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누군가와 오랜 시간을 함께 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자주 만나지는 못해도 가끔 만나게 되는 그 사람은 마치 어제 만난 것처럼 어색하지 않지만, 오랜만에 만나게 된 만큼 그 사람에 대한 반가움이 크고 그 사람의 변화가 자연스럽고 뿌듯하게 느껴진다. JYJ의 Just Us는 오랜만에 만나는 오래 전 친구 같은 느낌이다.

   
▲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몇 주 전 JYJ의 컴백 소식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JYJ의 1집을 듣다가 문득 JYJ는 언제 다시 앨범을 낼까.. 라고 생각했었다. 아마도 드라마에 출연하는 재중의 얼굴을 마주했기 때문에 그런 궁금증이 생겼을지도 모른다. 재중의 얼굴은 여전히 잘생겼지만 캐릭터 때문인지 아니면 오랜만에 보아서 그랬는지 어딘가 조금 낯설었다. 곧 유천의 영화도 개봉을 할 텐데.. 유천의 얼굴은 또 어떻게 변해있을까? TV에서 자주 볼 수 없는 준수의 얼굴은 또 어떻게 변해있을까? 마치 어린 시절 친구를 생각하듯이 그들의 예전 모습이 그립고, 현재가 궁금했다. JYJ의 엄청난 팬도 아니었지만 대중매체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얼굴들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 그리움이 컸었을 것이다.

1년 6개월 만에 함께 찾아 온 JYJ는 음악적으로 엄청나게 새로운 시도를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모든 트랙이 전반적으로 듣기가 편하다. 그리고 무심하게 듣고 있다가도 귀에 콕 박히는 멜로디와 가사들이 있다. 그래서 한 트랙 한 트랙 편안하지만 그 가운데서 매우 집중해서 듣게 된다. 그리고 가사와 멜로디를 듣고 있다 보면 미소를 짓게 된다.

타이틀 곡인 'Back seat'의 경우 Mirotic에서 발견했던 섹시하고 강렬한 남자의 연장선이다. 다만 그 때 보다 더 대놓고 섹시하고 조금 더 부드럽게 다가온다. 약간의 연륜이 느껴지는 남자다. 그런데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들이 더 성장했다고 느끼는 것인지 그 노골적인 섹시함이 부담스럽지 않고 자연스러우면서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오히려 그들이 그렇게 자랐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 같아 그들이 대견스럽고 뿌듯하게 느껴진다. 그런 느낌은 유천이 작사 작곡한 '서른..'에서도 계속된다. 언제까지나 아이돌로 남아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갈 것 같았던 곱고 잘생긴 유천은 서른을 앞둔 자신의 현실과 심정을 덤덤하게 이야기한다. 그리고 술 한잔을 하기 위해 스케쥴을 확인하고 아주 자연스럽게 소주라고 이야기한다. 세월이 흘렀구나. 여전히 아이돌이지만 그들도 하루의 마무리를 자연스럽게 소주로 할 수 있을 정도로 자랐구나. 그만큼 많은 일들이 있었겠구나. 그들이 이런 것을 공감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는 것도 신기했고, 또 그럴 수 있는 나이만큼 자랐다는 것이 대견해 보였다.

재중과 준수는 각각 솔로앨범을 냈던 배경이 있어서인지 솔로곡에서도 자신들의 색깔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특히 준수는 특유의 감수성을 잔뜩 녹여낸 솔로곡 '7살'을 선보였다. 뮤지컬을 해서인지 솔로 곡에서도 뮤지컬적인 느낌도 물씬 풍겼다. 재중의 경우 솔로 앨범 때 의외로 락을 선택했었는데, 역시 이번 앨범 솔로곡인 'Dear J'역시 락의 느낌을 물씬 풍긴다. 또한 재중이 작사한 'Creation'은 일렉사운드가 돋보이는 얼터너티브 락의 요소가 풍부하게 느껴진다. 앨범 전체에서 멤버들 각자의 관심사와 색깔을 명확하게 표현해내고 있으면서 동시에 JYJ로서의 조화가 충분하게 이루어졌다고 보이는 묘한 앨범이다

반적으로 노래가 편한 이유는 '7살, dad, you there?, Let me see, 서른' 과 같이 같은 연령 대 사람들이 고민하고 안타까워하고 또 위로 받고자 하는 생각들을 편안하게 그려냈기 때문이다. 특히 공감을 하게 되고 마음이 따듯해 지는 이런 노래들은 멤버들이 직접 작사한 노래로 그 JYJ가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일상과 생각을 표현함으로써 대중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트랙에서 보여지는 사랑 노래 역시 엄청나게 애절하다기 보다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이별과 그리움을 그려냈다. 그래서 모든 음악들이 편안하지만 또 집중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의 이야기라 멀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집중해서 듣게 되지만 편안한 것이다.

   
▲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그냥 관심 있는 정도로 JYJ를 지켜보았던 필자의 입장에서 보아도 이번 JYJ의 앨범은 그 동안 JYJ의 행적을 음악적으로 또 현실적으로 그려냈다는 점에서 마음이 따뜻하고, 뿌듯한데... 팬들의 입장에서 이번 앨범은 참 고맙고 따뜻한 앨범일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꼭 팬이 아니어도 멜로디가 편하고 'pop'의 요소가 앨범 전반에 깔려있어 편안하게 듣기 좋은 앨범이다. 혹시 조금 집중하게 된다면 가사에서 느껴지는 일상적인 공감이 좋을 것이다.

각자의 활동을 열심히 하면서도 JYJ로 뭉칠 때 더 행복해 보이는 것은 왜일까? JYJ의 2집 활동을 대중매체에서 잘 볼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이지만, 각자의 활동을 살펴보면서 앨범을 들는 것도 꽤 매력적일 것 같다. JYJ의 활동도 재중, 유천, 준수의 개인 활동도 기대가 되는 여름이다.

 

[글] 아띠에떠 해랑 artietor@mhns.co.kr

팝 칼럼 팀블로그 [제로]의 필자. 서울대에서 소비자정보유통을 연구하고 현재 '운동을 좋아하는 연기자 지망생의 여의도 입성기'를 새로이 쓰고 있다. 언제 또 다른 종목으로 여의도에 입성하게 될는지. 여전히 나의 미래가 궁금한 인간. 나는 '꿈을 현실로 만드는 여자, 말 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여자'.
* 아띠에터는 문화뉴스 칼럼니스트 그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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