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나온 다이어트약 성분들의 A TO 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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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울트라문화] "어차피 다 먹어본 맛이에요” 가수 옥주현은 과거 이런 말을 남기며 많은 다이어터들의 의지를 불태웠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먹어봐서 더 맛있고, 더 당긴다. 체중감량을 위해 헬스장과 성형클리닉을 기웃대는 요즘. “살찌지 않아요”라고 말하는 다이어트 보조제의 유혹은 너무나 달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약물 하나에 몸이 작아진 것처럼 현실에도 마법 같은 약이 존재하는 걸까? 시중에 나온 다이어트약 성분들의 A TO Z.

# 나도 먹어봤어. 다이어트 보조제

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난 자리. 간만에 술잔을 기울이려는데 친구 하나가 약봉지를 내밀었다. “이거 먹으면 지방 흡수를 막아준대” 다이어트 보조제다. 10년째 다이어트 중인 친구. 진짜 효과 있냐고 물어보니 “마음의 위안을 얻잖아”란다.

이제와 말하지만, 에디터 역시 다이어트 보조제를 먹어 본 적 있다. 잦은 야근과 회식으로 1년 동안 10kg가 쪘다. 옷가게도 아니고 장롱에 있는 바지 치수가 26부터 30인치까지 있다면 말 다했다. 어느 순간 사진에 찍힌 얼굴에 놀라 다이어트를 위한 갖가지 방법을 수소문했다. 소식과 운동. 다이어트의 정설이지만, 둘 중 하나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다 만난 다이어트 보조제는 그야말로 구세주 같아 보였다.

시중에 파는 수많은 다이어트 보조제. 심지어 해외직구로 구입할 수 있는 것까지 죄다 알아봤다. 다이어트 보조제들은 보통 지방흡수를 줄이는 약과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약,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었다. 그중 소위 빨간약, 노랑이·초록이 등의 별명을 가진 유명 보조제들은 생약성분이라며 ‘건강한 다이어트’임을 강조했다.

# 모든 것엔 장단점이

한동안 ‘약덕후(약+오타쿠)’라고 불릴 만큼 많은 알약을 가지고 다녔다. 거금을 주고 다이어트 한약도 먹었다. 그래서 살이 빠졌냐면 ‘일단은’이라고 답하겠다. 에디터의 경우 시중에서 파는 다이어트 보조제는 거의 플라시보 효과를 기대하며 먹는다고 생각하면 될 정도로 미미했고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들은 체중이 어느 정도 빠지긴 했다.

다이어트 한약으로 체중이 꽤 줄긴 했지만 입 냄새, 속 쓰림, 간 기능 저하 등의 부작용에 시달려야 했고, 같이 먹었던 친구는 그렇다 할 변화가 없었다. 도대체 나는 뭘 먹고 있는 걸까. 전문의에게 물었다.

# 다이어트 보조제와 약

“시중에 상품화된 대부분의 복합 다이어트 제품들은 식약처 인증을 받고 체지방 분해, 콜레스테롤 저하, 장 기능 개선 등에 좋은 성분을 주원료로 비타민, 미네랄 등 생리 활성 물질을 보충해서 만듭니다. 또 다른 부류는 칼로리를 줄인 대용식이나 포만감을 주는 식이섬유를 기반으로 하고 있죠.”

강남 SR의원 미용·항노화센터 김응석 원장의 설명이다. 여기서 주원료가 되는 것들은 잔티젠, 공액리놀레산(CLA), 가르니시아 캄보지아, 카테킨, L-카르니틴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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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티젠

미역에 함유된 후코잔틴과 석류씨 추출물 푸닉산으로 만든 원료

기능

칼로리를 저장하는 백색지방을, 에너지를 연소시키는 갈색지방으로 바꿈. 기초대사량 증진

부작용

에스트로겐 호르몬에 민감한 사람과 알레르기 체질의 경우 과민반응

#공액리놀레산(CLA)

식물성 원료인 홍화씨유로부터 추출한 불포화지방산. 세포막과 모유의 구성 성분

기능

체지방 감소, 지방세포 소멸, 단백질보다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우선적으로 사용. 기초대사량 증가

부작용

위장장애, 속 메스꺼움이나 어지러움 등의 부작용

#가르시니아 캄보지아(HCA)

남아시아에서 서식하는 나무인 가르시니아 종의 과일. 껍질 부위에 탄수화물이 지방으로 합성되는 것을 억제하는 성분인 HCA 함량이 타 과실에 비해 높음.

기능

탄수화물 과다 섭취 시 지방으로 전환되는 것을 억제. 허리둘레 및 내장지방, 체지방량 감소에 도움

부작용

간, 신장 이상

#녹차 추출물(카테킨)

카테킨은 녹차의 대표적인 항산화 성분인 폴리페놀 화합물의 일종으로 특유의 쓴맛을 가지고 있다.

기능

항산화, 체지방 감소, 식욕 억제, 혈중 콜레스테롤 개선, 위나 장에서 지방이 흡수되는 것을 억제

부작용

혈소판 응집 저해, 몸 떨림, 허탈, 현기증, 불면증, 카페인에 의한 소변량 증가로 인한 신장 부담

#L-카르니틴 타르트레이트

인체 내에서도 소량 합성 가능하지만 육류 및 생선 등 동물성 식품에서 섭취해야 하는 아미노산

기능

체지방 감소. 섭취한 지방이 에너지로 전환되는데 도움을 줌

부작용

구토, 복통, 속쓰림, 설사

김응석 의학박사 / 사진 = 윤동길 사진기자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는 보조제들은 부작용이 적은 편이지만 완전히 자유롭지도 않다. 보통 지방흡수를 줄이는 약은 설사를 유발할 수 있고 신진대사를 촉진시키는 약은 혈압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

병원에서 처방받는 다이어트약은 어떨까. 김응석 원장은 “식욕억제제는 주로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식욕을 떨어뜨려 주는 약이다. 부작용 역시 두통, 불면, 어지러움, 이명, 손발저림, 가슴 두근거림 등 중추신경 자극을 통한 증상이다. 의사와 충분한 상담이 이뤄져야 하는데 특히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분류되는 약재는 3개월을 넘기지 말아야 한다. 요요가 오기 쉽기 때문에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이어트 한약에 주로 들어가는 마황 역시 한방에서는 비만치료로 활용되지만, 미국 FDA에서 건강기능식품에서 제외시켰을 만큼 처방에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조언. 오용 시 혈관 및 호흡중추를 흥분시켜 관상동맥과 근육의 혈류량을 늘리고,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흥분, 불안, 불면, 진전 등의 증세를 유발할 수 있다.

# 상황에 따른 적절한 섭취 필요

다이어트 보조제들이 과연 효과가 있는 것일까? 김응석 원장은 일정 이상 비만인 경우 다이어트 보조제나 약을 섭취하는 것 자체에는 긍정적이다. 식사량이 많다면 포만감을 줄 수 있는 식이섬유 성분을, 탄수화물 섭취가 많다면 가르니시아를 섭취하는 등 개개인이 비만의 원인을 알고 적절히 사용하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다이어트 보조제의 경우 약이 아니라 식품으로 분류된다. 부작용이 비교적 적은 반면 효과도 크지 않다. 결국, 다이어트를 돕는 수단이 될 수는 있지만, 보조제만으로 살을 빼기는 힘들다”며 “다이어트약 역시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으나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그다지 효과가 없다. 약으로 다이어트에 성공한 사람들은 대부분 복용 중단과 함께 요요현상이 온다”고 말했다.

결국, 건강한 음식과 함께 비타민, 미네랄, 유산균 등을 섭취하면서 적절한 운동을 병행하라는 것이 김응석 원장의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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