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인천, 강원지역, "우리가 팀을 대표합니다"

▲ 지난해에는 덕수고가 황금사자 트로피를 가져갔다. 올해는 어떠한 학교가 이 트로피의 주인공이 될까? 사진ⓒ김현희 기자

[문화뉴스 MHN 김현희 기자] 동아일보와 스포츠동아, 그리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제72회 황금사자기 쟁탈 전국 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이하 '황금사자기') 개막전이 우천으로 순연된 가운데, 17일 역시 비가 예보되어 있어 대회 전체 일정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 그러나 어찌 보면, 2018 시즌 고교야구 첫 번째 왕좌를 가리는 일이 그만큼 쉽지 않음을 암시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는 한편, 우천순연 변수가 어느 학교에 유리하게 다가올지, 지방 학교의 서울 체류 비용에는 큰 변화가 없는지 역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생쌀을 재촉한다고 해서 밥이 될 수는 없는 법. 적당히 뜸을 들이는 것 역시 좋은 밥을 지을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현재 순간이 이번 황금사자기의 성공적인 진행으로 거듭날 수 있는 바탕이 될 수 있겠다는 바람을 가져 볼 수도 있다. 이에 본지 스포테인먼트 팀에서도 밥을 짓기 전 조금 더 뜸을 들이는 것처럼 각 학교의 '대표선수'들로 본 간단한 팀컬러를 소개해 보는 순서를 가져 보고자 한다.

전국에서 모인 42개 학교,
우리는 이런 컬러를 지니고 있어요!

▲ 서울 지역 유력 1차 지명 후보인 김현수. 홈런 타자이면서도 140km 후반대의 볼을 던지는 투수이기도 하다. 사진ⓒ김현희 기자

장충고 : 올라운더 리틀최원제(삼성) 김현수

우승 후보로 손꼽히는 만큼 탄탄한 전력을 과시하지만, 올해 유난히 투-타에서 발군의 실력을 선보이는 올라운더들이 많다. 그 중 김현수는 서울 지역 1차 지명 후보에도 오를 만큼 다재다능함을 자랑한다. 지난해에도 속구 투수와 홈런 타자로서의 가능성을 모두 보여줬다. 송명기, 이영운, 박민석, 이후석 및 2학년생 박주홍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김현수가 장충고의 팀 컬러를 잘 보여주고 있는 대표선수가 아닐까 싶다.

덕수고 : 외야수 리틀김주현(한화) 김주승

양백김(양창섭-백미카엘-김동찬) 트리오, 양박(박용민-박동수) 듀오 등 3학년생들이 강세였던 덕수고 전력에서 2학년때부터 실전에 투입된 야수 유망주다. 한화 1차 지명을 받은 김주현(경찰야구단 복무)의 친동생답게 발군의 타격 실력을 자랑한다. 작전 수행 능력이 빼어난 덕수고 타선의 상징적인 선수이면서도 득점권에서 혼자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도 좋다.

▲ 동문 대선배인 이형종과 함께 한 최현일(사진 우). 둘이 형제라고 해도 믿을 만큼 외모나 플레이 스타일이 상당히 닮았다. 사진ⓒ김현희 기자

성남고 : 투수 리틀유호식(SK) 손동현

3학년 장이재, 2학년 최해찬이 이끄는 중심타선의 힘도 대단하지만, 성남고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유망주가 바로 에이스 손동현이다. 1학년 때부터 실전에 투입되면서 경기 감각을 익혔고, 지난해에는 하준영(KIA)과 함께 팀의 원투펀치를 이루었다. 최고 150km에 이르는 속구도 빼어나지만, 큰 경기 경험이 많다는 것이 장기 중 하나다.

서울고 : 투수 리틀이형종(LG) 최현일

우승후보답게 어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선수들로 가득하지만, 고학년들이 가득한 서울고 라인업과 마운드에서 1학년 때부터 실전에 투입된 최현일이 현재는 팀의 얼굴이라 할 수 있다. 1학년 때에는 사이드암에 가까운 투구폼으로 148km의 구속을 기록했고, 지난해 잠시 부상으로 주춤한 가운데서도 추계리그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자신의 재주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주로 마무리 투수로 등판하지만, 완투 능력도 빼어나다. 포수 송승환과 함께 최원태-주효상(이상 넥센) 배터리의 재림을 꿈꾼다.

▲ 신일고의 안방마님 김도환. 현재 팀에서 4번을 치고 있으며, 서울고 송승환, 충암고 김세영 등과 함께 포수 TOP 랭킹을 다투고 있다. 사진ⓒ김현희 기자

신일고 : 포수 리틀김기담(고려대) 김도환

올해 신일고 팀컬러의 특징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짜임새'다. 스타 플레이어들로 가득차 있지는 않지만, 팀 전원이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의 일을 잘 한다. 그 중에서도 낭중지추는 단연 포수 김도환. 지난해 월드 파워 쇼케이스 서울 대회에도 참가하면서 가능성을 선보였다. 충암고 김세영, 서울고 송승환과 함께 서울지역에서 랭킹권에 드는 포수로 손꼽히며, 장타력이나 포수 수비력은 되려 선배 김기담(고려대)보다 낫다는 평가다.

선린인고 : 외야수 리틀김경탁(KIA) 신우영

그야말로 전반기 내내 모교에서 '미친' 활약을 펼쳤다. 주말리그 7경기 중에서 무려 네 번이나 멀티 히트를 기록했고, 7경기 연속 안타 기록까지 세웠다. 더 놀라운 것은 5할 타율을 기록한 이 외야수 인재가 아직 2학년이라는 사실이다. 백준영, 김건이, 서경찬 등과 함께 내년 선린인고를 이끌만한 유망주임에 틀림없다.

중앙고 : 올라운더 리틀김지훈(삼성) 김학준

중앙고에 정말 오랜만에 올라운더형 선수가 등장했다. 투수로서도 빼어난 투구를 선보이면서도 마운드에 서지 않는 날은 외야수이자 3번 타자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다. 이렇게 북 치고 장구 치는 김학준의 활약 덕에 중앙고도 황금사자기 본선 무대에 오를 수 있었다. 중앙고 서효인 감독은 김학준에 대해 "포수 빼고 못 하는 포지션이 없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충암고 : 내야수 리틀류지혁(두산) 양우현

현재 충암고 타선에서 가장 무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발 빠른 유격수 재원이지만, 방망이 실력이 출중하여 팀의 4번 타자를 맡고 있다. 지난해에도 실전에 투입, 모교 충암고의 봉황대기 준우승을 이끌었다. 장충고 박민석, 광주제일고 김창평 등과 함께 올해 고교 유격수 4천왕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는 인재이면서도 충암 야구의 색체를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경기고 : 투수 리틀박신지(두산) 박주성

주장 허관회(포수), 안타 제조기 박승규(외야수) 등이 있지만, 그래도 지난해부터 팀의 마운드를 책임졌던 박주성의 존재는 경기고 신현성 감독의 마음을 든든하게 해 준다. 지난해 대통령배를 통하여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 현재 140km 후반대의 빠른 볼 구속을 선보이고 있다. 박주성 역시 서울 지역 유력 1차 지명 후보 중 한 명이며,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대회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인재임에 틀림없다. 2014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 멤버였던 2학년 투수 유준하가 팀의 에이스를 얼마나 도와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 지난해 봉황대기 결승전에 부상 투혼을 선보인 양우현은 경기가 끝난 이후에도 운동장을 빠져나가지 않고 팀과 끝까지 함께 했다. 사진ⓒ김현희 기자

제물포고 : 내야수 리틀김민수(롯데) 김건우

2016년 김민수(롯데), 2017년 김수환(넥센)에 이어 제물포고 내야수 라인을 이끌 만한 유망주다. 전반기 성적은 홈런 하나를 포함하여 20타수 8안타, 타율 0.400을 마크했다. 더 놀라운 것은 이 겁 없는 내야 유망주가 아직 2학년이라는 사실이다. 광주 서림초-광주 동성중 졸업 이후 인천으로 야구 유학을 왔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인천고 : 외야수 리틀민성우(인하대) 유상빈

지난해 인천고 라인업에 정은원(한화)과 민성우(인하대)가 있었다면, 올해에는 외야수 유상빈이 있다. 중화권 출생으로 KT 주권과 비슷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아직 2학년생이지만, 거의 팀 타선을 이끌다시피 했다. 전반기 성적은 26타석 18타수 7안타, 타율 0.389에 이른다. 적은 안타 숫자에 비해 타점은 무려 11점이나 된다. 그만큼 찬스에 강하다는 반증이다.

강릉고 : 외야수 리틀조수행(두산) 고명규

신승윤-이믿음-서장민이 버티고 있는 강릉고 마운드에서 고명규와 같은 스타 플레이어 타자까지 있다면, 감독 입장에서는 경기를 풀어가기가 편하다. 그야말로 전반기 주말리그에서 펄펄 날아다녔다. 17번 타석에 들어서면서 13타수 6안타 9타점, 타율 0.462를 마크했기 때문. 2개의 홈런포까지 기록했을 만큼, 현재 강릉고 라인업에서 고명규의 존재는 절대적이다. 이번 황금사자기 무대에서 깜짝 스타로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원주고 : 투수 리틀원도연(단국대) 하영진

지난해 원주고에는 140km를 넘나드는 에이스 원도연(단국대)이 있었다. 올해에는 그 바통을 하영진이 이어받았다. 하영진은 주말리그 4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75를 마크하면서 팀의 황금사자기 본선행을 이끌었다. 11과 2/3이닝을 소화하면서 삼진을 13개나 솎아낸 부분도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 아직 2학년이기 때문에, 더욱 성장 가능성이 있으며, 안병원 감독의 집중 조련을 받을 경우 프로에 가까워질 수 있는 인재이기도 하다.

- 2편에서 계속 -

서울 목동, eugenephil@mhne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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