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아띠에터 박세상] 한복 입히는 남자, '한복남'의 대표 박세상입니다.

그간 한복이 '특별한 때에만 입는 불편한 우리 옷'이라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 저의 고향인 전주에서 2012년부터 '한복데이'를 시작한 이후, 한복을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입도록 여러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사업을 확장해왔습니다.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한복남 회사를 운영한 지 만 3년이 되었습니다.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는 아무도 손대지 않았던 영역이지만, 누군가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했습니다. 역설적으로 보면 아무도 안 했기 때문에 기회가 열려 있었던 것이죠.

이 일을 통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우리나라 한복을 체험했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대략 추산해보면 100만 명이 넘는 사람이 한복을 입었으니 하루 평균 1,000명 가까이 한복을 입었다고 볼 수 있겠네요.

"그동안 365일 24시간 오로지 한복에 대해서만 많이 생각했습니다" 

그간 100만 명 이상 한복을 체험하고 즐겼다는 것은 재미있으면서 특별한 경험에 대한 요구(Needs)가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이 한복을 찾기 위해서는 이제는 '독특한 경험' 그 이상이 필요할 겁니다. 특별한 이벤트로 한복을 체험하는 것과는 별개로 우리 일상 속에 한복이 스며들어 가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은 국가적으로도 우리나라 지역의 전통문화 콘텐츠를 확산하는 것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수도권에 집중된 경제적 문화적 거점을 지방으로 분산하기 위한 정책이 추진되어 지방에 인프라가 구축되어가는 시점이니까요.

나라의 정책과 맞물려 각 지역의 특색있는 문화를 대중화하는 사업을 지원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한복남 사업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에는 국내와 해외 시장에서 한복 문화를 더욱 대중화하기 위한 방향을 고민 중인데요. 국내와 해외 프로젝트의 목적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국내의 경우 한복이라는 콘텐츠가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누구라도 공감하고 향유할 수 있는 일반적인 문화로 자리잡도록 일상화하는 방향을 설정해야 할 것입니다.

해외의 경우는 한복이라는 소재 자체보다도 '한국 문화'를 더 폭넓게 알리는 관점에서 접근하려는 방법을 모색 중입니다.

그동안 365일 24시간 오로지 한복에 대해서만 많이 생각했습니다. 한복을 당장 기획하고 추진하는 데 필요했던 콘텐츠로서 보고 푹 빠져서 목숨 걸고 일했던 것 같습니다.

▲ 방콕에서 진행한 한복파티 

그런데 최근에는 우리 회사가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방향성을 찾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앞으로는 무엇에 목숨을 걸어야 할지', '나는 무엇을 하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생각해야 하는지' 등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중입니다.

경영·자기계발서보다도 자아를 찾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을 찾아 읽고, 세계 경제 흐름도 읽기 위해 많은 책과 영상을 찾아보고 있습니다.

요즘 정리된 생각은 이렇습니다. 대단한 신기술을 발명하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부분은 '어떤 상황에서 어떤 사람이 어떤 것을 필요로 하는지 맥락 속에서 잘 발견하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그러한 발견을 통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것 같아서 앞으로 기대가 됩니다.

그럼 다음에도 도시와 문화 콘텐츠를 기획하는 이야기와 함께 찾아오겠습니다.

 

[글] 문화뉴스 아티스트에디터(ART'ietor) 박세상. 한복문화콘텐츠 스타트업 '한복남'을 설립한 청년창업가·도시기획자다. 대한민국에서 100만 명에게 한복을 입힌 그는, 이제 해외에서 한복과 한국문화를 어떻게 더 전파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그 날을 준비하고 있다.
[정리] 이우람 본지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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