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이민혜 기자] 방수인 감독이 8년을 준비하고 배우 이순재가 노 개런티로 작품의 90% 분량을 연기한 영화 '덕구'가 4월 5일 개봉한다.

다문화 가정을 바탕으로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노인, 아이, 외국인이다. 일찍 세상을 떠난 아들의 사망 보험금을 가로챈 인도네시아인 며느리에게 분노하여 쫓아내고 손자 '덕구'(정지훈)와 손녀 '덕희'(박지윤)를 키우며 살아가는 '덕구 할배'(이순재)는 그 여느 일흔 살 할아버지와 같다. 가끔은 고집 있어 보이지만 사실은 두 손주만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인물이다. 온 몸에 파스를 덕지덕지 붙여야 할 정도로 성치 않음에도 밤낮을 가리지 않고 빈 병 줍기와 불판 닦기를 하지만, 할아버지 혼자 감당하기에는 육아가 쉽지만은 않다.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는 말이 있다고 누가 그랬던가. 일곱 살밖에 되지 않은 '덕구'는 돈까스를 먹고 싶고, 장난감이 가지고 싶어 떼를 쓰다가도, 할아버지가 아픈 것은 견딜 수 없다. 엉엉 울다가 웃다가 떼쓰는 모습이 마냥 아이같다가도 어느 순간 훌쩍 커버린 '덕구'의 모습을 보면 가슴이 미어오고 울컥하게 된다. 엄마에게만 받을 수 있는 교육이 부족해 언어능력이 뒤처져도 할아버지 바라기인 '덕희'는 그저 해맑고 사랑스럽기만 하다. 잔잔한 듯 너무나 일반적인 일상의 모습임에도 큰 감동을 주는데는 아마 영화가 불러오는 향수 때문일지도 모른다. 바쁜 사회생활로 인해 챙겨주지 못했던 부모님과 조부모님이 생각나기도 하고, 그리운 이들이 떠오르기도 한다.

 

올해 나이 84세, 62년 동안 끊임없이 드라마, 연극, 영화 속에서 다양한 역할로 등장한 국민 배우 이순재의 7년 만의 스크린 컴백은 큰 화제를 모았다. '국민 할배'란 어떤 모습인지 제대로 그려낸 이순재와 호흡을 맞춘 '덕구' 역의 아역 배우 정지훈은 앞으로의 활동이 기대될 정도로 명품 연기를 해냈다. 1000대 1의 경쟁률을 뚫은 것이 당연할 정도의 연기 천재 인정이다.  실제로 이순재가 촬영을 위해 다녀온 인도네시아 씬과 한국에서 살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모습 역시 애잔하다.

 

봄봄한 4월, 가족과 함께 보길 추천하고 싶은 영화 '덕구'. 작품 속에서 주가 되는 이들은 사회적 약자들로 사실은 더 핍박받고 고통받으며 살아가겠지만, '덕구'에서 그려지는 것처럼 이 사회가 서로를 생각하고 챙기며 따뜻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길 바라본다. 전체 관람가. 손수건은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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