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 요리스 라만

"디지털 시대의 디자인은 자유로운 유기체 패턴…누구나 청사진만 있으면 제작 가능"

[문화뉴스 MHN 권혜림 기자] 네덜란드 출신 작가 요리스 라만(b.1979)이 삼청동에 위치한 국제갤러리에서 '요리스 라만 랩 : Gradients'전을 선보인다. 6월 17일까지 진행되는 이 전시는 2011년 처음 국내에 소개된 후 여는 그의 두 번째 개인전이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지난 4년간 진행한 첨단 기술의 실험을 담은 신작 및 근작 30여 점을 선보인다. 

▲ 작가 요리스 라만

2004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처음 세워진 그의 디자인랩은 실험적인 디자인을 연구한다. 연구와 실험, 그리고 획기적 기술을 통해 디자인의 가능성을 탐구하고자 설립된 그의 랩실에는 그의 뜻에 공감한 과학자, 엔지니어, 프로그래머 및 공예가 등이 함께 일하고 있다. 다학제(multidisciplinary)적 시스템을 갖춘 요리스 라만 랩은 이런 측면에서 디자인, 기술, 과학, 그리고 예술을 접목시킨 선구적인 그룹으로 평가받는다. 

▲ 3D 프린팅 기법으로 제작된 의자

요리스 라만 랩은 최근 혁신적인 규모의 3D 프린터를 개발했다. '다축 금속 프린팅 기술'(Multi Axis Metal Printing)이 구현된 'MX3D 프린터'는 이전에는 실현할 수 없었던 복잡한 곡선과 곡면을 공중에 구현함으로써 독특한 조각 작품들을 구현해냈다. 

'Dragon Bench'와 'Gradient Screen'이 이 기술로 제작되었으며 특히 'Dragon Bench'에 활용된 3D 기술을 이용해 올해 암스테르담에 길이 12.5m, 폭 6.3m의 다리를 제작, 완공할 예정에 있다. 

▲ Dragon Bench (2014)

요리스 라만은 "기존의 3D 프린팅은 작은 플라스틱 장난감이나 작고 쓸데없는 것들을 만드는 기술이라고 인식되어왔다. 또한 3D 프린터로 제작된 오브젝트는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편견이 있었는데 요리스 라만 랩은 이 두가지 제약과 편견을 뛰어넘는 실용적인 작품을 제작하려 노력했다"며 3D 프린팅 기술이 지닌 한계와 편견에 대해 언급했다.  

▲ 3D 프린팅 기법을 통해 알루미늄으로 제작된 의자

그는 3D 프린팅으로 제작된 디자인이 지닌 내구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구성이 강한 재료를 선택했다. 유기체의 알고리즘이 적용된 프로그램으로 제작된 'Microstructures Gradient Aluminum Chair'(2018)는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져 가볍고 튼튼하며 가격까지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의학계에서는 실제로 타이타늄 등을 재료로 써서 3D 프린팅으로 뼈를 만들며 임플란트를 할 때 많이 사용한다. 이런 내구성이 강한 재료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기존 3D 프린트를 사용할 수 없었기에 그는 '용접 기술'이 적용된 로봇팔과 프린트를 만들었다. 

▲ Vortex Console (2014)

또한 그의 작업에 있어서 '3D 그라디언트 패턴'(3D gradient patterning)에 개념적 기반을 두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이를 통해 그는 획기적 규모의 가구를 보다 쉽고 견고하게 만들 수 있는 3D 프린팅 기술을 탐구했다.

요리스 라만은 , "산업시대의 디자인은 개인이 디자인을 하고 그 디자인을 중국 공장에 보내 제작·발송하는 시스템이었다면, 디지털시대의 디자인은 개인이 디자인한 청사진(blueprint)을 인터넷에 유포하여 어디에서 어느 누구든 제작할 수 있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하며 이러한 디자인에 대한 접근과 제작이 특별한 그룹을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역설했다. 

applejuice@mhnew.com 사진ⓒ문화뉴스 MHN 권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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