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 덕수고-장충고 등 서울팀 제치고 준결승 진출. 경북-경기고 8강 맞대결

▲ 8강 확정 이후 기뻐하는 경북고 선수단. 사진ⓒ김현희 기자

[문화뉴스 MHN 김현희 기자] 동아일보와 스포츠동아, 그리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제72회 황금사자기 쟁탈 전국 고교야구대회 겸 2018 전반기 주말리그 왕중왕전(이하 '황금사자기') 11일 째 일정에서 경북고, 경기고, 광주일고, 경남고가 승리했다.

27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황금사자기 16강 및 8강전 경기에서 경북고가 신일고에 역전승한 데 이어 경기고가 중앙고를, 광주일고가 덕수고를, 경남고가 장충고를 제압하며, 각각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

대구 경북고 5-2 서울 신일고

경북고의 막바지 뚝심이 신일고와의 일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경북고가 1회 말 공격서 4번 배성렬의 중견수 희생 플라이로 선취점을 냈지만, 신일고가 3회 초 반격서 3번 문보경과 6번 박진이 적시타를 기록하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1회와 3회에 낸 점수 외에 4~7회는 양 팀 모두 0의 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다 8회 말 공격에 나선 경북고의 방망이가 뒤늦게 터졌다. 1사 2루서 2번 이건희의 우월 1타점 동점 2루타를 신호탄으로 1사 만루서 5번 원유성의 역전 2타점 적시타로 경기를 뒤집었다. 뒤이어 6번 임종헌의 투수 땅볼로 3루 주자가 홈을 밟으며 굳히기에 들어갔다. 마운드에서는 선발로 등판한 원태인이 104구를 던지며 10탈삼진 역투를 펼친 데 이어 두 번째 투수로 우완 김준우가 등판, 나머지 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승리를 챙겼다.

▲ 경북고의 역전을 이끈 포수 이건희(사진 좌)-내야수 원유성(사진 우) 듀오. 사진ⓒ김현희 기자

서울 경기고 10-2 서울 중앙고(7회 콜드)

투-타에서 한 수 위 전력을 선보인 경기고가 중앙고에 10-2, 7회 콜드게임 승리하며 8강행 막차를 탔다. 경기고는 1회 말 공격에 들어서자마자 4번 허관회의 중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내며 기세를 올렸다. 3회 말 공격에서는 6번 원대한이 주자들을 모두 불러 들이는 2타점 싹쓸이 3루타를 기록한 데 이어 상대 에러와 와일드피치 등을 묶어 대거 4득점,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6회 말 공격에서도 2사 이후 3번 박승규가 만루 상황서 싹쓸이 3타점 3루타를 기록, 콜드게임 승리를 완성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이호현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김상훈이 1과 1/3이닝 1피안타 1실점(무자책)을 마크, 승리 투수로 기록됐다.

광주 제일고 6-4 서울 덕수고

천안북일고, 제물포고를 상대로 연속 승리에 성공하며 8강에 오른 광주일고가 대회 3연패를 노리던 '디펜딩 챔프' 덕수고에 대역전승하며 4강에 올랐다. 초반 경기 페이스는 덕수고의 몫이었다. 덕수고는 1회 초 2사 3루서 4번 김주승이 1타점 적시타를 기록, 기선을 제압했다. 2회 초에도 1사 2, 3루서 2번 양홍영의 1루 땅볼 때 3루 주자가 홈을 밟은 데 이어 4번 김주승도 두 타석 연속 적시타를 기록하며, 형(한화 김주현)이 보는 가운데 4번 타자로서 최선을 다했다. 5회에도 2사 이후 8번 김태호의 우익 선상 2루타로 한 점을 추가 승기를 굳히는 듯 싶었다. 

▲ 덕수고와의 8강전에서 대역전을 일궈 낸 이후 기뻐하는 광주일고 선수단. 사진ⓒ김현희 기자

경기 중반까지 선발 정구범의 구위에 밀려 이렇다 할 공격 찬스를 잡지 못했던 광주일고는 5회 말 1사 2, 3루서 1번 유장혁의 중견수 희생 플라이로 한 점을 만회한 데 이어 6회에도 6번 전광진의 좌익 선상 2루타로 추격을 시작했다. 그리고 '약속의 8회'가 다가오자 광주일고 타선이 폭발했다. 광주일고는 덕수고 1학년 에이스 장재영의 속구를 통타한 박시원/전광진의 연속 3루타로 한 점 차까지 추격한 데 이어 1사 이후 8번 이현민 타석 때 낫아웃 상황을 틈타 3루 주자가 홈을 밟으며 기어이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계속된 2사 상황에서 주자가 1, 2루에 나가자 이 날 유독 안타가 없었던 2번 김창평이 장재영의 속구를 또 다시 통타, 좌익 선상을 흐르는 2타점 2루타를 만들어내며 경기를 뒤집었다. 마운드에서는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한 좌완 조준혁이 4와 1/3이닝 동안 단 37개의 투구수만을 기록하며 무실점을 기록, 승리 투수에 올랐다. 

부산 경남고 8-1 서울 장충고(7회 콜드)

당초 우승 후보간의 맞대결로 큰 관심을 모았으나, 초반 대량 득점에 성공한 경남고가 의외로 쉽게 경기를 풀어가면서 콜드게임으로 4강행 열차에 탑승했다. 경남고는 1회 초 공격서 3번 김현민의 적시타를 신호탄으로 6번 윤준호가 2사 이후 3루수 키를 살짝 넘기는 2타점 적시타로 3득점에 성공했다. 2회에는 2번 최원영의 적시타를 시작으로 장충고 3루수 엄정호의 2연속 송구 실책으로 두 점을 추가했고, 5번 이주형이 우중간 가르는 2루타를 기록하면서 4득점에 성공했다. 4회에는 무사 1, 3루서 3번 김현민이 중견수 앞 텍사스 히트를 기록하면서 또 다시 득점에 성공, 콜드게임을 완성했다. 장충고는 5회 말 반격서 2사 이후 3번 박주홍의 1타점 2루타로 영패를 면하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마운드에서는 2학년 에이스 최준용이 3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친 데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나선 3학년 남상현도 3이닝 1실점투를 선보이며 승리 투수로 기록됐다.

※ 황금사자기 주요 히어로

경북고 포수 이건희-내야수 원유성 듀오 : 16강 탈락의 위기에서 두 이가 모교를 살렸다. 1-2로 리드 당하고 있던 8회, 이건희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이건희는 2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 들이는 동점타를 기록한 데 이어 만루 상황에서 원유성이 역전 2타점 적시타를 기록하면서 경기를 뒤집는 데 앞장섰다. 이에 대해 이건희는 "그 동안 못한 것을 이 한 방으로 해결한 것 같아 다행이었다. 8강도 잘 준비하여 팀 우승에 일조하겠다."라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역전타를 기록한 원유성도 "개인 성적보다는 팀 우승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담담하게 승리 소감을 밝혔다.

▲ 경기고의 8강을 이끈 원대한(사진 좌)-박승규(사진 우) 듀오. 사진ⓒ김현희 기자

경기고 외야수 박승규-내야수 원대한 듀오 : 팀의 10점 중 절반을 책임졌다. 선발 6번 타자 겸 3루수로 출장한 원대한은 살얼음판 리드를 이어간 상황에서 2타점 쐐기 3루타를 기록하면서 팀의 마운드 운용에 도움을 줬다. 지난해 월드 파워 쇼케이스 서울 대회 참가 이후 잠시 슬럼프에 빠졌지만, 경기를 진행할수록 타격감을 찾아가고 있다. 본인도 이러한 점을 상당히 고무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경기 직후 "즐겁고 신나게 하자는 우리 팀 컬러에 맞게, 8강전에서도 재미있게 경기에 임하겠다."라고 승리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본지에서 시행하는 '하이포인트 누적 순위'에서 수차례 1위를 기록한 박승규는 왜 이렇게 잘 하냐는 질문에 늘 "운이 좋았을 뿐"이라는 겸손한 대답부터 한다. 그러나 엄살이다. 32강전과 16강전에서 연속 멀티 히트를 기록하면서 현재 8할이 넘는 타율을 기록중이다. 경기고의 다음 라운드 성적에 따라 판가름나겠지만, 이대로 가다면 타격상/타점상까지 노려봄직 하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그저 준비한 대로 할 뿐이다. 준비된 대로 하여 팀 성적에 보탬이 되고 싶다."라며 역시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 8강전 유일한 안타를 역전타로 기록한 광주일고 유격수 김창평. 사진ⓒ김현희 기자

광주일고 내야수 김창평 : 왜 2018 고교 유격수 4천왕 중 하나인지를 스스로 증명해 보였다. 덕수고와의 8강전에서 2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장한 김창평은 다섯 번째 타석에 들어설 때까지 볼넷만 두 번 골라냈을 뿐, 무안타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다 팀이 4-4로 동점을 만든 8회 말 2사 1, 2루서 타석에 등장, 덕수고 에이스 장재영의 초구를 통타하여 좌익 선상을 흐르는 역전 2타저 2루타를 만들어냈다. 큰 경기에서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충분히 2018 고교야구 유격수 4천왕으로 손꼽힐 만했다. 9회 초 마지막 수비에서도 중견수 앞으로 흐를 법한 타구를 기가 막히게 캐치하여 아웃 카운트를 만들어냈다. 경기 이후 김창평은 "어떻게 안타를 만들어 냈는지도 모르겠고, 어떻게 쳤는지도 모르겠다."라며 얼떨떨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다치지 않고 최선을 다 하여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겠다."라며 4강에 임하는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경남고 투수 남상현-최준용 듀오 : 주말리그에서는 주로 3학년 형님들이 자리를 차지했지만, 황금사자기 본선 무대에 올라오면서 에이스 본색을 드러냈다. 팀이 초반 대량 득점에 성공하면서 3회만에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지만, 그것이 에이스의 가치를 떨어뜨릴 정도는 아니었다. 최고 145km에 이르는 속구로 강력한 장충고 타선을 제압, 팀 승리에 주춧돌을 놓았다. 2017년 최민준(SK)-2018년 서준원에 이어 내년에는 최준용이 경남고 에이스 계보를 이을 준비를 마쳤다. 최준용 역시 "황금사자기가 데뷔 무대지만, 3학년 형들을 도와 팀 우승에 일조하겠다."라며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 경남고 마운드에 힘을 보태고 있는 2학년 최준용(사진 좌)-3학년 남상현(사진 우) 듀오. 사진ⓒ김현희 기자

지난 오프시즌에서 분당 야구학교의 임호균 감독은 "좋은 투수가 부산에서 올라왔다."라며 휴일마다 장거리를 오가며 기량을 쌓는 선수가 있음을 알려왔다. 3학년 남상현이 그 주인공이었다. 남상현은 당시 "경남고에 서준원만 있는 것이 아님을 알리고 싶다."라는 각오를 밝힌 바 있다. 8강전에서 최준용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 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서준원만큼 던진 것 같냐는 질문에 "아직 보여드릴 것이 더 많다. 첫 승에 만족하지 않겠다."라며, 더욱 실력을 갈고 닦겠다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서울 목동, eugenephil@mhne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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