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맞아 세 번째 시즌으로 돌아와

[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27일 오후 삼성역 KT&G 상상마당 대치아트홀에서 연극 '사랑해요, 당신'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치매 환자를 둘러싼 가족을 다룬 이 연극은 '가천대 길병원과 함께하는 연극'임을 내세우며 극적인 완성도 외에도 치매에 대한 전문성이 담겼음을 강조하는 작품이다. 실제로도 개발 과정에서 치매 전문가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정식 명칭도 '가천대 길병원과 함께하는 연극 '사랑해요, 당신''이다. 

초연부터 계속해서 작품에 참여한 이순재, 정영숙 배우와 장용, 오미연 배우가 각각 남편 '한상우'와 아내 '주윤애'로 고정 페어를 이뤄 작품에 출연한다. 이외에도 아들 한종태 역에 송형은과 신현묵, 옆집 여자, 간병인 역에 김민채와 문고운, 점쟁이, 의사 역에 서상원과 김신우가 출연한다.

30분가량의 하이라이트 시연과 함께 기자간담회, 포토타임으로 진행된 이번 프레스콜은 가정의 달인 5월을 앞두고 가족, 부부간의 따듯한 사랑을 강조하는 작품의 내용을 고스란히 전했다. 이전과 조금 달라진 무대와 함께 배우들의 벌써 1년 가량 호흡을 맞춰온 배우들의 노련함이 돋보였다.

하이라이트 시연 후 이재성 연출, 극단 사조 유승봉 대표, 배우 이순재, 정영숙, 장용, 오미연이 함께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 좌측부터 이재성 연출, 유승봉 극단 사조 대표, 배우 이순재, 정영숙, 장용, 오미연.

인사 부탁한다.

ㄴ 이재성 연출: 늘 선생님들 모시고 감사히 하고 잇다. 실버세대의 문제, 가족의 애정과 중요성 등을 되돌아볼 수 있는 그런 좋은 작품을 훌륭한 분들이 만들어주셔서 많은 분들이 따듯함을 나누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ㄴ 유승봉: 작품 처음 시작할 때 우리 사회가 현재 안고 있는 가정의 모습을 따듯한 이야기로 만들어보고 싶었다. 이순재 선생님을 비롯해서 연기자 선배님들을 모시고 젊은 연출과 함께 작년에 이 작품 만들고 지금까지 행복한 시간을 보낸 것 같다. 작품도 잘 만들어졌고 첫 의도대로 잘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ㄴ 이순재: 벌써 작년인가?(웃음) 동숭동에서 2차에 걸쳐 공연했다. 치매 다룬 이야기는 영화, 드라마 등에도 많고 사회적으로 치매가 일상화되는 것 같다. 두 차례 공연했고 지방에도 갔지만, 전반적으로 치매에 대한 관심들이 상당히 높더라. 이번 공연을 올린 계기도 그런 것 때문이 아닐까 싶다. 치매를 극복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뭔지를 작품에서 강조한다. 너와 나의 관계, 부부 관계 속 사랑으로 서로 헌신하며 극복할 수 있다는 이야기기 때문에 부부들이 보러 오시면 나가시면서 아내 손 꼭 잡으며 "내가 앞으로 잘할게" 하시더라(웃음).

ㄴ 정영숙: (이 작품은)시대적으로 필요치 않은가 싶다. 치매만이 아니라 고령화 사회에서 저희가 생각해야할 게 많은 거 같고 자녀는 자녀대로 부모를 여의며 생각할 게 많은 거 같아서 저희가 그런데서 뭔가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ㄴ 장용: 예그린씨어터에서 할 때보다 무대가 많이 바뀌어서 좀 생소함을 느껐다. 신인같은 기분으로 열심히 하겠다(웃음). 와서 보시는 분들이 많은 재미와 감동을 느꼈으면 한다.

ㄴ 오미연: 저는 제가 배우라는 게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간접 경험을 통해 이게 우리사회에 얼마나 심각한 일인지 생각하고 집에 돌아가면 부모님께, 내 미래에 이런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 세 번째 하지만 관객들이 보시면서도 새로운 캐릭터란 느낌이 들도록 구성을 새로 했으니 많은 분들이 오셔서 보시면 좋겠다.

재연때와 좀 달라진 부분이 보인 것 같은데 바뀐 부분을 설명해달라.

ㄴ 이재성 연출: 드라마가 크게 바뀐 건 없고 무대에 맞춰 연출적 기법으로 두 장면 정도 바꿨다. 병원이나 교통사고 장면 등이다. 그런것보다는 선생님들 캐릭터나 앙상블이 달라진 것 같다. 장용, 오미연 선생님 같은 경우 새로운 캐릭터를 고민하시는 거 같고 이순재, 정영숙 선생님은 지방까지 많이 다니시면서 진짜 부부다워지신 것 같다(웃음). 그렇게 선생님들 연기 하모니가 더 좋아진 것 같고 때에 따라 분석하는 것도 밀도가 높아진다고나 할까요. 결례일수도 있지만, 저는 어제 연습했는데도 짧게 두 장면 보면서 뭉클했다. 저희 작품이라 그런지 몰라도 눈물 흘리며 앉아있었다. 극장이 바뀐 점 외에는 선생님들이 주시는 새로운 감동의 느낌이 전해질 것이라고 자신한다.

시즌3까지 연달아 출연하시는 계기가 궁금하고 어떤 의미가 있는 작품인가.

ㄴ 이순재: 동숭동(대학로)에서 노인을 다룬 연극이 별로 없었다. 대부분 노인은 뒷전이고 보조인데 창작극에선 그나마 노인이 주가 되는 작품이 몇 나왔는고 그중 하나가 이게 아닌가. 동숭동에 중년 이상의 관객을 모으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제대로만 만들면 이런 극들도 관객이 든다는 확신이 생긴 것 같다. 신구씨의 '장수상회'나 저번에 한 '앙리할아버지와 나'도 마찬가지였다. 강북에서 했으니 강남에서 해보자는 취지로 여길 잡은 것 같다(웃음). 좀 더 다듬어 최선을 다하려고 하는데 보는 분들이 어떻게 보실지 모르겠다. 대단히 픽션이라기보단 현실적이고 많은 이들의 삶과 밀접하게 닿은 작품이다. 사실 우리도 누가 먼저 치매 걸릴지 걱정하곤 하는데(웃음) 그 정도로 일상에 닿은 이야기라 공감이 있고 우리도 그런만큼 많은 분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은 것 같다.

ㄴ 오미연: 저희 어머니가 한 40년을 '배우 엄마'를 하시다 보니 신랄한 비판을 잘하신다. 지난 2월에 '쥐덫'을 했는데 돌아가서 '재밌었어?' 물으니까 '사랑해요, 당신'이 더 재밌어 하시더라(웃음). 아가사 크리스티를 이긴 작품이다(웃음). 그래서 사실 대본만 읽을 땐 단순한 이야기로 생각했는데 횟수를 넘어가며 이 안에서 이끌어낼 수 있는 여러가지 상황과 감정이 있어서 어른들만의 극이 아니라 자녀들까지 다 봤으면 좋겠다. 가족의 소중함. 가족이 어떻게 헤쳐나가면 좋을지에 대해 학생들도 어른들도 보시면 돈 아깝단 생각 전혀 없을 작품이라고 감히 보증하고 싶다.

젊은 관객들에게도 좋지 않을까 싶고 '부부간의 사랑' 외에도 이 작품이 매치업되는 부분이 있을지.

ㄴ 정영숙: 근데 실제로 저도 아까 고등부에서 가르치는 애들이 있어서 봤는데 외려 걔네들이 더 크게 공감하더라. 지금 아직 3, 40대에선 어떻게 생각하면 좋을지만 교육적으로도 이게 필요한 작품이라 생각했다. 감수성이 민감하면서도 순수한 세대인데 아직 부모님을 더 생각하는 거 같아서 바람직하다 생각한다.

ㄴ 유승봉 대표: 이 작품을 볼 때 교육을 생각한 건 아니다. 연극이란 작품이 어떤 문학, 어렵고 이해하기 힘든 것만을 하면 예술한다. 이런 생각들 하기 쉽지만 저희는 처음 준비할 때 가족의 소중함, 핵가족시대의 부모 자식간의 관계, 부부의 관계를 생각하고 작품을 기획하게 됐다. 저 자신도 대학에 입학해서부턴 부모님과 떨어져 살며 임종을 지키지도 못하고 마지막 모습을 뒤늦게 보기도 했다. 이 작품을 통해서 이 시대의 가족의 소중함, 부모 자식, 부부의 관계 등을 보여주고 싶었고 작은 마음은 예술성을 떠나서 그것 하나였다. 그래서 꼭 중년의 관객들이 봐야될 작품이 아니고 젊은이들도 보면 좋지 않을까 싶다. 저나 이재성 연출의 세대. 선생님들의 세대에도 세대차가 있다. 그 세대차를 극복하고 작품을 만들었다.

작품의 관전포인트. 재밌는 부분이 뭔지.

ㄴ 정영숙: 젊은 세대들은 처음에 그런 생각 아무 없이 보다가도 점점 부모님 생각하며 울음이 터지는 것 같더라. 후반부 가면 객석에서 울음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저희도 그런 반응까진 생각치 못했던 것 같다. 그러니 일단 보시면 좋을 것 같다(웃음).

ㄴ 유승봉 대표: 가족의 가치관을 일깨워주는 부분이 분량 면으론 사실 좀 작다. 거길 좀 더 보강하고 싶은 게 저희 욕심이기도 한데 젊은 분들이 그런 면을 보고 좀 더 느끼셨으면 한다. 가족들의 이야기가 더 필요한 게 사실인 것 같다. 이건 그냥 욕심으로 분량을 늘리면 2시간씩 해야하기에 좀 정리가 됐다.

ㄴ 이재성 연출: 텍스트적으론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란 점이다. 연극 보러 오는 분들은 크게 두 가지다. 배우를 보러 오고 배우가 연기하는 캐릭터을 보러 온다. 선생님들 네 분이 연기인생 합치시면 200년이 넘다.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를 최전면에서 볼 수 있다. 그거만큼 소중한 건 없다고 생각한다. 그게 또 해외 번역극이 아니라 창작극, 동시대극을 우리 부모님들 세대 분들이 보여주시는 면이 가치가 아닌가 싶다. 지방에도 15회 이상 초청받았는데 이런 게 이 작품을 인정하신다는 게 아닐까 싶다.

한편, 연극 '사랑해요, 당신'은 28일 개막해 오는 6월 3일까지 삼성역 KT&G 상상마당 대치아트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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