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기의공연문화산책] 애플씨어터와 안똔 체홉학회의 안똔 체홉 작 전 훈 번역 연출의 벚꽃동산
  • 박정기
  • 승인 2018.06.05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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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MHN 아띠에터 박정기(한국창작희극워크숍대표)] 국내 연극계에서 러시아 유학파 1세대 연출가로 통하는 전훈은 러시아 국립 쉐프킨 연극대학교 연기실기 석사(M.F.A)로 졸업하고, 체호프와 스타니슬랍스키를 전공한 그는 애플씨어터를 창단해, 체호프의 4대 장막극의 연출은 물론 더욱 중요한 번역 작업까지 함께 하고 있다. 2015년에는 <플라토노프>와 <챠이카>를 공연하고, <챠이카>는 2016년까지 아트씨어터 문에서 연장 공연됐다. 

2004년, 전 훈 연출가는 안똔 체홉 4대 장막전’을 기획해 1년 동안 <벚꽃동산>, <바냐아저씨>, <갈매기>, <세자매>를 번역하고 연출해 공연기록을 출간했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서 한 명의 연출가가 1년 동안 체홉 4대 장막을 모두 연출한 것은 최초였다. 체홉 서거 100주년을 기념한 일종의 트리뷰트(헌정) 기획이었다. 이 공연으로 전 훈은 동아연극상 연출상과 작품상을 수상했다.

전 훈은 서울生으로, 보성고와 동국대 연극영화과 졸업하고, 96년 러시아 모스크바 쉬옙낀 연극대 M.F.A.(연기실기석사)출신 연출가다. 1996년 희곡 <강택구>로 동서희곡문학 신인작가상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극단 애플씨어터 대표 겸 연출이고, 서울예대 연극과 출강중이다.

<벚꽃동산(러시아어: Вишнёвый сад)>은 몰락한 귀족가문에서 재배하던 벚나무 동산을 지칭하고 백과사전에도 등재된 명소다. 후에 이 벚꽃동산을 구입한 농노의 아들인 자본가에 의해서 베어진다. 4막으로 구성되고, 1막은 농노의 아들이지만 자본가로 성장한 로빠힌과 하녀 두나샤가 라넵스까야 가족이 집으로 돌아오는 걸 기다리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오라버니 가예프와 누이 라넵스까야, 그리고 그녀의 외동딸 아냐가 귀향하면서 귀족가문의 영지 벚꽃동산이 소개가 되지만, 제정 러시아의 붕궤와 공화정의 태동에 따른 사회적 변화에 대처하지 못하는 무능력한 귀족의 모습이 체홉의 눈을 통해 감성적으로 그려진다. 귀족가문의 영지인 별장과 벚꽃동산이 부채로 인한 경매로 넘어가지 않기를 바라는 주인공의 심정이 그려지면서 1막은 끝이 난다.

2막에서는 주인공 가족 뿐 아니라 다른 가족들도 등장하고, 2막에서는 영주의 경제적으로 어려운 처지가 본격적으로 드러난다. 별장지가 팔려나갈 이 시점에 라넵스까야는 지나가는 행인에게 금화를 주고 마는데, 어려운 상황에도 영지를 지켜온 그녀의 수양딸 바랴로서는 화가 나지 않을 수 없다. 농노출신 부호 로빠힌을 좋아하는 바랴, 라넵스까야도 두 사람이 맺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드러나고, 외동딸 아냐가 이 고장의 만년 대학생 뻬쨔에게 마음을 기울이는 장면에서 2막은 마무리된다.

3막에서는 집안에 파티가 열려 음악과 분주한 분위기로 극이 시작된다. 라넵스까야의 오빠인 가예프는 별장 경매장에 로빠힌과 함께 떠나 소식이 없다. 그런 상황에서 라넵스까야는 초조하게 소식을 기다린다. 그러다가 별장지가 팔렸다는 소식이 들려, 집안이 떠들썩해 진다. 가예프와 로빠힌이 등장하고 가예프는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로빠힌은 차근차근 경매장의 상황을 설명한다. 그러고 결국 자신이 벚꽃 동산을 샀다는 소식을 전하며 기쁨을 토한다. 그런 상황에서 각 등장인물들이 느끼는 감정이 서로 달라, 묘한 상황이 펼쳐진다. 그리고 모두 홀을 떠난 이 자리에 라넵스까야만 남아 울고 있다. 외동딸 아냐가 다가와 엄마를 위로하며 애써 밝은 미래를 얘기하는 장면에서 3막은 마무리된다.

4막에서는 라넵스까야의 가족들과 하인들이 모두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라넵스까야와 가예프 남매는 저택을 바라보며 미련을 보리지 못하고 차마 발길을 옮기지 못한다. 그러나 그들은 서로를 다독인다. 라넵스까야는 수양딸 바랴가 로빠힌과 맺어지기를 원한다. 그러나 로빠힌과 바랴는 맺어지지 못하고 각자의 길을 가게 된다. 마지막 장면은 현관문에 못질을 하고 모두 떠난 영지 저택 안쪽에서 늙은 하인 피르스가 걸어 나와 문을 열어보려 애쓰지만 자신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고는 체념한 듯 조용히 누워 죽음을 기다리는 듯싶은 모습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무대는 가로로 길게 펼쳐진 창과 창밖의 풍경이 보이고, 하수 쪽 벽에 문이 있고, 창밖 상수 쪽에 벚꽃동산을 통해 들어오는 문이 있는 것으로 설정된다. 실내에는 백년이 된 노래상자가 달린 장식장이 있고, 장면이 바뀌면 벽을 쓰러뜨리고 공동묘지 장면으로 사용한다. 다시 벽을 세우면 실내와 야외장면이 창밖으로 연출되고 대단원에서는 창을 세 개의 나무널판으로 된 가리개로 가려 집안의 통로를 폐쇄한다. 기타연주와 노래로 당대에 유행이 되었음직한 노래를 부르고 출연자들이 춤을 추기도 한다.

 

박혜성이 라넵스까야로 출연해 연기의 진수를 보인다. 안나영이 외동딸 아냐로 출연해 상큼 발랄한 연기로 남성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신지은이 수양딸 바랴로 출연해 성격창출과 호연으로 주목을 받는다. 정인범이 가예프로 출연해 중량감 있는 연기로 극의 중추가 된다.

조 환이 로빠힌으로 출연해 탁월한 기량을 드러내며 호연을 펼친다. 장민호가 만년대학생 뻬쨔로 출연해 역시 호연을 펼치고, 이웃지주로 김인수가 출연해 독특한 성격설정과 희극적 연기로 관객의 폭소를 유발시킨다. 가정교사로 쿠드 든이가 출연해 서구적 미모와 호연으로 남성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오정민이 에삐호도프로 출연해 바리톤 음성의 노래와 제대로 된 성격창출로 주목을 받는다. 정창욱이 늙은 하인 피르스로 출연해 중후한 기량을 드러내고, 이규빈이 하녀 두나샤로 출연해 호연을 보인다. 이재혁이 젊은 하인 아샤, 류종현이 행인으로 출연해 독특한 성격설정으로 인상을 남긴다.

유태균이 가예프, 지웅배가 뻬쨔, 김병춘이 이웃지주, 최대웅이 늙은 하인, 조경미가 하녀 두나샤, 김우래가 젊은 하인 등 상기 출연자들이 더블 캐스팅되어 출연한다.

드라마트루크 김희정, 안무 장정인, 의상디자인 정윤아, 조명디자인 신 호, 사운드디자인 Nikita Project, 무대디자인 Dmitree JH, 프로덕션 디자인 누브티스, 기획홍보대행 실버샌드위치, 협찬 남해국제탈공연예술촌과 원욱스님 등 스텝진의 열정과 노력이 하나가 되어, 애플씨어터와 안똔 체홉학회의 안똔 체홉 작, 전 훈 번역 연출의 <벚꽃 동산>을 본고장인 러시아에 가서 공연을 해도 좋을 고수준 고품격의 걸작공연물로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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