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아띠에터 박정기(한국창작희극워크숍대표)]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극단 행의 오가와 미레이(小川未玲) 작, 박순주 번역, 김 관 연출의 <깊게 자자, 죽음의 문턱까지>를 관람했다.

오가와 미레이(小川未玲, 1967~)는 가나가와현 요코스카에서 출생, 여자 미술 단기 대학 출신이다. 1993년 극장 에코에서 작품 <깊게 자자, 죽음 직전까지>가 초연되고, <부엌데기 공주><제대로 된 도로> <눈물로 상처투성이가 된 뺨> <콩나물의 노래> <잊을 수 있는 랜드> <초롱불 왈츠> 등을 발표 공연했다. <콩나물의 노래>는 중앙대학교에서 초연되고 2년전 극단 하랑에서 공연되기도 했다.

번역을 한 박순주는 중앙대학교 대학원에서 무나카타 쿠니요시(宗片邦義)의 셰익스피어의 자국적 수용 방법 연구논문을 발표하고, 오가와 미레이의 <콩나물의 노래> <줄리엣들> <깊게 자자 죽음의 문턱까지>를 번역 번안 각색을 했다.

김 관은 극단 행의 대표이자 연출가다. <십이야> <뿔> <홀스또메르> <취미의 방> <메모리즈> <석과불식> <깊게 자자 죽음의 문턱까지> 그 외 다수 작품을 연출해 기량을 발휘했다.

무대는 깊은 산속의 오두막이다.

하수 쪽에 연주석이 있어 전자건반악가를 연주하고 타악기로 효과음을 발한다. 마치 피아노 건반처럼 바닥을 만들어 놓고 거대한 사각의 틀 같은 나무 조형물이 천정에 매달리고 그 가운데 긴 줄을 천정에서 바닥까지 늘어뜨리고 끝에 주전자를 매달아 놓았다. 배경 가까이 시체를 넣어둔 관이 가로 놓여있고, 그 앞에 이부자리를 놓아 누울 수 있도록 만들었다. 상수 쪽 객석 통로가 등퇴장 로가 되고 무대 좌우도 등퇴장 로로 설정된다.

연극은 도입에 백발의 노파의 독백에서 시작하고 마지막도 독백으로 마무리를 한다. 상수 쪽 통로에서 시체를 담은 포대를 노학자와 젊은 제자가 운반을 하고 그들의 뒤를 따라 젊은 여인이 등장을 한다. 노학자는 죽은 부인을 살리려고 시체를 가져온다는 설정이고, 젊은이는 그의 조수다.

 

젊은 여인은 시체포대가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을 하며, 여인은 보기보다는 나이가 많은지 노학자와 젊은 조수에게 말을 낮추고 해라를 한다. 세 사람은 오두막에 도착해 배가 고프다며 음식부터 챙겨 들기 시작한다. 노학자는 정신이상자인 듯 보이고, 젊은이는 사회적응을 못한 낙오자인 듯싶고, 여인은 돈 앞에서는 가릴 것이 없다는 인간성을 드러낸다. 밖에서는 함박눈이 퍼붓는다는 설정이고, 세 인물의 개성이 조화를 이룬다. 여기에 죽은 인물로 설정된 중년남성이 젊은 여인을 찾으며 깨어나고, 이들의 대화 속으로 노파가 끼어들지만 아무도 노파를 의식하지 못한다.

이들이 먹고 잠자고 대화하고 다투는 장면이 하나하나 희극적으로 연출되고 각자의 신상명세가 드러난다. 귀에 익은 일본가요가 연주되고 그러면서 금전이나 명예보다 더 소중한 인간적인 삶과 진정한 사랑에 관한 깨달음에 한 사람 한 사람 다가서게 되고 노파의 독백으로 극은 마무리가 된다.

김연재, 류 성, 이종승, 김진아, 고훈목 등 출연자 전원의 작중인물 성격설정예서부터 독특한 기량으로의 호연은 관객을 시종일관 극에 빠져들도록 만들고 공감대까지 형성시킨다.

액팅코치 김연재, 음악감독 김승진, 의상디자이너 김지연, 무대디자이너 배윤경, 조명디자이너 김인재, 그래픽디자인 김우연, 포토스튜디오 오빠사진관, 제작감독 김종석, 조연출 황예선, 제작 극단 행&뾰족한 상상뿔, 기획 씨어터 오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열정과 기량이 하나가 되어, 극단 행의 오가와 미레이(小川未玲) 작, 박순주 번역, 김 관 연출의 <깊게 자자, 죽음의 문턱까지>를 작가의 창의력과 연출가의 기량 그리고 출연자의 연기력이 조화를 이룬 한편의 걸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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