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비드 엔터테인먼트

☞[문화 人] 싱어송라이터 은호를 통해 배우는 '나로서 사는 법'(인터뷰①)에 이어서

[문화뉴스 MHN 박소연 기자] 싱어송라이터 은호가 소속사와의 인연에 대해서는 "1집을 내고 '무궁화 꽃이'라는 타이틀 곡을 현 소속사를 통해 유통을 하게 됐다. 프로모션을 할 때 라이브 영상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해서 영상을 급하게 찍었는데 페이스북에서 반응이 좋았고 소속사 대표님께서 그걸 보신 후에 연락이 왔다"고 소개헀다. 

음악을 하기로 하고 실제로 악기를 잡은지 얼마 안 된 아티스트들이 공통적으로 마주하는 어려움은 편곡과 관련한 것이다. 은호도 마찬가지였는데, "사실 미디를 배우려고 생각을 했는데 그 시간에 곡을 쓰는게 낫겠다 싶었다"며  "올 봄에 EP내는 미니앨범을 중점적으로 집중을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어떤 색감이나 영상으로 대중에게 보여줘야 할지도 고민을 많이 해야한다. 그들의 마음에 와닿게 전달하는 방법을 고민해야겠다"고 전했다.

▲ ⓒ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작업 방식에 대해서는 "일단 내가 막 쓴다. 어떤 순간이나 사물을 볼 때 (곡을 써야겠다는) 느낌이 온다. 예를 들어서 어느날 본 어떤 달이 굉장히 흐릿했다. 하늘에 흡수될 것 같은 달. 그게 어떤 달인지 쓰기 시작했다. 그런걸 써놓은 노트들이 있는데 내가 코드를 붙이면서 멜로디를 만들고 잔가지를 정리해서 완성을 한다"며  "빠르면 되게 빨리 이루어지고. 적어놓은 가사집을 보면서 나중에 이 소리와 이 가사가 잘 어울리겠다 싶으면 그걸 붙여보는 거다"라고 자신만의 특별한 작업방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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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애착이 가는 곡에 대해서 은호는 "'우유 한 모금'에 애착이 간다. 싱글 때도 타이틀이 아니어서 많은 분들이 알지는 못한다. 가장 나를 잘 드러낸 곡이 아닌가 싶다"며 "처절하게 외롭고 외톨이로 살지 않나 하는 힘들었던 시기다. 먹는 거에 꽂혀있었다. 특히 식빵이랑 땅콩잼. 목이 너무 막히는데 우유를 사러가긴 아깝더라. 우유 한모금이 정말 간절한데 그게 그 대상이랑 맞물려져서 곡을 쓰게 됐다"고 전했다. 

'우유 한 모금'을 쓸 당시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누굴 만나도 외로울 때가 있다. 뭔가 내가 뭘 해도 혼자인 것 같이 느껴질떼. 뭐 때문에 이러는지 모르겠더라. 눈물이 나는 데도 내가 왜 울고 있는지 모르겠는 거다"라며 "그때 가사를 쓰면서 '내 감정이 이거구나, 이래서 내가 울고 있었구나' 라는걸 스스로 알 수 있었다. 내가 왜 아픈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순간적으로 썼던 가사를 통해 내 마음을 이해했던 것 같다"며 담담하게 전했다.

▲ ⓒ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은호는 지난 14일 싱글 '상자'를 발매했다. 이 곡에 대해 은호는 "복합적인 마음을 담고 있다. 사람은 항상 힘이 든다. 그걸 누군가한테 얘기를 했을 때 그것의 무게감이 가벼워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나의 힘듦'을 타인은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타인의 힘듦'도 내가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완전한 위로를 받을 수도, 줄 수도 없다. 은호는 이를 알고 있었다. 그는 "내가 힘든 것과 타인이 힘든것에 대해 서로 느끼는 무게감이 다르다"며 "나의 아픔과 시람이 다른 사람에게 털어놓는 순간 별 게 아닌것이 되기도 한다. 그게 싫기도 했다"고 전했다. 

▲ ⓒ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이어 "그래서 나의 힘든 것들을 상자 안에 담 듯이 숨겨두고 싶었던 거다. 가령 내가 누군가에게 음악과 관련해 힘든 점들을 이야기 하면 '하면 하고 싶은 거 하잖아' 라는 반응이 돌아온다. 그순간 누구와 나눌 필요가 없어지는 거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공감을 기대하는 대신 상자에 그 이야기들을 담아두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곡의 결과물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정말 많이 고민했다. 영상도 그렇고 자켓도 그렇고 믹싱부터 마무리까지 직접 참여했다. 그래서 그런지 '내 새끼' 같고 소중하다. 종합 예술을 한 느낌이다"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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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를 다룬 지 얼마 안된 은호는 기타에 대해 "7년 전에 한참 '슈스케 붐'일 때 잠깐 한 두달 배웠다. 그때는 통기타를 쳤는데 이후에 밴드 사운드를 들으니까 너무 좋더라. 그 뒤로는 전문적으로 배웠다기 보다는 유튜브로 보면서 코드 따서 연습하고 내가 좋아하는 뮤지션의 노래를 들으면서 연습했다"고 전했다.

좋아하는 뮤지션으로는 캐나다의 '파이스트(Feist)'를 꼽았는데, "캐나다의 아이유 같은 존재라고 하더라. 그의 목소리와 무대에서 즐거워 하는 모습이 좋더라. 가사도 시적이다. 너무 닮고 싶은 분이다"라고 전했다. 국내 뮤지션으로는 혁오와 우효를 꼽았는데 특히 혁오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에서 저런 사운드를 구현해내는 밴드가 있구나 너무 좋다 싶었다. 혁오의 음악은 계속 듣는다"고 전했다.

▲ ⓒ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 만큼, 작품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나갈 수 있었다. 은호는 "하루키를 정말 좋아한다. 최신작 말고 다 읽었다. 처녀작으로 돌아가서 또읽는다. 많이 영향을 끼친게 '양을 쫓는 모험'이다. 거기에 주인공이 나랑 너무 닮아있더라. 내가 울고 있는데 우울한데 하루키가 내 마음을 정리해주는 느낌을 받았다. 소설이 빈틈이 많다. 안아주고 싶은 아이를 만난 느낌이다"라고 전했다.

음악을 시작하고  개인적으로 변화한 지점에 대해서는 "나는 원래 거절을 못한다. 또 내가 기분이 나빠도 그걸 숨기는 데 익숙하다. 그게 고착화가 됐고, 나는 이미 그런 사람이다. 그런데 음악을 시작하면서 많이 변했다"며 "음악을 하고 내 마음을 직접입으로 부르다보니까 요즘에는 갑자기 바뀐건데, 내 마음을 말할 수 있게됐다. 아직 서툴기는 하다. 그래도 예전보다 훨씬 마음이 편하고, 서툴고 미숙한 건 변화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공연과 관련해서는 "'공연을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딱히 없었다.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한 음악이 아닌 나를 위한 음악으로 시작한 것이기 떄문에. 사실 의지를 가질 힘이 없기도 했다. '노 없는 배'처럼 떠다닌 거다. 그런데 이제는 조금씩 공연에도 손을 뻗어보려고 한다"며 설레는 마음을 전했다.

원하는 공연 컨셉에 대해서는 "나는 멀리보고 가는 타입이 아닌가보다. 오늘을 사는 사람 같다. 오늘 하루 내 발등에 비춰진 불을 따라 겨우겨우 나가고 있는 것 같다"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이어 "자연스러운 공간이었으면 좋겠다. 편하게 쉬러 온 사람들에게 내 노래를 들려주면 그게 그들에게 닿을 수 있는지 궁금하다. 얘기하고 차 마시며 쉬다가 내 목소리에 고개를 돌릴 수 있는, 그런 공간에서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은호는 다가오는 봄 새로운 앨범을 발매할 예정이다. 그는 "올 봄 즈음에 여태까지와는 또 다른 은호의 감성을 만나보실 수 있는 EP가 나올 것 같다. 수록곡들이 연결이 되는 작업을 했다. 만남과 이별이 담겨 있는 앨범이다. 비유적으로 표현은 했지만 연결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작업이다"라고 전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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