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무부 “서류상 하자 없다면 시민권 받을 수 있을 것”…태국내 무국적자 50만명 문제 공론화

탐루엉 동굴에 갇혔던 13명의 유소년 축구팀 중 3명이 무국적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뉴스] 태국 북부 치앙라이주(州) 탐루엉 동굴에 갇혔던 13명의 유소년 축구팀 중 3명이 무국적 상태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13일 태국 내무부와 아동청년청은 3명의 국적 취득을 위한 법률 지원을 약속했다. 또 이들이 서류상 하자가 없다면 6개월 이내에 태국 시민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3명은 엑까뽄 찬따웡(25) 코치와 아둔 쌈-온, 폰차이 캄루엉 등 2명의 소년으로, 이들은 미얀마에서 넘어온 무국적 난민이다.

무국적자 동굴생존 코치(왼쪽)와 2명의 소년 [더 네이션 홈페이지 캡처]

이 중 엑까뽄 코치는 동국에 고립됐을 당시 소년들에게 음식을 양보하고, 불안해하는 소년들에게 명상을 통해 심신의 안정을 찾아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마지막까지 동굴에 남아 소년들을 지켜낸 ‘영웅’으로 불리고 있다.

소년 아둔은 부모를 따라 마약, 인신매매 범죄, 소수민족 분쟁이 끊이지 않는 미얀마의 고향마을을 떠나왔다. 그는 동굴소년들과 생존 확인 차 들어왔던 영국 구조전문가 사이에서 영어 통역을 해 유명해졌다.

전원 구출된 유소년 축구팀은 국제축구연맹(FIFA)과 잉글랜드 축구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월드컵 경기전에 초청받았다. 하지만 무국적 상태인 이들은 초대에 응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미얀마, 캄보디아 등과 접경한 태국 북부 지역에는 이들처럼 국경을 넘어와 사는 난민이 적지 않다. 유엔 난민기구에 따르면, 태국 내 난민 수는 50만명에 달한다.

태국 영토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정식 국민으로 대접받지 못하는 국경지역의 소수민족도 많다. 

태국 동굴소년들은 병실에서 안정을 되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이트TV 영상캡처]

이런 난민과 소수민족의 국적 취득 문제가 이번 동굴소년 실종사건으로 공론화됐다.

인권‧난민 운동가인 수라뽕 꽁찬뚝은 “모든 사람은 특정 국가의 시민으로 보호를 받아야 하지만, 태국에는 무국적자가 50만명이 넘는다. 국적이 없다는 것은 해외여행이나 교육, 일자리 등 다양한 기본적 권리를 누릴 수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이들의 삶은 좀체 개선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적을 취득하려면 출생과 가계(家系) 증명서류를 내거나 태국 부모 밑에서 태어났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학사 학위나 졸업증명서를 내야 하기도 한다. 증명서류를 모두 제출하더라도 관련 인력 부족으로 국적 취득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10년 이상 걸리는 경우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법적 지위연대의 산띠퐁 문퐁 회장도 “이런 문제 때문에 시민권을 갖지 못한 많은 청년이 기회를 잃고 있다. 탐루엉 동굴 생존자들의 국적 취득이 무국적자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키워 문제 해결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장 17일간 동굴에 갇혔다가 구조된 태국 유소년 축구팀들은 현재 감염 위험으로 격리 병동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병원 측은 소년들이 비교적 건강하다는 사실을 전했으며, 심리적으로도 빠르게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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