오진석, 윤미영, 이은주, 이해영, 이훈민, 임호준, 장재화, 조영준 등의 공동협력으로, 극단 대경사랑 연극사랑 제2회 정기공연 차범석 작, 이자순 연출의 <청기와 집>을 실제 공연과 방불한 낭독공연으로 창출시켰다.

공연명 청기와 집
공연단체 대경사랑 연극사랑
작가 차범석
연출 이자순
공연기간 2018년 2월 11일~12일
공연장소 스타시티 후암스테이지 1관

 

[글] 문화뉴스 아티스트에디터(ART'ietor) 박정기. 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연출가. 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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