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이민혜 기자] [문화 人] '골든슬럼버' 강동원 "어렵고 아쉬웠던 부분들" ②에서 이어집니다.

 

연기를 위해 쌓은 재능을 연출 쪽으로 해볼 욕심이 있나?

ㄴ 정우형(하정우)이 주도한 것 보면 부지런하고 대단하다. 연출은 실력이 안돼서 못할 것 같다. 욕심보다는 무섭다. 주변에서 가끔 권유했던 감독님이 계셨는데 감독님들한테 연기만 할 테니 좋은 영화 찍어달라고 말했다. 같이 찍으면 되지 잘하는 분들 많은데 굳이 생각은 없다. 나이 들어서는 어떻게 생각이 바뀔지 모르겠지만, 영화 하나 만들려면 2~3년이 걸리니까 그만큼 연기를 쉬어야 하는데 그런 시간이 과연 있을까 싶기도 하다.

 

'1987'도 했지만, 이 영화도 인간관계에 대한 성찰도 들어 있고 사회적 메시지 부분에서 무게감에 있어 떨어지지 않는 것 같다

ㄴ 확고하게 던지는 메시지가 있다. 정말 누구나 타겟이 될 수 있다는 조심하면서 살자는. 억울한 일을 당한 분들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 수도 있고, 어느 한 당시에만 이슈가 됐다가 잊혀진다는 부분을 한 번쯤 얘기를 해보고 싶었다. 최근에 억울한 일 받으셨던 분도 무죄 판결 나는데도 보상을 못 받기도 하니까.


영화 '1987'에도 사회적 메시지가 가득 담겨있다. 주역은 아니지만, 영화의 키를 쥐고있는 역할(이한열 열사)이었다. 찍고 나서 많은 관심을 받았고 스스로 많이 느꼈을 것 같은데 전과 후가 달라진 점이라면?

ㄴ 작품은 늘 하는 거지만 그것에 대해 공부를 하고 들어가니까 새로운 거나 잊고 있었던 많은 것들을 알 수 있었다. 워낙에 너무 상징적인 인물이었기 때문에 더 철저하게 준비를 해야 했다.
가족분들도 다 만나 뵙고, 이한열 열사의 일기도 다 읽어보고, 관련된 책이 있었는데 그 책도 다 읽었다.

 

어머님과 만난 게 화제가 됐었고 강동원 씨 배역이나 연기하는 데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됐을 것 같다.

ㄴ 할머니 한 분이 생긴 것 같은 느낌도 있고, '1987'은 못 보겠다고 하셨는데 '골든슬럼버' 시사회에는 오셨었다. 또 이렇게 힘든 거 했냐고 왜 이렇게 힘든 것만 하냐고 하셨다. '1987' 때도 계속 너무 안쓰러워하셨다. 심정적으로는 '1987'이 훨씬 힘들었다. 영화 끝나고도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았다. 깊게 들어가고 관련된 분들 다 만나니까.

 

새 작품하면서 빠져나오는 게 도움이 됐는지?

ㄴ 하면서 잠시 잊고 있다가도 영화 개봉하면 다시 흔들리고, 완성된 거 보면 더 마음이 안 좋았다. 처음에 촬영할 때도 어머님은 안 보시는 게 좋겠다고 말씀드렸는데 그때는 보신다고 하셨다가, 나중에 안 보신다고 하셨다가, 같이 보면 보겠다고 하셨다가, 결국 못 보시겠다 하셨다. 안 보시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어머님이 포스터에 내가 없다고 매우 속상해하셨다. 특별 포스터라도 만들고 싶었는데 안 된다더라. '하나쯤 만들었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하셨는데 개인적으로라도 하나 만들어 드릴까 생각도 하는 중이었다. 영화 파일도 풀리고 했으니까.

'1987'에서도 대학생으로 나온다. 물리적으로 보이는 것 말고 사회적으로 나이가 들어가고 있는데 배우로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ㄴ 사실 대학생 역이 내가 봤을 때는 무리였는데 감독님이 계속 하자고 하셔서 했다. 20대 때에는 살아남으려고 치열하게 일을 해서 힘들었는데 이제는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사회 구성원으로서 사회적으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됐다. 30살이 넘으면서 자연스럽게 그런 생각을 했다. 많은 생각도 하고 있지만 결국 할 수 있는 일은 좋은 영화를 만드는 것밖에 없다. 더 유명해져서 한국 영화 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것이 또 한국 문화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다. 그렇게 하려면 결국 열심히 하는 것밖에 없다. 답은 하나였다. 공부 열심히 하는 것. 사회 구성원으로서 '1987'도 했던 거다.

 

영화 '인랑'(가제)을 찍고 있다고 들었는데. 

ㄴ 3월 중순쯤 촬영이 끝난다. 6개월째 찍고 있다. 액션이라서 엄청 힘들다. 갑옷이 다 합치면 40kg인데 입고 뛰어야 한다. 남성적인 캐릭터라 몸집이 있어야 하니까 몸도 많이 만들고 운동해야 했다.

할리우드 진출을 앞두고 있다. 어떤 역할인가?

ㄴ '인랑' 촬영 끝나고 바로 넘어간다. 역할이 '수족관에서 일하는 서핑하는 애'인데 쓰나미가 와서 사람들 구하고 다니는 착하고 정의로운 캐릭터이다. 

 

영어 부분에서는 자신 있는지?

ㄴ 연기를 위한 대사 정도는 외워서 할 정도. 대사 정도만 될 것 같아서 쉽지 않을 것 같다. 남의 나라의 말로 연기를 하려니 문화에 대해서 아는 것도 없고, 유학을 갔다 온 적도 없고, 미국에 오래 있었던 적도 없어서 문화에 적응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다. 문화에 적응해야 편하게 촬영할 텐데. 기간은 2달 반 정도인 것 같다. 미국은 거의 3달 안에 끝낸다. 2천억짜리도 3달 안에 끝낸다고 하더라.

할리우드 진출은 또 다른 도전이다. 목표나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ㄴ 재밌으니까 하는 거다. 작품 들어왔을 때도 시나리오 읽고 바로 답을 줬다. 재밌겠다고 하겠다고. 계속 너무 안정적인 길만 가면 재미없어서 못할 것 같다. 새로운 환경에 좀 있어 보고 싶다. 배울 점도 있을 것 같고 재밌을 것 같다. 세계적으로 좀 더 유명해지면 한국 영화도 크게 개봉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한국 영화에서의 목표는 한국 영화도 아시아 시장 동시 개봉, 세계 동시 개봉이다. 그러려면 배우들이 많이 나가야 한다. 


pinkcat@mhnew.com 사진ⓒ 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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