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과연 누가 인형으로 살고 있는가? 현대인에게 주체적인 삶이란 무엇인가?"

'노라'의 현재와 과거, 심리와 갈등의 파편들이 조각조각 눈앞에 펼쳐진다. 페미니즘 운동의 시작으로 거론된 작품이자, 유네스코가 세계기록유산(자필 서명이 있는 원고)으로 등재한 바 있는 헨릭 입센의 연극 '인형의 집'이 28일부터 30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열린다.

초연 당시 '인형의 집'은 가정주부이자 변호사의 아내였던 '노라'가 남편의 비겁한 모습에 반발하여 집을 뛰쳐나온다는 설정으로 인해 공연되지 못할 정도로 반발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남성들에게 매여있는 여성이 자신의 삶을 찾아 스스로 해방시킨다는 내용은 이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극단 물결의 대표이기도 한 송현옥 연출이 선보일 '인형의 집'에선 기존의 억압된 '노라'의 모습을 '회상의 문'이라는 소재를 이용해 상징적인 움직임으로 표현했다. 현실과 가상의 세계가 문을 통해 메타적으로 절묘하게 혼용된다. 어느 것이 환상인지 실제인지 구분이 안 되는 움직임들은 남자들의 세계 속에서 사물처럼 고용되어진 '노라'의 모습들을 감각적으로 나타낸다.

이번 작품은 입센의 '인형의 집'을 현대적 감각과 사고로 재해석해, 단순히 여성주의적인 관점으로 '노라'라는 여성의 문제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의 노라를 그려내고자 한다. 현대인에게 "주체적인 삶이란 무엇인가?"하는 문제에 초점을 맞추어, 메타적 효과를 통해 노라의 세계와 남자들의 세계를 각각 나타내어 결국 그 누구도 주체적인 삶을 살지 못하는 모습을 그린다.

송현옥 연출은 "현대인이 주체적으로 사는 데 있어서 위협이 되는 요소들인 폭력, 관습, 그리고 관음이라는 세 가지 특성들을 세 남자로 형상화하고자 한다"며 "그들과의 관계에서 갈등하는 노라의 모습들을 통해 우리가 현실에 대한 강박과 두려움을 가질 때 나타날 수 있는 심상들을 무대 위에서 형상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주원, 성욱, 김승운, 장교환, 이건무가 출연한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