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기의 공연문화산책] 극단 허수아비의 드니즈 살렘 작 서추자 번역 이승희 연출의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
  • 박정기
  • 승인 2018.05.23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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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MHN 아띠에터 박정기(한국희곡창작워크숍대표)] 드니즈 샬렘 (Denise Chalem, 1952~)은 이집트 카이로에서 태어나 프랑스 이민 후 배우, 연극 연출가, 영화감독으로 활동 중인 극작가다.

먼저 배우로 데뷔한 드니즈 샬렘은 '레미제라블'(1982), '까미유끌로델'(1988), '내겐 너무 이쁜 당신'(1989)과 '토탈 이클립스'(1995), '크라임 씬'(2000),'리자'(2001)등의 영화와 프랑스 TV드라마에 출연했으며 '성 요셉, 우리를 위해 기도해 주소서'등의 영화를 감독했다.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는 1980년에 발표한 처녀작으로, 1981년 프랑스극작가협회(S.A.C.D.)가 선정하는 신인작가상(le prix des Talents Nouveaux)을 수상했다. 이후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는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에서 공연 중이다

원제는 '우리사이에 놓인 바다(The Sea Between Us)'이지만 우리나라 초연에서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라고 바꿨다. 연극은 작가인 딸이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현재와, 엄마와 함께 지냈던 기억속의 과거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극 내용을 펼쳐놓는다.

연출을 한 이승희는 연극배우다. 2015년 스튜디오 76에서 극단 허수아비의 창단공연 '블랙박스'를 연출했다. 극단 허수아비의 대표이자 서울시극단 단원인 중견배우 이창직의 미모의 부인이기도 하다. 자신의 93세의 노모를 요양원에 입원시키며 펑펑 울었던 경험과 노모가 귀가 길에 차 조심은 물론 주변을 잘 살피라고 딸 걱정을 하던 모습을 이번 공연연출에서 살려냈다.

 

무대는 모녀가 사는 집이다. 배경 가운데에 현관으로 나가는 복도로 설정되고, 왼쪽에 좌변기가 있는 화장실, 오른쪽은 내실로 통한다. 정면 오른쪽에 조리대와 냉장고 전자레인지가 배치되고, 상수 쪽 벽에는 체경이 달려있고, 낮은 탁자위에는 전축이 있다. 중앙에 안락의자가 놓여있다. 탁자에는 타자기가 놓여있다. 하수 쪽 객석 가까이에 원형의 탁자와 의자가 있다. 병원장면은 양쪽 벽 백색휘장을 펼쳐 사용하고, 생일에는 탁자에 테이블보를 덮는다.

연극은 글을 쓰는 딸이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현재와, 엄마와 함께 지냈던 기억속의 과거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극을 희극적으로 이끌어간다. 화장실 문을 열어놓고 엄마가 여러 차례 소변을 보는가 하면 기이한 모양의 상의를 걸치기도 하고, 밝은 미소와 율동으로 연극을 이끌어 간다.

전통적인 유태계 가정에서 자라난 엄마는 남편과 자식, 가정밖에 모르던 전형적인 주부로 남편의 죽음과 아들의 독립으로 인해 깊은 상처와 외로움을 안고 있지만 내색을 않는다. 엄마는 하나밖에 남지 않은 딸에 대한 기대와 사랑으로 이런 저런 충고를 밝은 표정으로 하지만, 딸에게 어머니의 충고는 그저 잔소리일 뿐이다.

엄마는 모든 어머니들처럼 딸이 자신과 마찬가지로 결혼하여 가정을 꾸미고 아이를 낳아 기르는 평범한 인생을 가져주길 바란다. 그러나 딸의 꿈은 글을 써서 작가로 데뷔하는 것. 모녀는 부딪힐 때마다 멀어지고, 급기야 엄마의 간섭을 견디지 못한 딸은 말다툼 끝에 집을 나와 독립을 하게 된다. 딸의 독립 후, 엄마는 나이 오십에 처음으로 여름휴가를 떠나 바다에서 해수욕을 즐기는 기쁨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그런 기쁨도 잠시, 수술을 위해 엄마는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엄마가 입원해 있는 동안 딸은 자신의 처녀작을 발표하고, 엄마를 병원에 홀로 남겨둔 채 잠시 휴양 차 미국 여행길에 오르게 된다. 여행지에서 딸은 고향에 돌아가 어머니에게 효도할 것을 다짐하지만,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이미 식어버린 엄마의 주검이다.

오민애가 엄마로 출연해 적역을 맡은 듯 탁월한 기량을 드러내며 호연과 열연으로 원작을 뛰어넘는 성격설정으로 엄마 역을 구현해 낸다. 김진아가 딸로 출연해 혼신의 열정으로 딸 역을 창출해 낸다. 박혜수와 이지영이 더블 캐스팅되어 출연해 호연을 펼친다.

기획 하형주 창작공간 스튜디오 블루, 무대제작 예술무대 김효신 이종길, 사진 김두영, 조연출 정예림, 조명오퍼 박성근, 음향오퍼 김종현 등 스텝진의 열정과 기량이 드러나, 극단 허수아비의 드니즈 살렘(Denise Chalem) 작, 서추자 역, 이승희 연출의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를 연출가와 출연자의 기량이 조화를 이루어 장기공연을 해도 좋을 한편의 걸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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