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 만에 열린 금녀의 성역, 아자디 스타디움서 여성들의 함성 울려퍼져

대표적인 ‘이슬람’ 국가인 이란에서 금녀의 공간이었던 축구장의 문이 열렸다. 

[문화뉴스] 대표적인 ‘이슬람’ 국가인 이란에서 금녀의 공간이었던 축구장의 문이 열렸다. 

이란 여성들은 20일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 모여 2018 러시아월드컵 스페인과의 조별예선 2차전을 응원했다.

여자들의 함성이 ‘자유’를 뜻하는 아자디 스타디움에 울려퍼진 건 37년 만이다. 

이란 사회는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종교화된 이후 여자의 영역을 제한했다. 스포츠에도 그 여파가 끼쳤고 결국 1981년 10월 5일 이란 프로축구리그를 마지막으로, 여자들은 아자디 스타디움에 입장할 수 없게 됐다. 

경기장을 찾은 찾은 여성들은 ‘히잡’을 제외하고는 응원을 할 때 남성과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이날 이란의 여성들은 비록 필드 위에서 벌어지는 경기는 아니었지만, 거대한 스크린을 통해 이란 국가대표들에게 힘을 보탰다. 

또 명시된 규칙은 가족을 동반해야 여성이 입장할 수 있었다는 것인데, 현장에서는 여성이 홀로 입장해도 제재하지 않았다. 

37년 만에 축구장 여성 입장이 허용된 것은 스포츠에 성차별이 있어서 안 된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됐기에 가능했다. 

이란의 인권단체, 여성계는 줄곧 여성의 축구 관람을 위해 경기장 입장 제한을 풀어달라고 요구했다. 몇몇의 여자 축구 팬들이 경기장에 남장을 하고 입장하다가 체포되는 해프닝도 발생했다. 
 
이런 움직임에도 이란 정부가 그간 여성들의 축구 경기장 관람을 막아 섰던 이유는 욕설·성범죄를 막기 위함이다. 

성별의 벽이 허물어진 데에는 앞서 1월, 여성의 축구 경기장 입장을 허용한 사우디의 영향도 있었다.

축구장 입장 허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당초 조별예선 1차전 모로코와의 경기에서 여성들의 입장이 허용됐었지만 우려 여론에 경기 시작 몇시간 전 갑자기 입장이 취소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날 모로코전에서 이란의 승리는 단체 응원에 대한 여론을 불거지게 했고, 마침내 굳게 닫힌 문이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열렸다.

이란의 승리는 단체 응원에 대한 여론을 불거지게 했고, 마침내 굳게 닫힌 문을 열었다

경기장을 찾은 찾은 여성들은 ‘히잡’을 착용한 것을 제외하고는 응원을 할 때 남성과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이 역사적인 현장을 맞이한 많은 이란 여성들은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영상과 사진으로 추억을 남겼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타예베 시아바시 씨는 SNS에 사진과 함께 “아자디 스타디움에 들어와서 너무 기쁘고, 언젠가 이란의 남녀가 함께 축구경기장에서 실제 축구 경기를 즐겁게 관람하기를 바란다”라는 글을 남겼다. 

비록 경기는 스페인이 1골을 기록하며 패배하고 말았지만 여성에게 개방된 경기장의 의미는 퇴색되지 않았다. 

이처럼 스포츠로 인해 해방된 이란의 성차별 문제가 나아가 종교적인 관점을 허물고, 남녀 간의 갈등을 조금씩 해소시켜 줄 것으로 보인다.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