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 때부터 실전 투입되며, 프로팀 '주목'

▲ 리틀 이수민이라는 별명을 지닌 상원고 좌완 신준영. 실제로 그렇게 될 가능성이 큰 유망주다. 사진ⓒ김현희 기자

지난 2014년, 대구상원고 박영진 감독은 당시 학교 전력에 대한 의견을 물었을 때 고개부터 저었다. 에이스 역할을 해 줘야 했던 전상현(당시 2학년, 현 KIA)은 부상으로 전력을 이탈했고, 주장 전호은(단국대)역시 정상 가동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박 감독은 원치 않게 정용준(넥센) 한 명에게 의지하는 경기를 많이 펼쳐야 했다. 1학년 때부터 실전에 투입된 경험이 있고, 내구성 또한 좋아 ‘오른손의 이수민(삼성)’이라는 별명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타선은 나쁘지 않았지만, 마운드 구성에 애를 먹었던 상원고는 결국 당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채 시즌을 접어야 했다.

그러나 그렇게 어려운 사정 속에서도 한 줄기 빛을 발견했던 것은 ‘불행 중 다행’이었다. 1학년 좌완 에이스가 등장하여 일찌감치 경험을 쌓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등판 횟수가 그렇게 많았던 것은 아니었지만, 이 겁 없던 좌완 신예의 존재는 그 다음 시즌을 기대하게 할 만했다. ‘리틀 이수민’이라 불리는 상원고 3학년, 신준영(18)이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리틀 이수민’이라 불리는 사나이, 신준영은 누구?

1학년 때부터 실전 감각을 익힌 신준영은 예상대로 2학년 때 더욱 농익은 모습으로 마운드에 섰다. 물론 중요한 상황에서는 선배 전상현이 마운드에 올랐지만, 그에 앞서 상대 타선을 꽁꽁 묶는 역할은 어김없이 신준영의 몫이었다. 이에 그는 지난해 모교의 우수고교 초청 대회 우승, 황금사자기 준우승, 청룡기 우승을 이끌며 팀의 허리를 책임졌다. 특히, 1학년 내내 낮았던 타점을 높이면서 투구에 대한 자신감도 증가하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

물론 구속에 있어서는 아직 만족할 만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그의 현재 위치는 마치 동문 선배이기도 한 이수민의 고교시절을 연상하게 한다. 이수민 역시 고교 시절, 빠른 볼에는 크게 합격점을 받지 못했지만, 빼어난 연투 능력을 앞세워 모교를 전국 8강으로 이끈 바 있다. 체격 조건도 서로 비슷하여 프로에서 서로 만나게 될 경우 흥미로운 매치업도 기대해 볼 만하다.

다만, 아쉬운 것은 팀 사정이 우승권을 맴돌았던 지난해와는 완전히 달라졌다는 사실이다. 신준영을 보조해 줄 만한 저학년 선수가 부족한 가운데, 타선 역시 황경태(두산), 이동훈(한화), 이석훈(롯데)이 떠나간 공백이 매우 크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해부터 포수 박민호와 더불어 ‘황금 배터리’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 그나마 큰 위안거리다.

물론 그의 현재 모습이 ‘프로가 원하는 수준’과는 거리가 다소 먼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야구 명문으로 평가받는 학교에서, 1학년 때부터 실전에 투입됐던 선수를 가볍게 볼 수만은 없는 일이다. 과연 그가 나머지 전반기 시즌과 후반기 주말리그전에서 얼마나 발전된 모습을 보일지 지켜보는 것도 자못 흥미로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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