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아티스트라면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신개념 댄스 컴피티션이 개최된다.

'댄스 엘라지(DANSE ÉLARGIE)' 그 네 번째 대회가 오는 6월, 서울과 파리에서 동시에 개최되는 것이다. 댄스 엘라지(DANSE ÉLARGIE)는 나이나 국적, 학력 및 분야에 상관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진 아티스트라면 누구나 참여해 창의력을 겨룰 수 있는 열린 개념의 무용 경연 대회다.

2010년 프랑스 파리의 명성 높은 공연장인 테아트르 드 라 빌(Théâtre de la Ville)과 프랑스 렌의 뮤제 드 라 당스(Musée de la Danse) 그리고 에르메스(Hermés) 재단의 협업으로 시작되어 2년에 한 번씩 총 세 번의 경연(2010년, 2012년, 2014년)을 테아트르 드 라 빌에서 성공적으로 개최해왔다.

올해는 특별히 '2015-2016 한-불 상호교류의 해'를 맞아 아시아를 포함해 보다 넓은 지역에서 더욱 많은 아티스트들의 참가를 장려하는 의미로 서울 LG아트센터가 파리 테아트르 드 라 빌과 함께 또 하나의 경연장으로 선정됐다. 해가 갈수록 참가자들의 관심과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유럽의 자유분방하고 창의적인 경연 대회로 급부상한 '댄스 엘라지'가 파리 외에 다른 도시에서 개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약 70개국, 1500여 개 팀의 젊은 예술가들이 대회에 지원했으며, 안무가 마틸다 모니에(Mathilde Monnier, France), 연출가 토마스 오스터마이어(Thomas Ostermeire, Germany), 영화감독 클레르 드니(Claire Denis, France), 연출가 팀 이첼스(Tim Etchells, UK), 비주얼 아티스트 히만 청(Heman Chong), 작가 올리비에 카디오 (Olivier Cadiot, France) 등 각 분야의 세계적으로 명성 높은 예술가들이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다.

 

   
Gabriel Desplanque ph by Laurent Philippe(2014) ⓒ LG아트센터

아시아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열리는 제 4회 '댄스 엘라지'에는 한국과 프랑스를 포함해 영국, 벨기에, 대만, 일본, 필리핀, 캐나다, 모리셔스, 포르투갈, 벨라루스, 시리아 등 총 50개국, 약 500여개팀이 지원했다. 대회 관계자는 "특히 서울 LG아트센터가 경연장으로 선정되면서 아시아 국가들의 참여가 눈에 띈다"며, "한국에서는 총 77개 팀이 지원했다"고 전했다. 지난 세 번의 대회에 평균 약 30여개국 300여팀이 참가했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참가국과 참가팀 수가 약 40% 이상 증가한 셈이다.

1차 합격 팀 선발을 위해 지난 2월 LG아트센터와 테아트르 드 라 빌, 뮤제 드 라 당스, 3개 기관의 대표자들이 모여 참가자들이 제출한 공연 소개서, 비디오 자료 등을 토대로 공동 심의를 진행했고, 서울과 파리 본선 무대에 오를 총 34개팀을 선정했다. 이 중 한국인 참가자가 포함된 팀은 12개 팀으로 김보람, 이선태, 임샛별, 윤나라 등 국내는 물론 해외 무대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실력 있는 안무가와 무용수들이 대거 참가해 기대를 모은다. 12개 한국팀 중 2개 팀은 파리에서 나머지 10개 팀은 서울에서 본선을 진행한다.

서울과 파리에서 각각 열리는 '댄스 엘라지'는 대회가 열리는 장소만 다를 뿐 경연 내용, 조건 및 심사위원 등 모두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세계무대를 겨냥한 만큼 심사위원 또한 각 분야의 세계적인 예술가들이 참여하는데 이번 대회에는 한국인 심사위원 3명을 포함해 총 7명의 심사위원이 심사를 맡는다.

총 34개팀 중 절반은 6월 11일과 12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나머지 절반은 6월 17일과 18일 파리 테아르트 드 라 빌에서 각각 예선과 결선을 치른다. 예선, 결선 모두 객석에 관객들이 앉아 참관하는 공개 경연으로 진행되며, 최종적으로 선발된 3개팀에게는 에르메스 재단의 후원으로 총 33,500유로에 달하는 상금이 지급된다. 본선에 참가한 모든 팀들을 대상으로 관객 심사위원들이 뽑은 관객상도 수여한다.
 

   
Paula Rosolen ph by Laurent Philippe(2014) ⓒ LG아트센터

한편, '댄스 엘라지'는 프렐조카주, 마기 마랭 등 세계적인 안무가들을 배출했던 댄스 컴피티션 '브누아 드 라 당스'의 역할과 영광을 21세기형 버전의 확장된 공연예술 경연대회로 재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댄스 엘라지'의 디렉터이자 뮤제 드 라 당스의 예술감독인 보리스 샤마즈는 한 인터뷰에서 "현대 무용수들은 복원, 재현, 도용, 참조, 인용 등을 통한 레퍼토리에는 많은 관심을 가지면서 막상 작품을 만들고 창의성을 발휘하는 데 필요한 어떤 요소나 조건에는 관심이 적다고 생각한다. 이 점이 우리가 1980년대에 성행했던 무용 경연 대회의 형식을 활용해 보자고 생각했던 이유이다. 단, 좀 더 새롭고 다른 시각, 즉 일종의 "레디 메이드(ready-made)"된 형태로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만나보자라고 생각했다"라며 '댄스 엘라지'를 만들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댄스 엘라지'의 경연 방식은 매우 간단하다. 참가자들은 그저 10분 안에 최소 3명 이상의 공연자를 무대에 올려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창의적이고 신선한 작품을 선보이면 된다. 3명 이상 공연해야한다는 조건은 한 명의 우수한 무용수의 테크닉을 보려는 것이 아니라 작품 전체의 구성력과 창의성에 포커스를 맞춰 창조적이고 잠재력 있는 아티스트들을 가려내기 위해서다.

이에 심사위원도 무용 분야 뿐 아니라 미술, 음악, 건축, 영화, 무용, 연극, 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세계적인 명성의 아티스트들이 참여하게 됐다. 샤마즈는 "댄스 엘라지는 단순히 순위 가르기를 하는 대회가 아니다. 진정한 아티스트를 발굴하기 위해 경연의 형식을 빌려 입은 것일 뿐이다. '댄스 엘라지'를 통해 발굴된 아티스트들 중 다수가 세계의 더 많은 무대에서 관객들을 만나며 더욱 창조적인 예술세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댄스 엘라지'는 경쟁을 위한 경연이라기보다는 창조와 교류의 장이다. 다양한 분야의 잠재력 있는 아티스트들을 발굴하고 육성해 그들이 세계무대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에 가장 큰 목표를 둔다.

문화뉴스 장기영 기자 key000@mhns.co.kr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