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사이 신체적 폭력, 10분의 1로 줄어…가정폭력 상담, 재발방지 효과 확인

[문화뉴스] 지난 1998년 가정폭력특별법이 처음 시행된 이후 20년간 가정폭력이 신체적 폭행에서 정신적 통제로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새로운 동향을 반영한 정부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는 오는 29일 가정폭력특별법 시행 20년을 기념해 토론회를 개최한다고 25일 밝혔다. 

가정에서의 신체적 폭력 발생률은 20년간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이서원 한국분노관리연구소 소장은 미리 공개한 발표자료를 통해 “지난 20년간 가정폭력을 범죄로 규정하고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인 결과, 가정폭력 발생률은 34.0%에서 3.7%로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지난 2000년 김재엽 연세대 교수가 발간한 국내 첫 전국 단위 가정폭력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신체적 폭력 발생률은 34.0%였다. 세 가구 중 한 가구는 부부 사이 신체적 폭력이 발생한 셈이다. 

또 여성가족부의 전국가정폭력 실태조사에서는 부부 사이 신체적 폭력 발생률이 2004년 15.7%에서 2013년 7.2%, 2016년 3.7% 등으로 감소하는 추세가 나타났다. 

그러나 이 소장은 비가시적이적이고 질적인 면에서도 가정폭력이 근절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좀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가정폭력의 개념이 정신적 통제로 전환하고 있는 동향을 반영한 정부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Created by Bearfotos - Freepik]

이 소장은 “정서적 폭력률은 2013년 36.1%, 2016년 12.5% 등을 기록하고 있다”며 “물건이나 손, 주먹으로 아내에게 폭력을 행사하던 과거의 전통적인 폭력이 범죄시되면서 언어적, 정신적으로 폭력을 가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일체의 생활비를 주지 않는 등의 경제적 폭력이 등장하고, 최근에 와서는 배우자의 행동을 제약하고 제한하는 통제행위도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가정폭력의 개념이 신체적 폭력에서 정신적 통제로 전환하고 있는 동향을 반영해 정부 차원의 새로운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는 가정폭력상담 효과와 관련한 연구결과를 미리 공개했다.

상담소는 지난 2008년부터 2017년 11월까지 가정폭력 상담을 받은 부부 중 117쌍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상담이 폭력재발방지에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다만 피해자와 가해자 간에는 약간의 응답 차이가 관찰됐다.

가정폭력 상담은 폭력재발방지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reated by Freepik]

상담 이후 신체폭력이 재발했는지 묻는 질문에서 행위자의 88.9%(104명)는 신체폭력이 재발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같은 응답을 한 피해자는 69.2%(81명)로 행위자보다 낮게 나타났다.

무시나 모욕, 욕설 등의 언어폭력 재발여부를 묻는 문항에서는 행위자의 48.7%(57명), 피해자의 31.6%(37명)가 상담 후 재차 발생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연령별로 보면 가정폭력 행위자와 피해자 모두 40대가 가장 많았고, 동거기간은 10년 이상 20년 미만인 경우가 30.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직업별로 살펴보면 행위자는 자영업(35.0%)이, 피해자는 전업주부(50.4%)가 각각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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