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뮤지컬 집들이 콘서트 #28. 히얼 마이 송'을 만든 한규정 연출과 김희은 음악감독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집들이콘서트'는 일반적인 뮤지컬 토크 콘서트 형태를 유지하며 배우 중심이 아닌 작품 중심의 차별화된 콘서트다. '작품'이라는 '집'에 놀러가는 콘셉트로 매달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으며 2016년부터 '헤이! 자나', '두 도시 이야기', '아이다' 등을 다뤄 많은 관객에게 사랑받은 바 있다.

그런 '집들이콘서트'가 28번째를 맞아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다. 기부를 통해 뮤지컬 배우가 꿈인 '달꿈예술학교'의 학생을 후원하는 역할을 맡은 것.

지난 2월 19일 TOM 1관에서 공연된 이번 '히얼마이송'은 많은 배우와 스태프, 연주자, 관객들이 한데 어우러져 진심을 나누는 시간으로 훌륭히 마무리됐다.

여기에 번역까지 맡은 한규정 연출과 김희은 음악감독의 이야기를 통해 '히얼마이송'의 뒷이야기를 들어보자.

 

한규정 연출 인터뷰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한다.

ㄴ 한규정입니다. 1985년 서울에서 태어났습니다. 한국에서 뮤지컬 실기를 전공했고 같은 전공으로 미국 유학을 다녀왔습니다. 이것저것 관심도 많고 겁도 많습니다. 음악을 좋아하고 아름다운 것 멋있는 것을 좋아합니다. 생각하기 좋아하고 대화를 좋아합니다. 담배를 즐기고 맥시칸 타코를 좋아합니다. 공포영화와 힙합, 랩 문화를 즐길 줄 모릅니다.

이번 콘서트를 준비 하시면서 연출에 번역도 맡았다. 힘든 점은 없었는지. 어떤 포인트로 감상하면 좋을까 알려달라.

ㄴ 연출이라고 해도 배우들 모으고 선곡하고 배우에 맞게 분배하고 연습 잡고 연습 진행하고 등등 공연하려면 당연히 거쳐야 하는 과정들을 그저 했습니다. 작품을 선정하고 곡을 고르는 과정에 있어서 워낙 제가 좋아하는 것들 위주로 진행을 하다보니 혹시 취향이 안 맞으면 이게 뭔가 싶기도 할텐데 다들 잘 이해해주고 열심히 해줘서 고맙습니다. 택시비도 안 주는데 각자 차비 들여서 심야연습 참여해주어서 고맙고, 어렵고 익숙치 않는 곡들과 작품에 도전해줘서 고맙습니다. 힘든 점을 찾기보다 공연하면서 안 힘든 게 어디있나 싶습니다. 다 힘들지만 다 그렇게 사는거지요. 저는 번역가가 아닙니다. 유학을 다녀오기는 했지만 그렇게 영어를 잘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그저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번역을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배우를 경험했다보니 배우를 위한 번역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가사로 다 설명하고 전달하기보다 배우가 그 가사를 도구로 연기 할 수 있게 쓰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표현이 어떤 때에는 너무 추상적이기도, 너무 1차원적이기도 했나 싶습니다. 며칠밤을 새가면서 힘들기도 했지만 혼자 번역하고 혼자 불러보면서 울고 웃고 즐거웠습니다.

 

특별히 애정이 가는 넘버가 있는가?

ㄴ 'Sunday in the park with George'는 아직까지 제가 가장 사랑하는 작품입니다. 작품이 보여주고 있는 소통에 관한 여러가지 이슈들이 있습니다. 세대간 소통의 문제, 이성간 소통의 문제, 겉으로 주고받기만 하는 거짓말들에 의한 소통의 문제, 문제만 찾다보니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지 못하게 되는 자아와의 소통의 문제 등 시대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인간적인 문제들에 대한 낭만적인 답을 던져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2018년 대한민국에서도 같은 문제가 있고 예전에도, 앞으로도 있을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작품이 계속해서 우리를 위로해주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세곡이나 넣었습니다.

배우 한규정으로서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ㄴ 딱히 계획하고 살아오지 않아서 앞으로의 계획도 없습니다. 이제처럼 좋아하는 것 하면서 버텨보렵니다. 'Hear my song' 준비할 때 처럼 계속 공부하고 들여다보렵니다.

 

김희은 음악감독 인터뷰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한다.

ㄴ 안녕하세요, 뮤지컬, 연극 음악의 작곡, 음악감독으로 활동하는 김희은입니다.

이번 콘서트가 국내 미발표 작품들이라 음악작업이 쉽지 않았을거 같다. 준비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는지.

ㄴ 대학 때부터 이곳 저곳에서 온갖 뮤지컬 자료들을 모아둔 덕에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작업할 수 있었습니다. 또 두 명의 성실하고 어린(웃음) 조감독들 덕에 함께 공부하면서 즐겁게 콘서트를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특별히 애정이 가는 넘버가 있다면.

ㄴ 작품들마다 매력이 다르고 그 중에서도 가장 좋은 노래들을 엄선했기 때문에 모두 마음이 가지만, 꼭 하나 고르라고 한다면 오프닝 넘버이자 우리 콘서트의 타이틀인 'Hear my song' 입니다. 후렴구에 'Hear my song~' 부분을 들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고조되면서 펼쳐지는 화음은 그 순간 내가 그 공기 속에 있다는 것에 정말 행복함을 느낍니다. 서정적인 부분과 리드미컬한 부분이 적절히 잘 조화된 노래여서 작곡가로서 정말 질투가 나는 노래입니다. 뮤지컬 작곡가들이라면 대부분 좋아하는 'The Last 5 Years'(라스트 파이브 이얼즈)와 'The Bridge of Madison County'(메디슨카운티의 다리)의 'Jason Robert Brown' 작곡가의 작품입니다.

최근 '미스대디' 리딩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어떤 작품인가.

ㄴ '미스대디'는 2017 CJ 스테이지업 공모에 당선돼 좋은 기회를 얻어 지난 12월에 리딩공연으로 관객들을 만났습니다. 세계적인 트랜스젠더 락스타 '버드'가 18년만에 아들 '준'의 존재를 알게 되며 함께 성장해나가는 이야기로 실제 밴드가 무대에 함께하면서 관객과 함께 호흡하며 만들어가는 락콘서트 느낌의 뮤지컬입니다.

새로운 작품 준비하는 게 있다면 알려달라.

ㄴ 오는 21일부터 창작집단 라스(LAS)와 함께 산울림고전극장의 연극 '줄리엣과 줄리엣'을 올립니다. '로미오와 줄리엣'을 새로운 시각으로 각색한 작품입니다.

마지막으로 작곡가 김희은, 음악감독 김희은으로서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ㄴ 음악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지만, 어떤 이야기와 음악이 만났을 때, 우리가 받는 그 감동은 더 섬세하고, 구체적이어서 훨씬 짜릿함을 느끼게 됩니다. 이를 만들고 손질하는 사람으로서 적지 않은 책임감을 느낍니다. 처음 시작했을 땐, 솔직히 유명해지고 싶었고, 잘한다는 소리를 듣고 싶은 욕심이 컸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보다 보는 이들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것이 연극이든 뮤지컬이든 혹은 다른 형태의 무엇이든, 그 책임을 다하기 위해 계속해서 탐구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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