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대화할 것이라는 느낌 들어”… 이란 측 “지금 상황서 정상회담 제안, 우리에 대한 모욕”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정상회담 가능성을 또다시 언급했다.

[문화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가능성을 연일 언급하고 있다.

이란 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불쾌하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지만, 계속해서 ‘대화’를 거론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열린 정치유세 연설에서 “곧 그들(이란)이 우리에게 얘기를 할 것이라는 느낌이 있다. 아닐 수도 있지만, 그 역시 괜찮다”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 정부가 파기를 선언한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 대해서는 “호러 쇼다. 이란과 이 문제가 잘 풀리기를 기대한다. 그들은 지금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말했다.

‘어려움’은 미국 정부가 핵합의에서 탈퇴를 선언한 뒤 대(對)이란 제재 복원을 추진하자, 이란이 경제적으로 큰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을 뜻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제안에 이란은 불쾌하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하지만 이란 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제안이 ‘이란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난했다.

알리 모타하리 이란 의회 부의장은 “트럼프가 이란 핵합의를 탈퇴하지 않고 이란을 제재하지 않았다면 미국과 대화하는 데 걸림돌이 없었을 것이다. 지금 상황에서 트럼프의 정상회담 제안은 이란에 대한 모욕이다”라고 지적했다.

압돌레자 라흐마니 파즐리 이란 내무장관도 “미국은 믿을 수 없다. 국제적 약속인 핵합의에서 조차 일방적으로 발을 빼는 미국을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나”라며 부정적 의사를 내비쳤다. 

이란 최고지도자 직속 외교전략위원회의 카말 하르라지 위원장 역시 “미국과 협상한 경험과 미국 정부의 약속 위반을 돌이켜볼 때 트럼프의 제안은 전혀 가치가 없다. 트럼프는 핵합의 탈퇴를 먼저 철회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하미드 아부탈레비 이란 대통령 고문은 “미국이 위대한 이란을 존중하고 적대 행위를 줄이는 동시에 핵합의에 복귀해야 그런 순간(미-이란 정상회담)으로 가는 험난한 길이 열린다”라는 트윗을 게재했다.

지난 30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언제든 만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약 일주일 전 로하니 대통령을 향해 “미국을 위협하지 말라. 그렇지 않으면 역사를 통틀어 이전에는 거의 아무도 경험해 본 적이 없을 결과를 겪을 것이다”라고 경고의 메시지를 날린 바 있다.

이렇듯 핵합의 문제로 대치를 이어오던 이란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유화적 제스처를 보이자, 이 배경을 두고 여러 가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미국 시사지 애틀랜틱은 “말 폭탄으로 분위기를 악화시킨 뒤 정상회담을 성사시켜 회담 효과를 극대화하는 ‘트럼프식 전략’이 북한에 이어 이란에도 시도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오는 11월 미국의 중간선거를 앞두고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이란과의 협상으로 다시 분위기를 띄우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로하니 대통령과 언제든 만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 백악관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아무런 전제조건이 없다. 그들(이란)이 원한다면 언제든 만나겠다. 우리와 세계를 위해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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