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온고는 원주고에 대역전승. 신일고도 경주고에 역전 쇼

▲ 경기 종료 후 그라운드로 향하는 대구고 선수단. 사진ⓒ김현희 기자

[문화뉴스 MHN 김현희 기자] 동아일보와 스포츠동아, 그리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제72회 황금사자기 쟁탈 전국 고교야구대회 겸 2018 전반기 주말리그 왕중왕전(이하 '황금사자기') 8일 째 일정(32강전)에서 라온고, 대구고, 신일고, 경북고가 승리했다.

24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황금사자기 32강전 경기에서 라온고가 원주고에 신승한 데 이어 대구고가 전주고를, 신일고가 경주고를, 경북고가 연장 접전 끝에 영문고를 제압하며, 16강전에 올랐다.

경기 라온고 4-3 강원 원주고

그야말로 놀랄 만한 대역전쇼였다. 8회 종료까지 0-3으로 뒤져 패색이 짙던 라온고가 9회 초에만 대거 4득점하며 기적적인 역전승을 거두었다. 원주고는 1회 말 공격서 상대 에러에 이은 5번 이건의 1타점 좌월 2루타와 6번 김현민의 중전 적시타를 묶어 대거 3득점,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이후 양 팀은 2회부터 8회까지 0의 행진을 이어갔다. 그만큼 이렇다 할 득점 찬스조차 잡지 못했다. 9회 초 마지막 공격에 나선 라온고는 대타 허윤의 우전안타를 시작으로 상대 수비 에러로 만든 2사 1, 2루 찬스서 2번 정훈석의 적시타로 한 점을 만회했다. 이후 손호원의 동점 적시타가 터졌고, 5번 손석훈의 타석 때 상대 수비의 송구 에러까지 겹치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원주고로서는 9회 투 아웃까지 잘 잡아 놓고 수비 실책에 울어야 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김민석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고영선이 6과 2/3이닝 무실점 호투를 선보이며, 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대구고 6-2 전북 전주고

투-타의 우위를 앞세운 대구고가 전주고의 기세를 잠재우고 16강에 올랐다. 대구고는 1회 말 공격서 3번 박영완의 선제 1타점 2루타로 포문을 연 이후 2회 말 공격서 조민성, 이승호의 연속 적시타 및 1번 서상호의 중견수 희생 플라이로 대거 3득점에 성공했다. 경기 초반 승부를 가져 간 대구고는 5회 말 공격서 상대 수비 에러를 틈타 2득점, 승부를 마감했다. 그러나 전주고도 9회 초 반격서 4번 신홍서와 6번 강민구가 적시타를 터뜨리는 등 경기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마운드에서는 3학년 선발 김주섭이 6이닝 8탈삼진 1피안타 무실점 호투를 선보이며, 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서울 신일고 6-5 경북 경주고

양 팀 모두 역전과 재역전을 반복한 접전 끝에 신일고가 경주고에 신승했다. 신일고는 3회 초 공격서 3번 문보경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렸다. 그러나 곧바로 이어진 경주고의 3회 말 공격에서는 상대 수비 에러와 와일드피치에 편승하여 2득점, 역전에 성공했다. 6회에 걸쳐 한 점씩 주고받은 양 팀은 7회 초 공격서 4번 김도환의 동점 2루타와 5번 김휘집의 역전 적시타가 터지며 신일고가 재역전에 성공했다. 9회 초 공격에서는 또 다시 2학년생 김휘집이 2타점 쐐기 3루타를 기록, 경기를 그대로 마무리짓는 듯 싶었다. 그러나 경주고도 9회 말 마지막 공격서 두 점을 추격하며,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3루수로 나서다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문보경이 3이닝 5피안타 1실점투를 선보이며, 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 연장 접전 끝에 승리한 경북고 선수단. 사진ⓒ김현희 기자

대구 경북고 6-2 경북 영문고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경북고가 우위였지만, 같은 경북지역에서 맞붙었던 경험이 있었다는 변수는 영문고를 가볍게 볼 수 없는 요소가 됐다. 경북고는 1회 초 공격서 3번 강민성이 좌측 담장 넘기는 솔로 홈런으로 선취점을 기록, 기선을 제압했다. 대회 6호. 4회 초 공격에서도 상대 수비 에러에 편승하여 한 점을 더 추가했다. 그러자 영문고도 4회 말 들어서자마자 4번 박수용의 중월 솔로 홈런으로 맞불을 놨다. 대회 7호. 곧바로 이어진 5회 말 공격에서는 2번 최준호의 좌익수 희생 플라이로 동점을 만들었다. 결국 양 팀은 정규 이닝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승부치기에 먼저 나선 경북고는 1사 만루서 대타 임종헌이 주자 셋을 모두 불러 들이는 싹쓸이 2루타를 기록하면서 쐐기점을 냈다. 이어 9번 양진우도 2사 이후 중전 적시타를 기록하며 기세를 올렸다. 영문고 역시 10회 승부치기에 임했지만, 후속 타자들이 땅볼과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득점에 이르지는 못했다. 마운드에서는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한 에이스 원태인이 5이닝 2피안타(8탈삼진) 무실점투를 선보이며, 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 황금사자기 주요 히어로

라온고 내야수 손호원 : 상대 에러에 편승하여 투수 자책점으로 기록되지는 않았다 해도 이렇게 주어진 상황에서 적시타를 기록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4번 타자 손호원이 그것을 해 냈다. 손호원은 패색이 짙던 9회 초 2사 2, 3루 찬스서 좌전 적시타로 팀을 패배의 늪에서 살려냈다. 이 날 성적은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타자들 가운데 유일하게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대구고 투수 김주섭 : 1회전 경기에서도 선발로 나섰으나 베스트 컨디션이 아니었다. 당시 조기 강판에 대해 자존심이 상했는지, 전주고와의 32강전에서는 힘을 냈다. 6이닝을 소화하면서 전주고 타선에 단 1안타만을 허용했고, 볼넷 역시 하나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이 정도면 승리투수가 되기에 충분한 자격을 갖춘 셈이다. 1학년 시절에는 월드 파워 쇼케이스 투수 부문에도 참가, 144km의 빠른 볼을 기록한 바 있다.

신일고 올라운더 문보경 : 결승 타점은 2학년생 김휘집의 몫이었으나, 투-타를 넘나들며 바쁘게 움직인 문보경이 아니었다면 신일고의 한점 차 승리도 불가능했을지 모를 일이었다. 선발 3번 타자 겸 3루수로 출장한 문보경은 타석에서 5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한 데 이어 6회부터는 투수로 등장하여 3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1실점을 기록, 32강전 승리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투구수 제한이라는 변수를 감안해 보았을 때 투-타 모두 재능을 보이는 올라운더 선수의 존재는 이렇듯 반가운 법이다.

경북고 2학년 임종헌 : 만루 상황에서 대타로 딱 한 번 나왔지만, 그 임펙트는 대단했다. 10회 연장 승부치기에 나섰던 만큼 2학년생이 짊어지기에는 다소 무거운 짐일 수 있었다. 그러나 임종헌은 그것을 해냈다. 이 날 경기에서 나온 타점의 절반을 임종헌이 만들어냈다. 아직 될성 부른 나무인 만큼, 내년이 더 기대되는 인재이기도 하다.

서울 목동, eugenephil@mhne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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