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속 생물들의 장점 이용한 '생체모방'기술

ⓒ 네이버 영화, '미션임파서블4'

[문화뉴스] '미션임파서블 4: 고스트 프로토콜'의 백미는 카타르의 버즈 칼리파를 등반하는 장면이다. 해당 장면에서 배우 톰 크루즈는 특수장갑만을 착용하고 고층빌딩 외벽을 등반하는데, 이 장갑은 게코도마뱀의 '생체모방' 기술이 적용됐다.

게코도마뱀은 한 발로 벽에 매달릴 수도 있고, 나무에 거꾸로 매달릴 수도 있다. 발에 있는 미세한 털 덕분인데, 이 털이 지면과의 마찰을 통해 정전기와 유사한 전기적 힘을 이용하여 벽과 유리 등에 붙을 수 있다. 

실제로 게코도마뱀 발바닥의 접착 원리를 이용한 기술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미국 스텐포드대 기계공학과 생체모방조작연구소의 엘리엇 호크스 박사팀은 장갑을 끼고 벽을 기어오르는 데 성공했다. 또 스포츠 의류업체 '퓨마'도 게코도마뱀의 발을 이용한 골키퍼 장갑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인간은 게코도마뱀뿐만 아니라 자연 속 생물들의 장점을 관찰하여 기술개발을 하는데 이를 '생체모방'이라고 한다. '생체모방' 기술은 연구단계를 넘어서 이제는 실생활에서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 스피도(Speedo), 페스트스킨

가장 많은 적용이 되는 분야는 '스포츠' 분야이다. 

특히 천분의 일초를 다투는 수영과 육상은 '생체모방'을 적극적으로 응용한다. 박태환·마이크 펠프스의 수영복으로 잘 알려진 스피도(Speedo)는 '페스트 스킨'이라는 수영복에 '생체모방'기술을 적용했다. 

1980년대 상어 지느러미 비늘에 있는 미세 돌기가 마찰저항을 감소시킨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스피도는 이를 이용하여 상어 지느러미 표면의 돌기 구조를 모방한 전신 수영복 '패스트 스킨'을 만들었다. 이 수영복을 입으면 100m 기록을 0.2초 정도 단축할 수 있다고 한다. 

아디다스는 '퓨처크래프트 바이오 패브릭'라는 운동화를 내놓았다. 이 운동화는 거미를 '생체모방' 했다. 거미가 뽑아내는 거미줄은 같은 무게의 강철보다 강도가 5배가량 더 높다. 이를 통해 아디다스는 기존 합성섬유보다 15% 가벼우면서도 내구성이 뛰어나게 운동화를 제작할 수 있었다.

최근 가전제품 분야에서도 '생체모방' 기술이 적용되기 시작했다. LG전자의 에어컨 실외기 '멀티브이 슈퍼5'는 혹등고래와 조개껍질을 이용했다. 

혹등고래의 지느러미 앞부분에는 울퉁불퉁한 돌기가 있는데 이 돌기가 물이 떨어지는 것을 막아 고래의 이동 방향에 유리하게끔 물의 흐름을 형성해준다. 

또 조개껍질은 표면에 세로 방향의 홈이 겹겹이 있는데 물의 흐름을 이동 방향과 같게 하여 재빠르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LG의 연구팀은 이를 이용해 실외기의 소음을 잡았다.

ⓒ 연합뉴스, [현장영상] '게처럼 걷는 로봇…6천m급 국산 해저 로봇

로봇 분야도 이 기술을 많이 사용한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게'를 모방한 로봇 '크랩스터'를 제작했다. 이 로봇은 해저에서 걸어 다니고 헤엄치며 탐색과 로봇팔 작업을 할 수 있게 제작됐다. 이 과정에서 게의 관절을 모방하여 초당 0.25m의 속도로 6족 보행이 가능하다.

또 보스턴 다이나믹스가 치타의 사냥 모습을 분석하여 로봇을 제작했다. '치타로봇'으로 불리는 이 제품은 MIT의 기록을 깨고 가장 빠른 4족 로봇이 됐다. 미국은 이를 군 분야에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벌, 풍뎅이 등을 모방하기 위해 다양한 국가·연구소에서 연구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천 년간 진화한 생물들의 뛰어난 능력의 모방으로 인해 인간의 생활은 더 풍요롭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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