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국립현대무용단(예술감독 안성수)은 2018년 첫 시즌 프로그램으로 예술감독 신작 '스윙 Swing'을 오는 4월 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한다.

매 작품마다 라이브 음악과 특별한 케미스트리를 선보여온 안성수 안무가가 이번에는 스웨덴 스윙재즈밴드와 만난다.

정통 뉴올리언즈 핫 재즈 스타일의 음악을 추구하는 '젠틀맨 앤 갱스터즈 Gentlemen&Gangsters'는 스웨덴 남성 6인조 밴드로 리드미컬하고 경쾌한 스윙재즈의 풍성한 하모니를 연주한다. 무대 위의 라이브 연주와 더불어 안성수 안무가 특유의 밀도 있는 구성, 뛰어난 테크닉과 섬세한 표현력을 가진 최수진, 성창용, 매튜 리치, 안남근 등 국립현대무용단 17명 무용수들의 춤이 어우러져 한시도 지루할 틈 없는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싱 싱 싱 Sing Sing Sing', '인 더 무드 In the Mood', '맥 더 나이프 Mack the Knife' 등 너무나 익숙한 스윙재즈 음악부터 '벅시 Bugsy', '류블랴나 스윙 Ljubljana Swing' 등 새로운 스타일의 재즈까지 17곡의 재즈 음악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무용수들의 흥겨운 춤판이 벌어진다.

■ 시대와 경계의 충돌, 무대 위에 재현되는 스윙재즈 클럽

2017년 안성수 예술감독 신작 '제전악-장미의 잔상'에서는 한국적인 '굿' 음악을 배경으로 한국 무용수들의 아름다움을 보여주었다. 2018년 새롭게 선보이는 예술감독 신작 '스윙'은 약 한 세기 전인 1920~30년대에 유행했던 '스윙재즈' 음악을 2018년 동시대의 현대무용과 함께 선보인다.

안성수 예술감독은 안무 작업 시 음악에서 많은 모티브를 받는다. '젠틀맨 앤 갱스터즈'의 재즈 리듬, 연주하는 모습, 트럼펫, 클라리넷, 트럼본, 기타, 드럼 그리고 보컬에서도 영감을 받는다. 그들의 연주 자체가 매력적이다. 안성수 예술감독은 그들의 기타 연주에서 하와이안 댄스를 연상해 안무에 하와이안 댄스도 포함시켰다. 옛날에는 익살스러운 동작을 현대무용 안무에 넣는 것을 꺼려했는데 음악과 어울리는 발랄하고 가벼운 동작들도 활용한다. 안성수 예술 감독은 "이번 '스윙'에서 최대한 음악이 들려주는 대로 그대로 움직임으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한 편의 영화처럼 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스윙재즈를 소재로 안무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11년 국립발레단 무용수들과 함께 '스윙타임'을 선보였다. 그 당시 스윙재즈는 '싱 싱 싱 Sing Sing Sing'을 테크노 버전으로 편곡한 모던스윙이었다. 관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이번 새롭게 선보이는 '스윙'에서는 정통 뉴올리언스 스타일의 음악과 신나고 흥겨운 스윙재즈 음악을 전문 스윙재즈밴드의 라이브 연주로 들려준다. 스윙의 경쾌함과 현대무용의 자유로움이 보는 이의 멈춰있던 심장을 되살아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 익살스럽고 코믹한 스웨덴 스윙재즈밴드 '젠틀맨 앤 갱스터즈'

'사향쥐들의 산책(Muskrat Rumble)', '물 좋은 생선(Fina Fisken)', '큰 버터와 계란맨(Big Butter and Egg Man)' 등 우스꽝스럽고 엉뚱한 이 재미있는 이름들은 '스윙' 무대에서 연주되는 곡명들이다. 일명 '별다방'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익숙한 재즈곡들을 포함한 빠른 템포의 흥겹고 신나는 리듬이다. '사향쥐들의 산책'인 '머스크렛 럼블 Muskrat Rumble'은 전 세계 스윙 댄서들에게 사랑받는 유명한 스윙재즈 라인 곡으로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 OST에도 소개됐다. '큰 버터와 계란맨'인 '빅 버터 앤 에그 맨 Big Butter and Egg Man'은 당대 유명한 트럼페터들이 여러 버전으로 편곡하며 트럼페터들 사이에선 매우 의미 있는 곡이다. '다크 타운 스트럿터 볼 Darktown Strutters Ball'은 만화 '톰과 제리'에서 옆집 고양이에 반해 꽃단장을 하고 다가가는 톰의 배경 음악으로 사용됐다. 그 외에도 스윙재즈의 황금시대를 이룩한 베니 굿맨(Benny Goodman)의 '싱 싱 싱 Sing Sing Sing', 1931년 재즈 음악으로 먼저 소개된 후 1934년 영화로도 만들어진 '라임 하우스 블루스 Lime house Blues' 등 귀에 익숙하고 다양한 스윙재즈 곡들이 라이브로 연주된다.

*연주 목록

1. 인 더 무드(In the Mood) (MR)
2. 머스크랫 램블(Muskrat Ramble, 사향쥐들의 산책)
3. 벅시(Bugsy)
4. 올 오브 미(All of Me)
5. 류블랴나 스윙(Ljubljana Swing)
6. 피나 피스켄(Fina Fisken, 물 좋은 생선)
7. 블랙 앤 탠 판타지(Black and Tan Fantasy, 흑갈색의 환상곡)
8. 싱 싱 싱(Sing Sing Sing : Glenn Miler ver.)
9. 맥 더 나이프(Mack the Knife)
10. 컴 온 오버 투 마이 하우스 베이비(Come on Over to my House Baby)
11. 인 더 쉐이드 오브 언 올드 애플 트리(In the shade of an old apple tree, 늙은 사과나무 그늘에서)
12. 빅 버터 앤 에그 맨(Big Butter and Egg Man, 큰 버터와 계란맨)
13. 비트윈 더 데빌 앤 더 딥 블루 씨(Between the Devil and the Deep Blue Sea, 악마와 깊고 푸른 바다 사이에서)
14. 라임 하우스 블루스(Lime house Blues)
15. 다크 타운 스트럿터 볼(Darktown Strutters Ball)
16. 레이지 리버(Lazy River, 유유히 흐르는 강)
17. 헤이 수(Hy'a Sue)

전체 17곡 중에 두 곡은 젠틀맨 앤 갱스터즈가 직접 만든 곡이다. '류블랴나 스윙 Ljubljana Swing'은 당대 최고의 작곡가로 인정받은 듀크 엘링턴(Duke Ellington, 1899~1974)에게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곡으로 젠틀맨 앤 갱스터즈의 트롬본 연주자인 헨릭 존슨(Henrik Johnson)의 자작곡이다. 클라리넷의 데저트 그루브(Desert Groove)를 따라 연주되는 뮤트(mute) 스타일의 화려한 트롬본 솔로 연주가 돋보이는 곡으로 류블랴나 스위트 스윙 페스티벌의 10주년을 기념하여 작곡했다. '벅시 Bugsy'는 유머러스한 갱스터 스윙 스타일로 쓰인 곡이다. 가사 내용은 재즈 클럽을 방문한 벅시가 매력적인 여성을 발견하고 격렬한 춤으로 본인을 어필한다는 이야기다.

■ 2018 국립현대무용단 시즌 무용수 전원 출연

안성수 예술감독은 "경쾌한 스윙 리듬에 맞춰 춤추는 우리 무용수들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것이 이 작품의 가장 큰 목표"라고 말한다. 음악을 얼마나 잘 소화시키고, 각자의 개성을 더 잘 드러내는지, 음악성과 움직임이 탁월한 무용수들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무용수는 신나고 빠른 템포에 몸을 맡기며 스윙재즈 특유의 리듬감과 율동감을 몸에 녹여 흥으로 표현한다. 이번 '스윙'에는 국립현대무용단 무용수 17명이 전원 출연한다. 무용수들은 춤을 추지 않을 때에도 무대 위에서 퇴장하지 않고 무대에서 휴식하며 라이브 콘서트를 즐긴다. 별도의 스토리가 없으니 억지로 이해하려 애쓰지 않아도 된다. 신나는 스윙재즈 바에서 잭앤질(Jack&Jill:남녀커플 경연)을 보고 있는 듯하다. 어느 순간 스윙재즈 음악에 맞춰 들썩이는 자신을 발견하고 있을지 모른다. 현대무용이 어렵고 지루하다는 편견을 버리고 편안한 마음으로 스윙재즈 매력에 푹 빠져보자.

이번 '스윙' 공연의 관전 포인트는 무대 위의 스윙재즈 라이브 연주와 커플 댄스이다. 솔로와 군무 동작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정해진 커플들의 춤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커플들의 매력을 비교하는 것도 하나의 보는 재미가 되지 않을까. 다만, 커플 댄스에 에어 동작(점프, 던지기 등) 등 일부 동작이 스윙댄스와 유사점이 있으나 전체적으로 안무 연관성은 없다. 영화의 한 장면을 빨리 감기한 듯 무용수들의 움직임은 카운트마다 촘촘하게 쪼개져있고 전체적으로도 꽉 차있다. 안성수 예술감독의 안무는 빠른데 동작이 정확해야 매력이 있다. 한 카운트마다 동작이 구분되지만 이 모든 것들이 하나로 보여야 한다.

'스윙'은 예고 무대인 '팝업스테이지'로 지난 2월 7일 예술의전당 예술대상의 축하공연으로 일부분을 선보였다. 오는 4월 14일 전문무용수지원센터 무용인한마음축제에서도 예정하고 있다.

 

■ '스윙' 오픈-업 프로젝트를 통한 관객 소통 채널 확대

한편, 국립현대무용단은 '스윙'와 관련해 '영화음악감상회', '오픈리허설', '오픈워크숍'을 일반인 대상으로 운영한다. 3월 28일에 진행되는 '영화음악감상회'는 오동진 영화평론가(전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집행위원장)와 함께하는 '영화 속 스윙재즈'로 스윙재즈 음악이 나오는 영화를 소개하고 그 음악을 감상한다. 3월 23일과 4월 2일 양일간 진행되는 스윙댄스 일일체험워크숍과 함께하는 '오픈리허설'은 오는 4월 선보이는 '스윙' 오픈리허설을 관람한 후 스윙재즈 음악에 맞춰 직접 춤을 배워보는 기회를 갖는다. 스윙댄스 전문 강사가 진행하며,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가능하다.

4월 10일 라이브 음악과 함께하는 '오픈리허설'에서는 스웨덴 스윙재즈밴드 '젠틀맨 앤 갱스터즈'가 연주하고, 국립현대무용단 무용수들이 시연하는 예고편 무대를 선보인다. 리허설 외에도 '스윙'에 대해 소개하고, 더불어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Q&A 시간을 통해 안무가, 무용수, 뮤지션 및 공연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선착순 사전 신청으로 진행되며 일반인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영화음악감상회, 오픈워크숍, 오픈리허설 모두 무료다. 자세한 내용은 국립현대무용단 홈페이지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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