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한듯 참하지 않은 이색매력의 소유자

 

[문화뉴스 MHN 김태민 기자] '공주님(?)'답지 않은 표정을 살짝 지어도 아이들은 금세 실망한다.

무대 뒤에서도 마찬가지다. 다른 일정이 바빠 움직여야 하는데 사인 공세에 시달리던 신승희(28)씨가 아이들에게 말한다.

"어머 우리 아이들, 공주님은 이제 성으로 돌아갈 시간이에요. 다음에 또 만나요."

아이들의 눈빛을 마주하며 연기를 펼친다는 건 보통 힘든 일이 아니지만 가족 뮤지컬에 애정이 깊은 그녀는 즐겁기만 하다. 그녀는 아이들에게 호감을 주는 특유의 목소리를 지녔다. 이 덕분에 가족 뮤지컬에 자주 스카웃됐다.

신승희는 "가족 뮤지컬을 만드는 사람은 물론, 연기하는 사람까지 모두 실력이 떨어질 것이란 편견을 갖고 있는데 뮤지컬 위키드도 그렇고 절대 그렇지 않다"면서 "제가 전문적으로 가족 뮤지컬을 하는 배우는 아니지만 앞으로도 당당히 가족 뮤지컬에 출연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녀는 워낙 다방면에 끼가 많아 대학 시절 진로 고민을 누구보다 심하게 했다고 한다. 연극영화과에 진학하고도 휴학하고 시를 쓸까 작곡을 할까 승무원에 도전할까 하는 꿈을 꾸기도 했다. 무대에 선 배우들을 보면서 '내가 있어야 할 곳은 무대'라는 생각을 반복, 결국 배우의 길에만 '올인'하기로 결심한다. 부모의 응원도 큰 힘이 됐다.

청순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신승희는 "실제로는 털털한 성격"이라며 웃음을 보였다.

"연극할 땐 슬픈 역할을 맡기거나 내성적이고 연약한 역할을 많이 맡기는데 저 실제로는 무지 센 언니 스타일이에요."

이로 인해 회사와의 갈등도 많았다고 한다. 회사와의 계약과 어긋나는 경우가 있거나, 출연료를 지급하지 않으려고 하면 당당히 요구하고 문제를 삼는 편이라고.

그녀는 배우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신신당부했다.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서 출연하지 마세요. 저도 작품에 이름 한 번 올리고 싶다는 생각에서 해봤지만 이력에도 전혀 도움 되지 않아요."
 

최근 불거지고 있는 연극계 '#미투_운동'에도 한마디 보탰다. "성희롱 1~2번 당하지 않은 여배우가 있을까요? 아직 이쪽은 해결되어야 할 일들이 많다고 생각해요."

usedtogo@mhne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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