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아띠에터 김효상] 공연을 소개하고 공연을 이야기하고 공연을 만나보는 공연전문방송 플레이투스테이지. 연극, 뮤지컬, 방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영상을 디자인하는 윤민철 영상감독을 만났다.

 

▲ 플스 106회 게스트. 윤민철 영상감독

 

 

[▶]을 누르면 윤민철 영상감독과의 인터뷰가 실린 공연전문방송 플레이투스테이지 방송을 들을 수 있습니다.

 

Q. 영상디자이너로 활동하게 된 배경은?

ㄴ 원래는 극장의 음향디자인 스태프로 출발했다. 음악을 더 공부하기 위해 대학원에 들어갔다가 미디어아트, 인터렉티브 영상에 매료되어 영상감독까지 시작하게 되었다. 현재도 음향디자인을 병행하고 있다.

 

Q. 공연에서 쓰이는 영상을 크게 분류해본다면?

ㄴ 제작하는 사람마다 각자의 분류법이 있겠지만 내 스타일대로 분류하자면 작품의 배경으로 쓰이는 영상, 장면을 설명해주는 영상, 그리고 영상 자체가 캐릭터의 역할을 하는 영상으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배경으로 쓰이는 영상은 시대나 장소를 뒷받침하는 영상이고 장면을 설명하는 것은 앞선 이야기들을 설명하기 위해 보여주는 것이다. 캐릭터 영상은 애니메이션에서 쓰이는 것인데 사람이 연기하기에 어색한 장면들을 영상이 대신하는 것으로 사용된다.

 

Q. 영상을 만드는 방법도 분류가 있는지.

ㄴ 소스에 따라 분류가 된다. 사진이나 동영상을 실제로 촬영하거나 있는 이미지를 구해서 하는 방식이 있다. 그리고 2D와 3D를 기반으로 하는 그래픽영상이 있는데 실사와 합성해서 쓰기도 한다. 요즘엔 출연자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촬영, 움직이는 값을 환산하여 영상으로 표현하는 방식이 있다. 인터렉션이라고 불린다.

 

▲ 플스 방송 중 윤민철 영상감독

 

Q. 영상을 투사하는 곳에 따라 분류한다면.

ㄴ 일단 무대 배경막에 투사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며 최근에는 세트에 직접 투사하는 방식을 많이 쓴다. 하얀색의 스크린을 관객이 계속 보고 있으면 피곤해질 뿐만 아니라 무언가가 계속 나타날 것을 기대하기 때문에 공연에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사람에게 직접 투사하여 부분적으로 조명의 효과처럼 보이게 하는 경우도 있다. 요즘엔 기술이 발달해서 프로젝트가 움직이면서 영상이 투사되는 위치를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Q. 혹시 자신이 가진 공연영상에 대한 철학이 있는지 말해달라.
ㄴ 내가 연출하거나 영상이 특화된 공연이 아닌 다음에야 대부분의 경우는 공연을 위한 영상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영상을 위한 공연이면 안 된다.
영상을 부각하려는 욕심 때문에 극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하려고 한다. 하지만 작업하다 보면 영상을 더 돋보이게 하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그래서 많은 소스를 준비해가서 제일 적합한 것을 고른다.

 

Q. 자칫하면 무대와 잘 어울리지 않는 영상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연출가와 세심한 조율이 필요하지 않나?

ㄴ 그렇다. 관객들이 보는 것이기에 스태프들과 많은 논의 필요하다. 예를 들어 산에 관한 이미지를 만들더라도 내가 느끼고 경험한 산과 연출가가 생각하는 것은 다를 수 있다. 연출가가 여태껏 했던 작업을 검색해보면서 그의 취향을 먼저 파악하고 조율해나가는 과정을 거친다. 조율이 쉽지는 않지만 나와 함께하는 연출가들은 여러 번 작업했기 때문에 서로의 스타일에 대해서 잘 아는 편이다.

영상은 만들어 보이기 전까지는 제작진들이 잘 모를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콘티를 짠다. 무대미술을 잘 아는 연출가들은 영상에 대한 콘티를 직접 만들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영상만을 놓고 봤을 때 영상작업물의 이미지를 사전에 계획하는 것은 단순히 영상디자인을 넘어서 영상연출의 개념으로 보아야 한다. 공연연출가가 영상의 콘티를 짜지 못하고 나에게 영상작업의 전반을 일임하는 경우에는 내가 ‘영상연출’이 되는 것이다.

 

▲ 연극 암전 공연사진

 

Q. 기억에 남을만한 작품이 있는지.

ㄴ 작년에 공연했던 국립창극단의 ‘산불’(이성열 연출)이라는 공연이 생각이 난다. 공교롭게 내가 대학교에 처음 들어가서 본 연극이 바로 산불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작업을 해본 적은 없었다. 그래서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부담도 됐지만, 명망 있는 스태프와 함께 작업하고 국립극장 무대에 올라간다는 사실에 기뻤다. 산불에는 대나무 숲이 나오는데 그걸 영상으로 표현했다. 실제 대나무를 무대에 사용하기도 했지만, 무대디자이너께서 대나무가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래서 울산의 대숲을 몇 번이나 찾아가서 실제 촬영을 했다. 그리고 비행기가 날아가는 그림자를 표현해야 했는데 검은 그림자 바깥 부분을 영상으로 만들어서 그 효과를 냈다.

또 이번 2월에 공연했던 창작산실 작품으로 동이향 연출의 ‘암전’이라는 공연이 인상 깊었는데 카메라를 다양하게 사용하여 암전 속에서 배우들의 연기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공연이었다. 보통 깜깜한 상황을 연출한다고 하더라고 약간의 빛을 주지만 이 공연에서는 완전하게 어둡게 하고 배우들에게 적외선 카메라를 비췄다. 그게 아주 약한 빛을 내는 효과가 있는데 프로젝터로 배우들이 연기하고 있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중계하듯 보여주었다. 기술적인 고민과 다각적인 실험이 필요했던 작품이었다.

 

▲ 창극 산불 공연사진

 

 

Q. 무대 작업에 영상이 도입되면서 공연이 발전했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는지 궁금하다.

ㄴ 발전과 퇴보라는 측면을 둘 다 이야기하고 싶다. 우선 퇴보라는 생각되는 점은 영상의 사용에 대해 사람들이 너무 쉽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무대를 축약해버리고 무조건 영상으로 처리하려고 하는 생각이 많다. 긍정적인 효과는 다이나믹한 영상이 많아져서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 같다. 무대 표현이 다채로워지는 것이다.

 

Q.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어떤 점에 중점을 두는가?

ㄴ 우선 공연을 이해시키는 것이 우선이다. 나도 원래 연기전공이라 학교 때부터 대본을 많이 봤다. 그때 본 대본 덕분에 이일을 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됐다. 하지만 스태프 분야를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공연을 좋아하는 방법부터 가르치려고 한다. 그런 소양이 없으면 공연을 단순히 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나 역시도 지금까지 대본 읽는 재미로 공연하는 것이고 작업을 하면서도 늘 배운다는 생각을 한다.

Q. 우리나라 공연제작환경의 문제점에 대해.

ㄴ 우선 스태프들에 대한 처우를 들 수 있을 것 같고 프로덕션의 제작 기간이 짧다는 것이다. 하지만 제작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 플스 106회 방송을 마치고.

 

 

▲ [글] 아티스트에디터(ART'ietor) 김효상. 플레이티켓 대표·공연전문프로그램 마포FM 김효상의'플레이투스테이지' 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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