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오세준 인턴기자] 제2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아녜스 바르다'와 'JR' 두 감독이 협업한 영화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Faces Places)'이 선정됐다.

'아녜스 바르다' 감독은 '장 빌라르'가 1948년 아비뇽 연극제를 설립 당시 사진작가로 데뷔했다. 1954년부터 공식적인 교육과정 없이 영화 작업을 시작했고, 첫 장편 영화 '라 푸앵트 쿠르트로의 여행'을 제작하기 위해 씨네 타마리스를 설립했다. 이후 그녀는 극영화와 다큐멘터리 분야에서 영화 작업을 계속했고, 2003년 베니스 비엔날레를 기점으로 시각예술가로 새로운 경력을 쌓기 시작하였다.

'JR' 감독은 2001년 파리 메트로에서 카메라를 발견해 이후 지하철과 옥상 등지를 돌아다니며 그의 모험담을 기록하고, 시 외벽에 사진을 붙이기 시작했다. 이를 시작으로 흑백 사진을 활용한 작업을 이어나갔고 전세계의 벽에 자유롭게 전시를 이어왔다. 그는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얼굴과 이야기를 드러낼 수 있도록 공공적인 공간에 사진을 붙이는 작업을 하고 있다.

노안으로 세상이 희미하게 보이는 '아녜스 바르다' 감독은 늘 검은 선글라스를 끼고 다니는 사진작가 JR에게 영화를 만들자고 제안한다. 나이든 거장 여성 영화감독과 젊은 사진작가는 작은 트럭을 한 대 구입해서 프랑스 시골을 다니면서 그 곳의 사람들을 만나 주로 얼굴 사진을 찍어준다. 얼굴 사진은 포토 프린팅을 거쳐 그 얼굴의 주인공이 살고 있는 마을 곳곳에 확대 전시된다. 사람들은 커다란 얼굴 사진을 보고 전시된 그 장소를 새롭고 낯설게 보게 되고 사진의 주인공 또한 삶보다 더 큰 예술을 마주할 때의 감동으로 스스로를 바라본다.

 

김선아 집행위원은 "프랑스 누벨바그 세대의 감독인 '아녜스 바르다'는 점점 더 보이지 않는 자신의 눈처럼 흐릿해져 가는 기억을 잡고 싶어한다. 사진은 지나쳐 가는 순간을 멈춰 간직하는 데에 최고의 예술이며, 사람의 얼굴은 만남의 순간에 가장 강하게 남는 최고의 인상이다. 그래서 클로즈업 사진은 수많은 마주침을 소중하게 담은 선물이 된다. 바르다와 JR은 시골의 버려진 탄광촌 마을, 농부의 집, 트럭으로 배달하는 우체부, 아무도 살지 않는 집, 부두와 공장, 해변의 벙커 등을 찾아다니면서 사진을 찍는다. 알려지지 않은 그래서 잊혀져 간 사람들과 그들의 공간은 사진이라는 이미지를 통해 얼굴을 갖게 되고 비로소 실존이 된다. 영화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은 이미지를 사랑했던 영화광이 만든 영화이자 영화만큼이나 삶을 사랑했던 거장의'‘삶에 대한 찬가'이다. 영화에서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고다르에게 눈-영화-이미지-얼굴(삶) 혹은 삶과 영화의 관계는 단절과 반목의 관계였다면 바르다에게 그것은 서로를 부지런히 오가면서 생기를 불어넣는 우정의 관계 아니었을까"라고 설명했다.

한편, 제20회 여성국제영화제는 31일 개막식을 이후로 오는 6월 7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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