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햄릿 증후군'을 아십니까? "죽느냐, 사느냐 이것이 문제로다"라는 말에서 출발한 이 증후군은 현대인들이 무수히 많은 정보 속에 치여 결정을 잘하지 못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문화계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문화뉴스가 이 달의 문화 추천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뮤지컬, 연극, 영화, 전시, 음악회 등 다양한 분야의 문화예술 콘텐츠 중 문화뉴스가 직접 작품들을 뽑아 추천합니다. 2016년 4월의 추천 연극은 무엇인지, 지금부터 확인해보세요.

 

   
 

'세일즈맨의 죽음' / 연출 - 한태숙

출연 – 손진환, 예수정, 이승주 등 / 개막일 – 4월 14일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 아서 밀러의 대표작 '세일즈맨의 죽음'이 한태숙 연출가의 무대로 돌아옵니다. 이번 공연은 70여년 전 윌리 로먼과 그의 가족이 불러일으켰던 연민과 감동을 넘어 관객에게 "그의 머릿속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라는 질문을 던지게 한다고 합니다. 맹목적 믿음으로 타인의 욕망을 바라온 세일즈맨 윌리는 곧 현재 우리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은 어떻게 하지?"라는 윌리의 절망이 깃든 의문은 우리가 묻고 싶은 질문이기도 합니다.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 연출 - 이종한

출연 – 신구, 손숙, 정승길 등 / 개막일 – 4월 9일

극작가 故 차범석의 10주기를 추모하기 위해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가 다시 관객들 앞에 서게 됐습니다. 제 6회 차범석 희곡상 수상작인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는 작가 김광탁의 자전적 이야기입니다. 간암 말기의 아버지가 고통으로 인한 간성혼수 상태에서 '굿을 해달라'고 말씀하셨던 것에 대한 충격으로 시작되는 이야기입니다. 연극계 거장 배우 신구와 손숙이 동시에 한 무대에 서며, 배우 정승길, 서은경, 최명경이 우리 시대 모든 아버지를 위해 바치는 이 무대를 함께 꾸민다고 합니다.

'혈맥' / 연출 - 윤광진

출연 – 장두이, 이호성, 조영선 등 / 개막일 – 4월 20일

국립극단이 '근현대 희곡의 재발견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으로 한국 근대 사실주의 희곡의 대표작인 '혈맥'을 선보입니다. 뼈아픈 우리 역사를 사실적으로 그려낸 김영수 작가는 이 작품을 1948년에 발표했는데요. 광복 직후의 세태를 배경으로 혼란스런 시대상과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극빈한 계층을 있는 그대로 묘사합니다. '황금용', '리어왕' 등의 작품에서 텍스트에 충실한 연출을 보여줬던 연출가 윤광진이 연출을 맡아 우리의 과거에 깊이를 더합니다.

 

   
 

'히스토리 보이즈' / 연출 - 김태형

출연 – 최용민, 선종남, 김병희 등 / 개막일 - 4월 8일

2014년 대한민국 연극대상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는 연극 '히스토리 보이즈'가 새로운 캐스팅으로 돌아왔습니다. 1980년대 똑똑하지만 장난기 넘치는 8명의 남학생들과 낭만적인 문학교사 헥터, 그리고 젊고 비판적인 역사 교사 어윈. 인생의 출발점에 선 학생들과 삶의 큰 전환점을 맞이한 선생님들의 이야기입니다. 박은석, 이태구, 심희섭, 손승원 등 대학로의 인기 배우들이 함께 참여하며 생기있는 무대가 돋보이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국물 있사옵니다' / 연출 - 서충식

출연 – 박완규, 유순웅, 이선주 등 / 개막일 – 4월 6일

국물도 없는 인생들을 위한 '국물처세술'을 통해 출세에 성공한 샐러리맨 김상범의 이야기가 오는 6일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시작됩니다. 국립극단의 '근현대 희곡의 재발견' 네 번째 작품인 '국물 있사옵니다'는 작가 이근삼의 희곡입니다. 무려 50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세월을 관통하는 희극의 밑바닥에 흐르는 인생의 비극성을 음미할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전도된 가치관과 기존의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회의 부조리를 풍자할 이번 연극은 관객들에게 통렬함을 맛보게 해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2016 서울연극제 공식 선정작 '내 아이에게' / 연출 - 하일호

출연 – 김보경, 김선미, 손인수 등 / 개막일 – 4월 6일

올해도 어김없이 서울연극제가 개막 소식을 알리며 여러 참가작의 개막 소식을 알렸습니다. 그중에서도 연극 '내 아이에게'는 2014년 4월 16일 온 국민이 가슴으로 눈물을 흘렸던 세월호 사건을 기억하고자 합니다. 작품은 코러스가 있는 모노드라마로 구성됐습니다. 아직 자식의 시신조차 찾지 못한 어머니의 뼈아픈 고통을 직접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아이에게 보내는 어머니의 편지/일기 형식을 택한 것입니다.

'그녀를 말해요' / 연출 - 이경성

출연 – 성수연, 나경민, 우범진 등 / 개막일 – 4월 14일

연극 '그녀를 말해요'는 남산예술센터가 새롭게 선보이는 주제기획전 '귀.국.전(歸國展)'의 세 공연 중 하나입니다. 지난해 '비포 애프터'로 거대한 사건과 삶의 관계를 살펴봤던 연출가 이경성이 그 연장선상에서 삶에 또 다른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이번 작품은 세월호 참사로 딸을 잃은 '엄마'들의 이야기입니다. 이경성 연출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304개의 세계를 기억하는 남은 자들의 방식을 강구하기 위해" 이번 작업을 가졌다고 합니다. 잊지 말아야 할 그날의 사건을, 이제는 '어떻게' 기억해야 할지 고민해봐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위의 '내 아이에게'와 '그녀를 말해요'는 우리들의 기억 방식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합니다.

문화뉴스 장기영 기자 key000@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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