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조민기 ⓒ윌엔터테인먼트

[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피해자는 피해자일 뿐이고 가해자도 가해자일 뿐이다.

9일 오후 여러 매체에서 속보로 배우이자 교수였던 조민기의 사망 소식이 전해져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줬다.

그런데 일부 언론에서는 이를 '미투 가해자' 의혹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이는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

'미투 운동'은 '성폭력 가해자' 의혹을 받고 있던 조민기 측의 범죄 의혹을 대중에게 공론화시켰을 뿐이다.

조민기는 자신이 교수로 재직하던 청주대학교 학생들에게 오랜 기간 권력형 성폭력을 행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로 인해 앞으로의 배우 생활에 있어 절대적 권력을 가진 조민기의 눈치를 보고 부당한 일들을 감내했어야 하는 피해자들에게는 양 옆에 남학생들이 앉는다거나 하는 이른바 '매뉴얼'이 존재했을 정도다.

그러나 그는 아무런 해명, 사과, 법적 조치가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람들 앞에서 사라져버렸다.

이는 자신을 지금까지 믿고 함께했던 가족은 물론이거니와 '나 때문에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자책감을 안고 살아가야할 피해자들에게도 결코 하지 말았어야 하는 행동이었던 것이다.

물론 그가 죽음 앞에서 결코 하지 못했던 말들이 있을 수도 있다. 어떤 일도 죽음 앞에서는 조심스러워야 한다. 하지만, 설사 그런 말이 있더라도 그의 성폭력 앞에 정신적 고통을 당하면서도 꿋꿋이 용기 있게 '미투'를 외친 피해자들 앞에서 당당할 수 없었던 것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비난 받고 고통 속에서 용서를 구하는 삶을 살았어야 했다.

이제 우리는 여기서 어떻게 해야할까. 우선 시급한 것은 유족과 피해자들에게 관심과 지지를 표해야할 것이다. 이들이 가질 죄책감이나 분노, 비난에 대한 두려움 등 다양한 심리적 반응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고 필요시에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끔 도와줘야 한다.

이것이 결코 '피해자의 잘못'이 아니라는 점을 상기시켜줘야 한다. 결코 '미투'는 잘못한 게 아니다. 또다른 '성폭력 가해자'들 역시 결코 죽음이 해결책이 되지 않을 것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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