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홍대 인디씬에서 '미친 밴드'라면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갈 수 있는 고고스타가 3집 앨범 기념공연을 지난 7월 26일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에서 열었다. 이번 글에서는 공연관람후기 겸 홍대 락앤롤 공연의 매력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필자가 봤던 고고스타의 첫 라이브는 지금은 없어진 홍대 SSAM이라는 라이브 공연장이다. 삐에로 광대 비슷한 복장의 멤버들과 미친 슬램을 하는 관객들을 보면서 평범하지 않음을 강렬하게 느꼈다. 처음부터 '뿅뿅 디스코 록'이라는 독특한 장르를 들고 홍대에 나타났다. 2008년 쌈지사운드페스티벌에서 무대 높은 곳으로 올라가 다이빙을 서슴없이 하는 보컬 이태선의 모습은 정말 압도적이었다. 또 마를린 멘슨 분장을 연상케 하는 이연석도 윤도현의 러브레터에서 FX 기계음으로 대화를 이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번 3집 앨범도 평범치 않은 곡들로 가득했다. 1집 앨범이 전통 뿅뿅 디스코 록 (어떤 느낌인지는 1집 '99star'라는 곡을 들어보면 느낄 것이다.)이라면 앨범이 나올수록 뿅뿅은 절제하면서 세련미를 돋보이게 하는 곡들을 들려줬다. 과거의 촌티 나지만 신날 수밖에 없는 노래를 즐기던 팬들은 아쉬울 수 있지만 1집의 모습 후에 변화가 없는 뮤지션이라면 그것도 나름대로 팬들의 실망을 줄 수 있다.

▶ 고고스타 live- 99star

 

3집 기념 앨범이었지만 1,2집의 대표곡들은 빼먹지 않고 불러줬다. 라디오헤드의 'creep'만큼이나 라이브에서 듣기 힘들었던 '내가 우뢰매'라는 곡도 오랜만에 팬들을 미쳐 날뛰게 해줬다. 사실 지난달 고고빅쇼라는 단독공연 뒤풀이 때 몇몇 팬들이 불러 달라고 간곡히 요청한 적이 있다.

홍대 라이브 공연의 묘미 중 하나는 뮤지션과 좀 더 친근하고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이다. 공연 후 뒤풀이에 팬들도 참석하는 경우가 많고 공연 전반적인 면에서 또 다른 소통이 될 수 있는 통로를 열어준다. 팬들이 정말 친해진다면 밴드를 단순히 좋아하는 것뿐만 아니라 직접 조력자가 되어 매니저나 소속사 직원이 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 고고스타 live - 내가 우뢰매 


펑크, 스카, 메탈 공연을 즐기다 보면 슬램과 모슁을 하는 경우가 많다.

- 슬램 : 곡의 폭발지점 또는 시작과 동시에 서로 부딪히며 밀치는 행위
- 모슁 : 곡의 폭발지점 또는 시작과 동시에 허공에 싸움하듯 주먹질과 발길질을 하는 행위.
- 서클 핏 : 반경 2~3m 크기의 원안에서 비교적 빠른 속도로 도는 행위.

이번 공연에도 공연장 한가운데 서클 핏이 만들어지고 슬램의 향연이 펼쳐졌는데 고고스타 같은 경우는 곡의 80~90프로가 팬들의 슬램을 불러 일으킨다. 나도 평소에 과격한 슬램으로 안경, 목걸이, 팔지를 끊어먹은 적이 종종 있다. 이 날은 오랜만에 슬램을 즐겨서인지 튀어나오다 상대방 머리가 내 인중을 타격하는 일이 벌어졌다. 순간 코피도 살짝 나고 앞니가 아파서 평소보다 놀라긴 했지만 노는 힘이 강해서인지 통증이 오래가진 않아 신기했다.

   
 

▶ 고고스타 live - 치키치키 

평범한 사람들이 보기에는 분명히 그들은 뭔가에 미친 사람들처럼 보인다. 그렇지 않은 이상 코피가 날 수도 있고 앞니가 부러질 위험이 있는 행위를 스스로가 열정적으로 하는 걸 이해하기 어렵다. 취향이 있기 때문에 강요는 할 필요는 없다. 그들이 왜 음악을 들으며 미쳐 날뛰고 어떤 매력이 있기에 빠져드는지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건 공연장을 와서 직접 보고 듣고 뛰어보면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미친 세상 속에서 정신 바짝 차리고 살아가자는 말을 수없이 많이 듣지만 그게 정답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가끔은 같이 미쳐 돌아버리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We are crazy but not rude.(우린 미쳤지만 건방지진 않아.)' 고고스타의 대표적인 슬로건처럼 이라면 미쳐도 꽤 멋질 것만 같다. 

   
 

 

[글] 아띠에떠 스컬(백창훈) artietor@mhns.co.kr 
내일보다는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이 중요하다! 인문학보다는 인문학적 체험을 좋아하는 젠틀가이. 소셜댄스계에서는 스컬이라는 닉네임을 쓰고 있다. * 아띠에터는 문화뉴스 칼럼니스트 그룹이다.  

 

주요기사
관련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