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에 대한 열린이야기 - 오픈갤러리 제3편. 현대 작품에서의 의미 / 서양의 꽃 정물화(Still-life)와 동양의 화훼화(花卉畵

[문화뉴스 MHN 아띠에터 고담비]

(2편에서 계속)

현대에 이르러 꽃을 주제로 한 그림은 새로운 요소들과 접목되어 그 다양성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오늘날의 작가들은 기존의 틀과 형식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새로운 재료의 탐구, 새로운 구성의 실험 등 점차 다양한 시도들을 선보이고 있다.

정창균 작가는 서양의 꽃 정물화에 동양의 철학을 담아내고자 한다.

어두운 배경의 중심에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꽃다발의 묘사는 네덜란드 정물화에서 현대까지 이어진 정물화의 대표적 형식에 근거하여 그려졌다. 그리고 마치 진공 상태와 같이 시간과 공기가 멈춘 듯 고요한 감각을 표현된 화면은 <장자(莊子)>에 등장한 ‘명경지수(明鏡止水)’ 개념을 담고 있다.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명경지수’는 밝은 거울과 정지된 물이라는 뜻으로, 고요하고 깨끗한 마음을 가리킨다.

 

한편 제미영 작가는 전통적으로 길상의 의미를 가진 모란과 연꽃 등과 함께 현대인들의 소망을 담은 종이배나 종이학과 같은 상징물들을 천을 잘라 콜라주 하는 기법으로 전통 민화를 재해석한다.

이렇게 꽃을 소재로 한 그림은 때로는 네덜란드인의 자긍심을 상징하는 수단이었고, 때로는 군자의 덕목을 표현하고 문인들의 취미를 반영하는 대상이기도 했다. 이처럼, '꽃 그림'을 감상할 때에 단순히 꽃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그 속에 담긴 역사적 맥락을 이해한다면 더 즐겁고 폭넓은 미술 감상이 될 것이다.

[글] 문화뉴스 아티스트 에디터(ART'ieor) 고담비 큐레이터는 연세대학교에서 문화디자인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동양 미술사학을 전공했다. 유년시절 미국에서 자라며 접한 서양미술과 국내 대학원에서 공부한 동양미술사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미술품 렌탈 혹은 구매에 대한 컨설팅, 전시기획, 작가섭외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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