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지난 14일 오후 대학로 서완소극장에서 연극 'Re;웃사람들(이하 이웃사람들)'이 프레스콜을 열고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웃사람들'은 성미산마을극장을 운영하는 공연예술창작터 수다의 작품으로 2015년 제2회 인권연극제 공식참가작이기도 하다. 이웃간의 정이 살아있는 평범한 동네에 간첩이 숨어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점점 더 서로를 의심하는 황당한 과정을 그려냈다. 전세훈, 김민준, 정혜주, 김서지, 이자민, 권혁일, 김린이 출연한다.

 

연극 '이웃사람들'은 무척이나 쉽게 쓰여졌다. 인물들의 과장된 행동은 의미 없이 반복되며 국가보안법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그리는 작품임에도 결론 역시 맥이 탁 풀리는 이른바 'B급 감성'이 살아있는 작품이었다. 김창배 연출이 시연이 끝난 후 "질문하실 게 혹시 있나요?"라고 먼저 말을 꺼낼 정도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했다.

 
 

김 연출은 "실제 저희 이야기를 담았다. 광우병 촛불집회 당시 거리 공연을 몇 차례 했었는데 그 이후 경찰 1개 중대가 새벽에 몰려와서 압수수색을 하더라. 이후 '동네 지하에 간첩이 있다'는 소문이 퍼졌었다"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며 이 작품에 어떤 의도로 극단적인 황당함을 배치한 이유를 설명했다. 작품의 황당한 결론 역시 "엄청난 반전이 있을 것 같았지만 사실 별 거 아닌. 맥이 탁 풀리는 '에이 뭐 이런 걸 가지고' 같은 이야기가 나오게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육덕진 역을 맡은 전세훈 배우도 "학창시절에 실제로 국보법에 관련된 일을 겪어서 이 작품에 애정이 있다. 얼마나 국보법이 황당하고 어이없는지 인식하시면 좋겠다"며 작품의 주제에 관한 소감을 전했다.

 
 

멀티 역할을 맡은 김린 배우 역시 "국보법에 대해 잘 몰랐는데 하면서 알게 됐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란 걸 알게 돼서 황당한 부분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관객들이 직접 느껴보시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웃사람들'은 오는 18일까지 공연 후 22일부터 25일까지는 구로 꿈나무 극장으로 장소를 옮겨 공연을 이어간다. 플레이티켓에서 단독 예매 중이다.

 

한편, 공연예술창작터 수다는 2013년 창단해 서울시 지원이 끊겨 존폐위기를 맞이한 마포구 성미산 마을극장을 운영해오며 지역커뮤니티 기반으로 성장한 극단이다. '이웃사람들' 역시 지역에서 공연한 결과를 바탕으로 수정, 보완했다.

이선우 예술감독은 여기에 덧붙여 "해마다 대학생들과 연계해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돼 체험 활동, 공연 등을 한지 8년이 됐다"고 밝힌 뒤 "극단에서 색깔을 찾아가는 게 중요하다 생각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공연예술창작터 수다'는 재미를 추구하기보단 어떤 의미를 무엇으로 전달할 것인지에 집중한다 생각됐다. 그런 극단의 메시지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다"고 극단의 행보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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