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미정상회담에서 ‘약속’한 한미군사훈련을 중단한 뒤로, 북측의 신속한 비핵화 조치를 촉구하고 있다. 

이 가운데 마크 내퍼 주한미국대사대리는 “우리가 원하는 진전을 이루지 못한다고 생각되면 언제든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재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28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의 외교라운드테이블 세션에 참석한 그는 “한미연합 군사훈련 중단은 번복 불가한(irreversible)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미군사훈련 중단은 비핵화 협상을 위한 트럼프 행정부의 ‘선의의 제스처’라고 표현했다.

내퍼 대사대리는 “북한에 기회를 주려는 것이며, 북한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보고 싶다”라며 “(비핵화) 성공 가능성이 없었다면 이 프로세스(한미군사훈련 중단)는 아예 시작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역시 상원 세출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의 후속조치를 요구했다.

그는 “우리는 중요한 연례 한미군사훈련 가운데 하나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 중단했다. 우리는 약속을 지키고 있다. 이제 북한이 약속을 충실히 이행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를 방문한 존 볼턴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역시 “길게 늘어지고 지연되는 회담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빨리 움직이고 싶다. 북한도 진지하다면 미국과 마찬가지로 빨리 움직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의 발언은 비핵화의 구체적 로드맵과 후속 협상 개시가 늦어진 가운데 나와 북측에 후속 움직임을 촉구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날 세션에는 내퍼 대사대리를 포함해 조현 외교부 2차관, 파비앵 페논 주한 프랑스대사, 미하엘 라이터러 주한 EU대표부 대사,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나가미네 대사는 비핵화 후속 협상을 위한 여러 노력에 일본은 적극 협력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북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핵 프로그램과 탄도미사일 위협, 납치자 문제의 포괄적인 해결은 북일정상회담의 필수적이다. 현재까지 다양한 채널을 동원해 북한과 소통을 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북일정상회담 관련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최근 일본은 북일정상회담 개최 의향을 표출하고 있지만, 북한은 각종 매체를 동원해 대북압박 완화, 과거사 등을 내세우며 대일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26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비핵화 비용 부담 의사를 밝힌 일본 정부를 향해 “몇 푼 안 되는 돈주머니를 내들면서 급진전하는 조선반도(한반도) 문제에 한몫 끼여보겠다는 것”이라며 “일본은 돈이나 흔들어대면서 잔꾀를 부릴 것이 아니라 성근한(성실한) 자세로 나와 과거청산부터 하여야 한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