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추리 소설 거장 '히가시노 게이고'의 원작이 창작 뮤지컬로 탄생해

▲ 뮤지컬 '용의자 X의 헌신' ⓒ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문화뉴스 MHN  오세준 인턴기자] 지난 25일 뮤지컬 '용의자 X의 헌신'이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에서 프레스콜을 열었다.

뮤지컬 '용의자 X의 헌신'은 현재 일본에서 가장 인기있는 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오사카 출신으로 1985년 '방과 후'로 제31회 에도가와 란포 상을 수상하며 작가로 데뷔했다. 그의 소설은 추리, 서스펜스뿐 아니라 원자력 발전이나 뇌 이식과 같이 과학적 소재, 사회적인 이슈, 패러디 등 다채로운 분야를 다룬 작품으로 가득하다. 대표작으로는 '비밀', '백야행',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등이 있다. 2006년 '용의자 X'의 헌신으로 제6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 소설부문과 제134회 나오키 상을 수상했다. 또한, 국내 발간 당시에도 큰 인기를 얻어 현재까지도 꾸준히 판매를 기록하는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

뮤지컬 '용의자 X의 헌신'은 정영 작가, 정태영 연출, 원미솔 작곡가, 이은경 무대 디자이너 등 국내 창작진이 새롭게 완성한 국내 순수 창작 뮤지컬이다. 2014년부터 개발 작업을 시작해 2016년 대명문화공장의 개관 2주년 신규 콘텐츠 개발 지원 프로젝트 '공연, 만나다 : 동행'의 작품으로 선정되어 사전 리딩 공연을 마쳤다. 이어 약 2년 동안의 추가 개발 기간을 거쳐 최종본이 완성됐다.

소설뿐 아니라 이미 많은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용의자 X의 헌신'을 접한 대중들이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의 핵심은 제목에 있다. '용의자 X'는 범인이 누군지 알 수 없는 상태를 말하고, 'X의 헌신'은 알 수 없는 X의 이유와 목적이 없는 헌신을 의미한다. 이야기 초반에 전자의 이야기를 담은 것처럼 보이지만, 이 이야기에 끝은 '사랑에 빠진 한 남자의 끝없는 희생'을 보여준다. 

이미 이 작품을 아는 대중이라면 '뮤지컬' 장르를 통한 새로운 접근으로 바라볼 수 있고, 반대로 '뮤지컬'을 통해 이 작품을 알게 된다면 이 작품에 푹 빠져들 것이다.

뮤지컬 '용의자 X의 헌신'은 완벽한 알리바이를 만든 천재 수학자 이시가미 데츠야와 그 알리바이를 파헤치는 천재 물리학자이자 "탐정 갈릴레오"란 별명을 가진 유카와 마나부의 대결을 풀어내고 있다. 치밀한 미스터리 장르임에 불구하고 '고독함을 가진 인간'이 느끼는 '따뜻한 인간애'를 바탕으로 짙은 휴머니즘을 나타내고 있다.

원작이 가진 힘과 뮤지컬이 가진 극적 요소를 잘 융합한 뮤지컬 '용의자 X의 헌신'은 환상적인 배우들이 함께해 더 큰 시너지를 발휘해 디테일한 작은 몸짓 그리고 선명한 음률을 직접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이번 프레스콜 현장에는 주인공 '이시가미' 역의 최재웅과 조성윤, '유카와'역의 에녹, 신성록과 송원근을 중심으로 '야스코'역의 김지유과 임혜영, '쿠사나기'역의 장대웅과 조순창, '키시야'역의 김찬종, '미사토'역의 안소연, '토가시/쿠도'역의 류정훈이 하이라이트 장면을 시연했다.

시연이 끝난 후 정태영 연출, 원미솔 작곡가, 정영 작가를 포함해 출연진 모두가 자리해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 뮤지컬 '용의자 X의 헌신' 기자간담회 현장 ⓒ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창작 뮤지컬로써 음악 작업이 어려웠을 것 같다. 원작과 어떻게 어울리 수 있도록 노력했는가.

ㄴ 원미솔 작곡가 : 이 작품은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영화와 드라마로 많이 작품화 됐기 때문에 다루기 위험한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영화와 소설에서 주는 감정 또는 감성의 기승전결이 뚜렷하지 않았다. 

이 작품을 작업하면서 하면서 '왜 뮤지컬일까?'하는 고민이 많았다. 곡을 하나하나 쓰면서 그 안에서 나름 형식을 만들어 나갔다. 특히, 관객들이 인물의 내면을 섬세하게 관찰할 수 있도록 노력을 많이 했다. 
또한,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 '특별히 어떤 장르 혹은 음악을 보여 줘야겠다' 하는 개인적인 욕심을 많이 배제했다. 이 작품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음악과 가사들이 관객들에게 가장 잘 와닿도록 초점을 맞춰 작업에 임했다.

어떤 식으로 각색을 하도록 생각했는지 궁금하다.

ㄴ정영 작가 : 부담이 많았다. 원작 작가가 워낙 유명한 분이기 때문에 뮤지컬로 이렇게 작업을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원작을 통해서 강렬하게 와닿았던 부분은 인간의 고독이었다. 고독한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어떤 위로를 받고 사람과 다시 모일 수 있는 희망을 얻는지, 그 휴머니즘이 작품의 기저에 깔려 있었다. 이시가미의 사랑은 남녀의 사랑이 아닌 인간애다. 인간애라는 정서를 통해 관객과 공감할 수 있는 코드를 찾고, 감동을 줄 수 있는 부분을 찾았다. 

오늘 시연에서 보여드리지 못 했지만 한 장면 안에서 다른 시공간이 운영되다. 그 부분들이 인물들의 대사와 노래 가사를 통해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긴장감, 속도감을 만들며 미스터리극의 강점도 살렸다.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를 통해 두 천재의 두뇌 싸움으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느낌이다, 그렇게 봐주시고 이야기 해주시면 감사하다. 

▲ 뮤지컬 '용의자 X의 헌신' ⓒ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이 작품이만이 가진 차별점은 무엇인가.

ㄴ정태영 연출 : 작가와 마찬가지로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 작품에는 사실적인 부분과 상징적인 부분이 공존한다. 겉으로 드러나는 또는 내면에서 드러나는 부분들이 같은 시간에 재현되도록 대본이 촘촘히 쓰여졌고, 그 부분들을 잘 풀어낼 수 있도록 연출했다. 

관객들이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빨려들어갈 수 있도록 많은 시간 동안 연습하고 노력했다. 다시 말하면 관객들이 깊게 빨려들어 갈 수 있는 뮤지컬이다.

무대 디자인, 거친 철제로 이뤄진 삼각형, 화염같은 조형 등 그것들이 어떤것을 표현하고자 했는지.

ㄴ정태영 연출 : 오늘 이 자리에 '이은경 무대 다자이너'가 참석하지 않아 대신 말씀드린다. 

이 무대는 일단 이시가미의 수사문제를 푸는 노트로 표현됐다. 원작이 일본 작품이기 때문에 도형으로 만들어진 종이접기를 아이디어로 착안 했다. 그 안에 도형들이 들어가 있고, 그 도형들은 선으로 이뤄져있고, 또 그 선 안에 점들이 있고, 이런 표현들이 '이시가미'와 '유카와' 두 인물들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그 안에 도시락 가게가 있고, 선으로 나눠서 '이시가미'와 '야스코'의 집이 보여지는 부분들을 주안으로 디자인했다.

맡은신 배역 '이시가미'가 느끼는 사랑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ㄴ최재웅 : 이시가미 사람은 고독한 인물이다. 개인적으로 '인간미'에 대한 사랑이 크다고 생각한다. 소설과 영화 둘 다 일반적인 남녀의 사랑이 아니라 사람 자체를 좋아하는 감정을 느꼈다. 여자가 아닌 자신의 외로움 등을 극복할 수 있는 감정이다. '야스코'뿐 아니라 그녀의 딸 '미사토'에게 애정을 가지는 부분 또한 '인간미'로 느꼈졌다.

'이시가미'를 연기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없었는가.

ㄴ조성윤 : 많이 힘들었다. 이 인물을 연기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본인이 생각하는 역할을 계획하고 어느 정도 예측하고 끊임없이 달려가는데 시종일관 그 냉정하을 유지해야하는 부분이 나에게 가장 어려웠다.

▲ 뮤지컬 '용의자 X의 헌신' ⓒ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연기를 하며 '이시가미'의 사랑을 공감됐는지 궁금하다.

ㄴ에녹 : (웃음) 어느 정도까지만 공감된다. 자신이 좋아하는 '야스코'에게 자신의 계획을 전부 알리지 않으면서 심지어 나쁜 이미지까지 줄 정도로 거리감을 두려하는 치밀함을 그 인물의 헌신에 대해서 내 개인적인 생각은 희생을 했으면 적어도 상대방이 다 알아야하지 않을까? 난 정말 싹 다 이야기핮 않을까? 생각해본다. (전원 웃음) 그 부분이 나와 너무 다르다.

작품에 대한 애정이 남 다르다고 들린다.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

ㄴ신성록 : 전 항상 모든 작품에 대한 애정이 남다릅니다.(웃음)  글쎄. 자신있게 '우리는 무엇이다!' 이러면 너무 쑥스러울 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은 지금까지 많이 보여준 뮤지컬의 형식과는 다른 새로운 형식이라고 생각한다. 배우들끼리도 연습을 하면서 '관객분들이 좋아할까?'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연습 중에는 다들 열심히 하기 때문에 분위기가 뜨거워지니깐. 매 주 연습을 하면서 '될까?, 안될까?' 엎치락 뒤치락 많은 고민을 했다.

15년 정도 뮤지컬을 하면서 느끼는 새로운 정서가 내게는 너무나 재밌게 느껴진다. 나와 같이 관객분들도 똑같이 느끼지 않을까?

▲ 뮤지컬 '용의자 X의 헌신' ⓒ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맡은 배역 '유카와'의 심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ㄴ송원근 : 정말 안 풀리는 사건에서 대수롭지 않은 사건, 흥미로운 사건으로 느껴지는 와중에 친구 '이시가미'가 개입되면서 더 큰 관심과 집중을 하게 되는 것 같다. 특히, '이시가미가 왜 그랬을까?', '외롭고 힘들었던 마음을 보듬어 준 사랑때문에 살인까지?' 등 그에게 의문을 가지는 동시에 괴로움과 안타까움을 가지는 것 같다.

'야스코'가 왜 사건 당시 마음이 바뀌었다고 생각하는가.

ㄴ김지우 : 가장 먼저 생각했던 부분은 물론 개인적인 두려움도 크지만 1차적으로 딸 '미사토' 때문이 아니었을까? 딸을 두고 경찰로 떠났을 때 혼자 남을 딸. 여자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큰 사건으로 '이시가미'의 도움이 이성적인 생각보다 문을 열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을 것 같다.

완성되지 않은 이야기, 10년뒤 야스코 어떻게 지낼지?

ㄴ임해영 : 일단 계속 자수를 했을 것 같다. 그리고 어떻게든 도와준 '이시가미'에게 다시 세상에 나올 때 행복을 돌려주려고 했을 것 같다. 헌신, 희생 그건 반드시 되돌려주려고 노력했을 것이다.

▲ 뮤지컬 '용의자 X의 헌신' ⓒ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팀웍이 굉장히 좋다고 소문이 (웃음) 작업하시면서 즐거웠던 재밌었던 에피소드 없었는지.

ㄴ장대웅 : 팀웍이 얘기하면 너무 심하게 좋다. 이 작품을 하며 감량을 시작했지만 회식에 꼭 참석할 만큼 다른 작품에 비해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아직 보지 않은 관객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ㄴ조순창 : 좋은 공연이 시작했습니다. 보러와주세요.(전원 웃음) 사실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시가미'에 대한 생각으로 많이 울었다. 많이 놀림감이 됐지만 오시는 분들도 '이런 대단한 사랑을 할 수 있구나'하는 마음으로 즐겁고, 먹먹하고, 슬픔이 가득한 그래서 꼭 보러와서 확인하셨으면 좋겠다. 

yey12345@mhne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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