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팀 “오히려 인지기능 손상시킬 수 있다” 경고… 약물 부작용 ‘망상, 공격성, 자살시도’

'공부 잘하는 약'으로 알려진 ADHD 각성제가 오히려 단기기억을 떨어트린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Wikimedia Commons/public domain]

[문화뉴스] ‘공부 잘하는 약’으로 알려진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각성제가 시험성적을 올리는 데 도움이 전혀 안 될뿐더러 오히려 단기기억을 떨어트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ADHD 치료에는 아데랄(Adderall)같은 중추신경 자극제(각성제)가 쓰인다. 미국에서는 이 각성제를 시험을 앞둔 대학생의 약 30%가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극제가 ‘집중력을 높여 공부를 잘하게 하는 약’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 

이에 미국 로드 아일랜드 대학의 리저 웨이언트 심리학 교수 연구팀은 12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한 결과, 이러한 사실이 밝혀졌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두 차례에 걸쳐 5시간씩 학습을 하게 하면서 한번은 학습 전에 30mg짜리 표준 아데랄을, 또 한 번은 위약을 먹게 한 뒤 주의력, 집중력, 기억력, 사고력 등을 테스트했다.

ADHD약 섭취와 관련해 의학 전문가는 "특정 질환에 대한 치료제기 때문에 정상인이 먹는다고 주의력이나 집중력이 향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정상인이 복용할 경우 극단적으로 정신질환이 나타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Pixabay/CC0 Creative Commons]

아데랄을 섭취한 경우, 위약이 투여됐을 때 보다 혈압이 올라가고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등 뇌에 대한 생리학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주의력과 집중력도 개선되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이러한 효과는 사고력, 기억력, 문제 해결 능력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독해력, 암기력, 읽기 유창성(글을 빨리 정확하게 읽으면서 의미와 주제에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은 위약을 먹었을 때와 차이가 없었다. 뇌로 들어온 여러 가지 정보를 사용하기 위해 잠시 저장해 두는 단기기억인 ‘작업기억’은 아데랄을 섭취했을 데 오히려 더 떨어졌다.

연구를 진행한 웨이언드 교수는 “ADHD 아이들은 작업기억, 주의력, 자제력을 담당하는 뇌 부위들의 신경 활동이 저조한 경우가 있는데 이때 아데랄 같은 각성제를 투여하면 신경 활동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이 뇌 부위들이 신경활동이 정상인 사람에게는 이러한 약이 인지기능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지 못하며, 오히려 인지기능을 손상시킬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 약이 잘못된 곳이 있어야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아데랄의 주성분은 암페타민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먹는다면 심장 건강을 해칠 수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6년 기준 ADHD 월별 환자 추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 시스템 통계 자료]

식약처 역시 ADHD 각성제에 대한 부작용에 대해서 주의를 당부한 바 있다.

지난 2016년 고3 수험생인 만 18세의 ADHD 치료제 처방 건수는 2011년 대비 64%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능을 앞둔 10월 건강보험 청구액 역시 2015년 기준 약 9021만원으로 성인의 13배에 달했다.

식약처는 ADHD로 판정받지 않은 아이가 치료제 중 하나인 메틸페니데이트염산염 등을 잘못 복용한다면 심할 경우 환각, 망상, 공격성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자살까지 시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ADHD 치료제는 절대로 성적을 올리는 약이 아니다. 약물을 오남용할 경우 자살에 이르는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사용 전 반드시 의사와 약사 등 전문가와 상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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