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가 지난 3월 29일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 소극장에서 프레스콜을 열었다.

'카포네 트릴로지'는 '벙커 트릴로지'와 '프론티어 트릴로지'로 이어지는 '트릴로지' 시리즈 중 첫번째로 관객을 만났었다. 좁은 호텔방의 디테일한 묘사와 3개로 나뉜 에피소드,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 등이 제대로 맞물려 김태형 연출과 지이선 작가가 함께하는 작품인 '지탱극'의 대표작 중 하나로 남았다.

초, 재연 당시 전석매진을 기록한 화제작이며 올해 삼연을 맞아 초연부터 계속해서 출연 중인 이윤지 페어(배우 이석준, 윤나무, 김지현)에 이어 주도윤(배우 김주헌, 김도빈, 손지윤) 페어, 김우유(배우 김종태, 강정우, 최유하) 페어로 트리플 캐스팅을 구성해 오는 6월 17일까지 공연을 이어간다.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는 카고 렉싱턴 호텔의 비좁은 방 661호에서 10년 가량의 시간차를 두고 벌어진 세 가지 사건을 옴니버스식으로 보여준다. 사방과 천장이 모두 벽으로 막힌 7평 남짓한 호텔방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리얼한 무대가 주는 극한의 몰입감 속에서 코미디 '로키, '서스펜스 '루시퍼', 하드보일드 '빈디치'까지 3개의 장르를 즐길 수 있다. 이 에피소드는 서로 연결되지만, 반드시 모두 감상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관객들은 평일에는 세 에피소드 중 두 개를, 주말에는 세 개를 감상할 수 있다.

이날 프레스콜에서는 김종태, 최유하, 강정우가 '루시퍼'를, 김지현, 윤나무가 '로키'를, 김도빈, 손지윤, 김종태가 '빈디치'를 시연하며 숨 막히는 렉싱턴 호텔 661호 속으로 관객들을 초대했다.

하이라이트 시연이 끝난 뒤 각색을 한 지이선 작가와 배우 김종태, 김도빈, 강정우, 윤나무, 김지현, 최유하, 손지윤이 자리해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카포네 트릴로지'에 새롭게 출연한 소감이 궁금하다.

ㄴ 최유하: 그야말로 처음 겪는 경험이기에 아직까지도 어려운 점이 없잖아 있다. 어려운 게 있다면 테크니컬한 부분이 80%다. 왜냐면 10분 정도 사이에 퀵 체인지나 모든 걸 해야하기에 그런 면이 크고 나머지는 배우로서 전 공연 캐릭터에서 다음 캐릭터로 넘어가는데 마음의 준비나 확연히 다른 캐릭터를 가져갈 시간으로는 10분도 빠듯해서 극에 몰입하는 시간을 더 단축시켜야겠다 싶다.

ㄴ 손지윤: 저도 언니와 비슷하고 사실 아직은 이래서 이게 힘들구나 싶은 여유를 못 찾아서 좀 더 해보면 뭐가 어렵다 나올텐데 현재는 10분 사이에 분장이나 모든 걸 체인지하는 면이 제일 어려운거 같고 스태프 없인 공연을 못할 정도로 어렵다.

ㄴ 강정우: '로키'를 예로 들면 영맨이나 올드맨이 짧은 시간에 5, 6개 캐릭터를 해야하는데 그걸 소화하고 나면 10분 뒤에 다른 공연의 다른 캐릭터를 해야해서 전체적인 맥락에서 벗어나며 생기는 괴리감을 없애기 위해 '루시퍼'에서 한 대도 못 때리고 쌓인 분노를 '빈디치'에서 아내의 복수를 위한 분노로 사용한다거나 하는 식의 노하우를, 아직 노하우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그런 많은 게 쌓여서 '윤나무'가 될 것 같다(웃음).

ㄴ 김도빈: 저는 힘들지 않습니다(웃음). 오히려 그런 체인지가 즐겁고 언제 이런 경험을 해보겠나 싶다. (이)석준형이 잠깐 말했는데 '카포네 트릴로지' 할 땐 '그야말로 광대 같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그게 와 닿더라. 휙휙 바뀌어야 하는 게 즐겁다. 레이디가 더 힘든 것 같다. 남자보다 분량도 많고 체인지도 많은 것 같다. 다들 힘들다(웃음).

 

삼연 오며 변한 점이 있을지. 디테일한 면이 바뀐 것 같은데.

ㄴ 지이선 작가: 각색이란 작업이 그 시대에 맞춘 그 시대를 반영하는 작업이라 생각한다. 어느 지점에서 마스터피스를 만들어내는, 오랜시간 클래시컬한 작업을 만들기보단 그 시기를 반영하는 게 각색의 몫이라 생각했고 태형 연출도 저도 올해는 디테일을 바꿔보자는 말을 많이 한 것 같다. 대표적으론 '빈디치'의 엔딩도 재연과 달리 다르게 잡아보고 있고 중간 중간 어떤 대사나 연출에 있어 저희도 저희 팀들도 몇 년간 이 작업을 해오면서 차별이나 혐오의 발언을 줄여보면 어떨까 하는 면에서 실천해보고 있다. 그래서 이야기 자체가 어떤 폭력적인 구조와 시스템의 저항, 풍선을 갖고 싶어하는 조금의 삶과 닿아보려는 작은 방의 이야기기에 오히려 지금 작업의 가치를 우리도 다들 조금씩 실천해보면 어떨까 해서 디테일을 수정하고 있다.

 

초연 당시 '카포네 트릴로지' 다시 안하겠다고 했는데 다시 돌아왔다. 그간 심경의 변화가 있었나.

ㄴ 김종태: 그 말을 안 했을린 없죠(웃음) 제 개인적인 것이긴 한데 특별한 경우 아니면 앵콜 공연을 안 해봤다. 다른 뭔가 훌륭한 배우들이 하는 걸 보는 것도 좋겠다 싶어서 저 혼자 순진하게 진실게임 당시 안 하겠다고 했었다(웃음). 그런데 저 빼곤 다들 손 들었더라. 이번에 프로덕션이나 연출진에서 절 불러주신 거 너무 감사하지만 고민을 안 했던 건 아니다. 이전에 했던 작업들이 계속 무겁고 그런 작품이 많아서 좀 힘들기도 했다. 그래서 제가 그렇게 말을 하긴 했지만, 뭐 사람을 죽인 것도 아니고 잠깐 욕먹으면 될 문젠데, 잘못했습니다. 앞으론 다신 그런 말 안하겠습니다(웃음). 그땐 그랬었고 배우로서 다른 영역에서 새로이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그랬는데 (이)석준 형은 3년째 계속하며 손발이 정말 잘맞는 팀이 됐다면 제가 하는 팀은 새로운 팀이라 또 흥미진진하게 하고 있다.

'H스타 페스티벌'과 연계해 낮공연을 연다. '로키'를 여성 3인극으로 바꾸는 등 새로운 시도가 될 것 같은데.

ㄴ 지이선 작가: 마티네 공연이 H-STAR THEATRE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라는 이름으로 올라간다. 일종의 '카포네 주니어'처럼 오디션을 해서 뽑았다. 초반 리딩부터 현재 작업을 같이 하고 있고 지금 연습 중이다.(*편집자 주: 11일부터 5월 4일까지 공연된다) 지금 배우들이 하는 걸 보며 연습하기도 하지만 같이 자리를 하거나 그런 도움을 주신 걸로 알고 있고 제 개인적으론 '로키'를 여성 세 명으로 포지셔닝 했다. 그래서 지금 원래 '카포네 트릴로지'는 영맨, 올드맨, 레이디가 하고 있지만 'H-스타'의 '로키'는 여성만 셋이 나오는 코미디로 진행된다. 모두 그 작업 자체에 대해서 즐거워하고 있고 신나하고 있다. 다만 걱정은 친구들이 다칠까봐 걱정이고 포부가 워낙 좋고 열심히 하고 있기에 저희 배우분들도 나름 신선한 에너지를 얻어가는 걸로 알고 있다.

 

초, 재연에도 큰 인기를 얻었고 3연도 하게 됐다. 무엇이 원동력이 됐는지.

ㄴ 지이선 작가: 100명의 투숙객이란 컨셉, 좁은 방에서 세 명의 배우가 모든 역을 나눠서 하는 시도 자체에 저는 분명 관객들께서 즐겁게 봐주신 거라 생각한다. 늘 새로운 시도와 재밌는 선택들이 관객분들에게 좋은 호응을 받은 것 같고 지금 너무나 감사하게도 3연째 할 수 있던 건 당연히 저희 스태프분들과 배우분들의 열연 때문이 아닌가 믿어 의심치 않는다.

같은 페어로 3연째다. 체력 안배라던가 나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ㄴ 김지현: 굉장히 힘들더라(웃음). 지난주에 2일 공연했는데 일요일에 세 번 공연을 하고 시파티를 갔는데 가다가 차안에서 잘 뻔했다. '우리가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이런 이야기 하곤 했는데 그만큼 저희도 무척 신나게 정말 하얗게 불태우고 공연을 했던 것 같다. 그만큼 재밌어서 세 번씩 하게 됐고 몸은 힘들지만 너무나 행복함을 크게 느끼는 공연이란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

ㄴ 윤나무: 체력은 사실 오늘 마지막인 것처럼 항상 하고 있기에 안배는 집에 가서 푹 쉬고 자고 있다. 사실 (이)석준이형이나 (김)지현 누나와 계속 같이 하게 됐는데 각자 어떤 호흡들이나 눈빛, 행동을 봤을 때 서로를 너무 잘 알기에 마음 편히 재밌게 연습했지만 공연날이 됐을 때는 오히려 초재연보다 긴장됐다. 혹시나 관객분들이 우리가 하는 걸 식상해하거나 익숙해하면 이 작품의 생명력을 떨어뜨리는 거 아닐까 싶었고 제일 경계해야할 점이 그거였던 것 같아서 무척 낯설게 하려고 노력했다. 또 그러다보니 새로이 찾아지는 게 있고 이 공연 대본이 100페이지 정도 되는데 파도 파도 계속 새로운 게 나오는구나. 보이지 않는 게 계속 흘러갈 수 있겠구나 싶었다.

 

새 배우들에 대한 코멘트가 듣고 싶다.

ㄴ 지이선 작가: 저희 이번에 처음으로 트리플 가봤는데 저희가 팀 이름을 이윤지 페어(배우 이석준, 윤나무, 김지현)에 이어 주도윤(배우 김주헌, 김도빈, 손지윤) 페어, 김우유(배우 김종태, 강정우, 최유하) 페어로 따로 부르고 있다. '이윤지'는 사실 괴물이다. 보고 있으면 징그러울 정도로 정말 잘한다. 오랫동안 같이 합을 맞춰왔고 서로의 연기를 재밌어하는 사람이라 매번 신나하고 즐거운 에너지가 괴물이 되는 지점이 있다. '김우유'는 무척 근사하다. 저 봤을 때 깜짝 놀란게 무척 근사하고 매력적인 상황이 많다. 연기나 어떤 거에 있어서 '카포네 트릴로지'란 작품에 적합한 면이 많다고 생각한다. '주도윤' 팀은 진심어린, 진정성, 간절함이 있다. 손지윤 배우나 김주헌 배우, 김도빈 배우가 풍선에 대해 던지는 시선을 보면 흔들흔들하는 마음의 정서나 진정성이 있다. 세 페어가 다른 매력이 있으니 많이 보러 와달라.

한정적인 공간에서 연기하는 해프닝이 있었다면.

ㄴ 김도빈: 아직 세 번밖에 안 해봐서...(웃음). 전 해프닝이라기보다 이 공간이 너무 좋았다. 연습실에서 연습하다 여길 딱 왔는데 바깥 입구부터 호텔처럼 잘 꾸며놨다. 그래서 우선 멋있었고 안에 들어오니 좁은 방에서 관객들이 꽉 차있고 그 곳에서 집중이 되더라. 전에 '더 헬멧' 때도 스몰룸에서 그런 느낌이었는데 정말 너무 가까우면 집중이 안될까 걱정했지만 너무 집중해서 연기할 수 있는 것 같다.

 

올해에도 렉싱턴 호텔 661호로 관객들을 안내할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는 11일 현재 김주헌 배우의 부상이 이어지고 있지만, 아이엠컬쳐 측에 의하면 21일부터 김주헌 배우가 합류할 예정이다. 오는 6월 17일까지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H-STAR THEATRE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는 11일부터 4주간 수, 목, 금 오후 4시 30분에 각각 '로키', '루시퍼', '빈디치'가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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